우리는 계획보다는 우연에 의해서 목표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실증주의와 합리주의의 정신에 심취한 구애가, 세심한 과학적 연구를 통해서 사랑에 빠지는 법칙을 발견할 수도 있다고 믿는 구애자에게는 기운이 빠지는 이야기이다. 구애하는 사람들은 사랑하는 사람을 덫에 걸 사랑의 고리를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일을 진행한다. 어떤 웃음, 의견 포크를 쥐는 방식 같은 것, …… 그러나 불행하게도, 설사 모든 사람에게 사랑의 고리가 존재한다고 해도, 구애의 과정에서 그것을 발견하는 것은 계산이라기보다는 우연에 의해서이다.
(알랭 드 보통, 정영목 옮김,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청미래 2002, 55쪽)
삶은 계획했던 대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계획하지 않은 채 살 수도 없습니다. 이것이 삶의 딜레마입니다. 계획대로 되지 않지만, 계획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계획하여 최선을 다하다 보면 아주 우연한 것들이 나타나서 계획하지 않았던 전혀 새로운 것을 이루게 됩니다.
나는 한번도 오늘 이 글을 쓸 것으로 계획하지 않았지만, 전혀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돌아와 알랭 드 보통의 책을 뽑아 읽었습니다. 그리고는 전혀 새로운 우연을 만났습니다. 알랭 드 보통(Alain de Botton) 역시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음을 알고 놀랐습니다. 세렌디피티!!!
'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누가 김용민을 비난할 수 있는가_다시 텍스트와 컨텍스트에 대하여 (2) | 2012/04/06 |
|---|---|
| 김용민의 막말: 텍스트와 컨텍스트에 대하여 (2) | 2012/04/05 |
| 세렌디피티(serendipity)_어디 사랑뿐이랴 인생의 모든 것이 우연인 것을! (8) | 2009/07/31 |
| 맥나마라의 사망_그가 남긴 것 (0) | 2009/07/07 |
| 사이비 인문학과 인문학 장사꾼들 (30) | 2009/07/06 |
| 신지애 선수를 보라_훈련의 고통은 반드시 보상한다 (2) | 2009/06/29 |
트랙백 주소 : http://mindprogram.co.kr/trackback/276
-
Subject : 우연, 알고리즘
Tracked from Read & Lead 2009/08/01 09:16 삭제2006년 11월회사 후배에게 자료를 요청했는데 메일로 파일을 보내주지 않고 메신저로 URL을 보내준다. URL을 클릭하니, 후배가 운영하는 사이트에 올린 파일이 로딩된다. 후배에게 사이트를 운영하냐고 물어보니, 걍 블로그라고 한다. 난 블로그는 네이버나 다음에만 있는 줄 알았고 태터툴즈라는 경이적인(^^) 툴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그 때 처음 알았다. 며칠 후 난 후배에게 어떻게 태터툴즈로 블로그를 만들 수 있는지 물어 보았다. 후배는 간단치 않다고..







댓글을 달아 주세요
nick 2009/08/01 00: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전에 같은 책을 읽었는데 왜 그때는 그 사실을 몰랐을까요?
다시 한번 책을 꺼내어 읽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런데 우연히 제가 읽은 책을 언급해주셔서 이렇게 댓글까지 달게 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세렌디피티!!!
알랭 드 보통의 책에서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는 철학전공자이면서도 다방면에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죠. 그가 쓴 "행복의 건축"도 건축전문가들이 읽고는 탁월한 통찰이라고 하더군요. 감사합니다. 오늘 3시에 만나지요.
미리내 2009/08/01 08: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의식의 공명, 의식의 장에서 동시에 존재하기(synchronicity) 등에서 우연이란 현상이 생긴다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오직 의식 향상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제가 온라인에서나마 최 교수님을 만난 것도 꽤 괜챃은 serendipity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알랭 드 보통의 불안(status anxiety)을 읽고 참 공감이 가는 작가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도 공감합니다. 우연성의 문제가 우리에게는 신비한 현상이지만, 그것을 통해 흥미진진한 세계가 우리 앞에 열려있다는 사실에 감사하죠. 용천미리내님의 블로그에서도 의식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하시는 것을 보고 참 좋은 일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Read&Lead 2009/08/01 09: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공감 가는 글입니다. 최선을 다하는 삶이 우연을 낳고 그 우연이 최선의 노력을 빛나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귀한 글 감사히 잘 보았습니다. ^^
개인적으로도 우연의 산물에 의해 여기까지 왔다고 해야겠습니다. 아내를 만난 것도, 아이들을 낳아 기르는 것도, ... 하지만 그 과정에서 치열한 물밑 노력이 있었음을 고백해야겠지요.
한가로와 보이는 오리떼들도 떠있기 위해 물 밑에서는 발갈퀴로 끊임없이 움직인다고 하듯이, 인생은 끝없는 노력이 있어야 우연을 만날 수 있는 것 아닌가 합니다. 블로그의 정수를 보여주신 벅샷님의 댓글 감사합니다.
짧은이야기 2009/08/03 10: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선생님의 글에서 설렘이 느껴집니다. 그 마음이 제게도 전해지는군요. 오늘 제겐 또 무슨 일이 일어나려나요? ^___^
우연의 행운은 노력하는 누구에게나 나타납니다. 기대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