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리더십과 비전, 그리고 자아


나는 <리더십>(leadership)이란 "비전(vision)을 향하여 시스템(system)을 정비하고 인재(talent)를 확보하는 것"이라고 정의합니다. 이런 정의를 한 마디로 말하면, 리더십이란 시스템을 정비하고 인재를 확보하는 것인데,
 여기에는 반드시 비전을 전제로 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비전이 없이는 시스템 정비도 인재확보도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비전이야말로 리더십을 가능케 하는 출발점이 되는 셈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지도자들이 뚜렷한 비전도, 합의된 방향도 없이 시스템을 설계하고 좋은 인재를 확보해야 한다고 야단법석을 떱니다. 물론 비전이 없이도 시스템을 정비하고 인재를 확보할 수는 있지만, 조직이 원하는 방향으로 결코 나아갈 수 없습니다. 비전은 인간사 모든 것의 전제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비전(vision)이란 무엇인가?

 

인간에게 독특한 비전이란 내적 자아(intrinsic self), 즉 분석심리학에서 자기(self)라고 부른 것이 활성화된 상상력의 결과를 말합니다. 인간은 내적 자아가 강력하게 원하는 상상(vision)만큼만 성공할 수 있습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자신이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발전할 수는 없기 때문이죠.

 

여기서 내적 자아(intrinsic self)의 실체를 잘 이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외적 자아(extrinsic self), 즉 분석심리학의 에고(ego)와 구분되는 내적 자아가 진정한 의미의 자아라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내적 자아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내적 자아가 외적 자아의 통제를 받기 때문입니다. 외적 자아는 태어나서 사회화 되는 과정에서 형성된 자아인데, 주로 경험과 교육적 배경에 의해 형성됩니다.

 

예를 들어, 지하철 사고를 당한 경험이 다시는 지하철을 타지 못하게 하는 경우도 외적 자아의 작용 때문입니다. 또한 자신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사람인 것으로 보이기 위해 형성된 자아이기 때문에 강력한 힘을 발휘합니다. 이렇게 외적 자아는 내적 자아를 통제하기 때문에 외적 자아가 강할수록 내적 자아가 원하는 것을 실현하지 못할 수도 있고, 내적 자아의 실체를 명확히 파악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외적 자아(ego)와 내적 자아(self)를 이해하라

운동을 할 때, 코치들이 힘을 빼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내가 테니스를 배울 때도 그랬고, 골프를 배울 때도 역시 그랬습니다.
 수영을 배울 때도 몸에 힘을 쭉 빼고 자연스럽게 스트로크를 하면 앞으로 잘 나간다고 합니다. 하지만 물 속에 들어가면 나도 모르게 온 몸에 힘을 주게 되는데, 그것은 아마도 물 속에서 헤엄치다 물먹은 경험, 물속에 빠져서 혼난 경험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갓난 아기들은 물 속에서 헤엄을 아주 잘 칩니다. 그러나 성장하면서 물에 대한 좋지 않은 경험이 쌓여서 외적 자아를 형성합니다. 그 좋지 않은 경험으로 인해 외적 자아가 발동하여 더 이상 물을 먹지 않도록 온 몸에 힘을 주게 됩니다.

 

외적 자아는 내적 자아를 감싸는 깁스(Gibs)와 같아서 그것이 강하면 강할수록 내적 자아의 발현이 힘들게 됩니다. 외적 자아가 아니라 내적 자아가 나를 콘트롤하게 하면 됩니다. 다른 사람들의 이목을 무시하면 되죠. 그래서 나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상사의 질책을 무시하라.
실수나 실패의 두려움을 무시하라.
평가에서의 불이익이나 승진 등에 대한 불안감을 무시하라.

이런 것들은 모두 외적 자아가 자신에게 주는 신호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신호를 받으면, 본능적으로 몸과 마음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하여 긴장하게 되고, 학습이나 작업에 있어 능률이 떨어지게 됩니다. 심지어 복통, 두통, 설사 등 신체적인 이상이 생기기도 합니다.

 

위대한 업적을 남긴 사람들이 가끔 보통 사람들이 보기에는 매우 엉뚱한 짓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마데우스 모짜르트와 같은 천재뿐만 아니라 빌 게이츠, 워렌 버핏, 에이브러햄 링컨, 정주영, 백범 김구, 이순신 등과 같이 그 시대의 물결을 거슬러 거꾸로 살아간 위인들도 보통 사람들이 보기에는 아주 별난 것으로 보입니다. 그들은 어떻게 다른 사람들이 다 이상하다고 생각한 것들을 기꺼이 해낼 수 있었을까? 그것은 바로 내적 자아에 충실했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들의 이목을 무시한 것이죠.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찾았고, 그 길을 남들의 시선을 무시한 채 꾸준히 실천해 나간 것입니다.

 

"사람들은 자기 자신에 대한 주위의 평가에는 민감하면서도

자신의 진정한 모습과 가치에 대해서는 무관심하다"

- 세르반테스(Miguel de Cervantes)

 

그래서 내적 자아가 활성화된 상상력의 결과를 곧 비전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인간은 이 비전까지만 성공할 수 있습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자신이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발전할 수 없습니다.


영혼의 능력과 자기이미지(self-image)
 

이러한 비전을 만들어 내는 능력이 곧 영혼의 능력입니다. 모든 인간은 이러한 영혼의 능력을 소유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평등합니다. 영혼이 있는 실존적 존재라면 누구나 무한의 세계 또는 초월적 세계를 상상할 수 있는 능력, 그리고 자신의 내면을 관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영혼의 능력이 상상하고 관조하는 세계를 실현하기 위한 모든 행위, 즉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추구하는 행위는 자연스러운 것이며 아름다운 것입니다. 이러한 행위의 결과는 예술가에게는 예술작품으로 나타나고, 정치가에게는 정치적 성과로 나타납니다. 나는 모짜르트, 베토벤, 바하의 음악을 들으면 때때로 전율합니다. 그 음악에는 작곡자의 영혼의 능력이 역동적으로 살아 숨쉬고 있는 것을 느낍니다. 그것이 내 영혼을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모한다스 간디가 추구했던 무폭력의 저항적 정치 행위는 수백년간의 영국식민지로부터 인도를 독립시키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마하트마, 즉 위대한 영혼이라고 부릅니다. 기업가나 경영자에게는 회계적 이익의 양이 아니라 기업의 사회적 성과로 나타납니다. 이런 기업들은 우리 주변에 잘 살펴보면 아주 많습니다.

 

그러므로 나는 "성공이란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 즉 비전을 실현하는 것"으로 정의합니다. 나는 항상 비전작업을 중시합니다. 비전작업이란 자신이 도달하고자 하는 곳 또는 바람직하다고 상상하는 상태를 사전에 정하는 작업이기 때문입니다. 목적지를 정하지 않은 채 버스를 탈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하지만 내가 만났던 많은 사람들은 그 목적지를 모른 채 버스를 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성공을 다른 말로 표현하면, 자신이 가지고 태어난 영혼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여 비전에 도달하는 것이 됩니다. 성공이란 목적지를 정하고, 그 목적지로 향하는 버스에 올라타면 되는 것입니다. 당연한 것인데 사람들은 이것을 무시합니다.

 

안타깝게도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모르고 있습니다. 그것은 사회화되는 과정에서 자신의 영혼이 억압되었거나 아니면 왜곡되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인간은 자기 자신을 바라볼 수 있는 존재입니다. 자기가 자기 자신을 바라본 것을 자아상(自我像) 또는 자기이미지(self-image)라고 말합니다. 자기이미지가 어떻게 형성되느냐에 의해 인생의 성공과 행복이 결정됩니다. 내적 자아를 발견하고 그것을 자아상으로 그려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인생을 반성이 가능한 영혼을 가진 존재라고 말합니다. 반성이 없으면 짐승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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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최동석 경영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