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제자 옥한흠을 보았다.

 

옥한흠 목사는 목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모범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기독교인이 이 시대의 부패와 부조리에 대해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도 명확하게 보여주었다. 나는 옥 목사가 즐겨 사용하는 평신도라는 용어를 좋아하지 않는다. 신도 간의 계급구조를 드러내는 용어처럼 느껴지기 때문이고, 그래서 목사와 신도를 계급적으로 구분하는 개념으로 오해되기 때문이다. 목사는 신도로서 그 역할과 책임이 다를 뿐이다. 그렇지만, 옥한흠 목사의 삶 자체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목사라면 적어도 그렇게 살아야 한다.




 

나는 옥한흠 목사의 설교를 몇 차례 직접 들은 적이 있다. 카리스마가 있고 감동적인 설교는 아니었다. 기독교의 보수적 가치를 중시하고 있었지만, 기독교인들이 살아가야 하는 삶의 자세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런 점에서 여타 목사들의 설교와는 달랐다. 목사들 중에는 양의 탈을 쓴 이리들이 많다. 그들은 교회를 하나의 산업으로 보고 있으며, 교인수와 예배당의 크기를 성공의 척도라고 믿고 있다.

 

교회가 일정 규모로 커지면, 그 자체 내에서 하나의 시장이 형성되어 거래가 활발히 일어난다. 혼기에 다다른 젊은이들은 혼사거래에 가장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구역별로 관혼상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 나아가 교회 내에서 벌어지는 각종 행사에 필요한 예산집행은 기업처럼 운영되고 있다. 기왕이면 교인들의 사업체에서 집행하는 것이 좋다는 것은 누구라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래서 형광등 장로, 페인트 장로 등의 별칭이 붙어 다닌다. 교회에 형광등을 갈거나 페인트칠을 하면 그 집행예산이 얼마나 크겠는가.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것 아니겠는가. 강남의 대형교회에 다니는 교인들의 상당수는 그런 메리트를 서로서로 누리고 있다.

 

옥한흠 목사는 교회가 이렇게 되어가는 모습을 진심으로 걱정했던 것 같다. 이 다큐에서는 기독교의 본질에 충실하려는 옥 목사의 태도를 명확히 드러내려고 했다. 모든 일에 거짓 없는 진실함, 약자에 대한 배려, 천국에 대한 소망 등이 그것이다. 그가 믿고 있던 가치를 실천하기 위해 제자훈련을 평생 추진해왔다.




 

평신도를 깨워야 교회가 바로 서고, 나라가 바로 설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맞는 얘기다. 그럼에도 많은 목사들이 옥한흠 목사의 제자훈련을 단순히 교회성장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도입한다. 그래서 그 프로그램은 대개 실패하고, 교인들의 삶은 변화하지 않는다. 한국 기독교인들의 특징은 교회 안에서 쓰는 이론과 교회 밖에서 쓰는 이론이 다르다는 점이다. 목사들 스스로 그렇게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말은 번드르르하게 하지만 행동은 거짓되고, 강자에 빌붙고, 천국을 믿지 않는 목사들이다.

 

한국 기독교는 이제 거의 희망이 없어 보인다. 그 이유는, 옥한흠 목사의 지적대로, 설교에서는 거룩한 말들을 하지만 설교단 아래로 내려오면 철저히 세속적인 잣대로 행동하기 때문이다. 한국 기독교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목사에게 있다.

 

옥 목사가 목회 때문에 가족을 잘 돌아보지 못한 회한을 말할 때 나는 깊이 공감했다. 공적 업무를 하는 사람은 가족을 돌보는 일이 참 힘들다. 우리나라처럼 척박한 노동환경에서 일과 삶의 균형을 갖는다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목회자들도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 세대의 직장인들도 그랬지만, 한창 일할 때는 가족을 돌아보고 자시고 할 새가 없었다. 누구나 그렇게 살았다. 그런 환경 속에서 우리 아이들도 컸다.

 

우리 세대는 연 2,400~2,600시간 이상 일했다. 이제 젊은 세대는 주 40시간 노동을 기본으로 하고, 선진국 수준인 연 1,500~1,700시간 수준으로까지 노동환경이 바뀌어야 한다. 제발 정치인들이 이를 위해 구조와 시스템을 바꿔주기를 바란다.




 

나는 옥한흠 목사가 한 가지 결정적인 실수를 했다고 생각한다. 결과적으로 드러난 것이고 본인도 인정한 것이지만, 그것은 후임자 선정을 잘못한 것이다. 사랑의교회는 지금 상당히 잘못되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후임자 선정은 매우 중요하다. 그것은 아마도 옥 목사가 당회나 제직들의 폭넓은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자신의 사람 보는 안목을 더 중요시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 다큐가 MBC PD수첩보다 못해서는 안 된다옥한흠 목사가 후임자를 책망하는 모습을 담지 않은 것은 타큐의 핵심을 빼먹은 것이다.

 

아무튼 옥한흠 목사가 작은 예수(christian)처럼 산 것은 분명하다. 그의 믿음대로 천국에서 이제는 편히 쉬고 있을 것이다. 기독교인이라면 제자 옥한흠을 꼭 보아야 하며,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기독교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서 한번쯤 관람하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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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최동석 경영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