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근로자들이 생산성이 낮은 이유는...


역시~!
한국은 최근 ‘비즈니스 코리아(Business Korea)’에 게재된 기사에서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노동 생산성을 기록한 나라다. 사실, 이러한 사실은 한국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외국인들에게 그렇게 놀랄만한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어처구니 없이 많은 노동 시간에 비해 낮은 경제 성장은 오랫동안 공감대를 형성한 이슈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가 이러한 결론을 만약 한국인들이 그냥 게으른 것인지 아니면 불행한 것인지 섣불리 묻기 전에, 저는 오늘 저의 기사에서 낮은 생산성에 대한 몇 가지 이유를 알아보려고 한다. 또한 한국 회사에 만연한 시간 관리(Time management) 문제들에 대한 약간의 다른 시각을 보여줄 것이며, 한국의 낮은 생산성에 대해 알려지지 않은 몇 가지 이유도 살펴보고자 한다.

1.  엄격한 구조와 계층
 
한국 회사의 구조는 위아래 사람들간의 상명하달식의 의사소통 방법, 그리고 엄격함으로 악명 높다. 몇몇 전문가들은 심지어 한국 회사를 군대와 비교하기도 하는데, 대다수의 남자들이 경험한 군복무의 경험과 거기서 배운 리더십이 한국 회사의 전반적인 모습에 영향을 미친 다는 것이다.
 
이러한 구조가 초래한 것은 지속적으로, 하지만 그렇게 필요하지 않은 회사 임원(or 상급자)에 대한 보고다.(마치 병사가 장교에게 or 장군에게) 회사의 각 팀들은 매주 자신의 부문장들에게 매주 브리핑을 하며, 때로는 심지어 대표에게 정기적으로 보고를하기도 한다. 만일 한 임원이 어떠한 것에 더 많이 알고 싶어할 때(그것이 자신의 업무에 크게 관계가 없다고 할 지라도), 팀장들은 어쩔 수 없이 급히 소집된 회의에서 그 안건에 대한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
 
그리고 팀 리더는 각자의 팀에 돌아가 팀원들에게 그들이 하고 있던 업무를(보통 실제 그들의 업무) 제쳐두고, 며칠 간 팀원들의 임무는 임원이 알고 싶어하는 자료에 대한 조사 및 준비에 시간을 투자하라고 한다. 이렇게 해야 팀장은 자신과 상관없는 분야의 업무일지라도, 임원에게 잘 보일 수 있다. 이러한 모든 것이 윗사람에게 잘 보이기 위함이다.
 
이와 같은 지속적인 악순환이 회사가 추구하는 전략적인 작업과 움직임에 관계된 업무보다는, 팀의 상급자가 급하게 요청한 업무에 대해 처리하기 바쁘게 만들어버린다. 즉 일에 대한 우선 순위가 상급자에 의해 좌지우지 되기 쉽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이유로 쉽사리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기 어렵다. 제가 전에 몸 담았던 회사 또한 끊임없이 계속되는 회계 감사와 프레젠테이션의 연속이었다.
 
제가 있던 부서의 팀장 또한 종종 CEO에게 보고해야 할 PPT를 더욱더 보기 좋게 하기 위한 사소한 것들에 시간을 많이 빼앗기기도 했다. 만약 당신이 20년 후, 많은 경험을 쌓고 팀장이 되었는데 이렇게 사소한 PPT 작업에 시간을 쏟아야 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시나리오일 것이다.
 
2.  의사소통 문제들
 
정기적인 회식과 친목 모임에도 불구하고, 한국 회사들은 직접적이고 진솔한, 그리고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의 부재를 겪고 있다. 팀과 부서들은 종종 서로 유기적으로 업무를 잘 해나가지만, 이러한 지속적인 회식과 친목 도모 같은 일련의 활동들이 사실은 파벌을 만드는 부작용을 만들기도 한다.
 
그 결과, 팀과 자신의 팀과 연관이 없는 다른 부서는 약간의 적대 관계가 형성되기도 한다. 내부 부서 사람들끼리는 이러한 문제가 거의 존재하지 않지만, 종종 다른 부서의 팀들과의 관계는 서로 의심하고 경쟁하게 되는 관계가 되곤 한다. 커뮤니케이션의 문제는 종종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하고, 부서 간의 관계가 좋지 않다면 그 결과는 더 끔찍하다.
저는 또한 여기에 분명히 영어와 연관된 분명한 이슈들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싶다. 회사에서 영어를 강조하는데 진절머리가 난 많은 한국인들은 왜 직장에서 사용하지도 않는 영어를 배워야 하는 지에 대해 종종 의문을 제기한다. 영어 공부를 오직 외국인들과 실제적인 대화를 위해서 필요하며,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주로 하지 않는 영어로 된 이메일 쓰기를 위한 용도로 국한시키는 생각은 바뀌어야 한다.
 
많은 정보들이(Case Study, 연간 보고서, 각종 일 관련 팁들) 인터넷을 통해 접할 수 있고, 이러한 정보들은 압도적으로 영어로 적혀 있는 글이 많다. 만약 영어로 적혀있지 않은 소수의 정보들이 있다면 이것들 또한 한국어가 아닌 영어로 번역되어있다. 많은 한국 직장인들은 이러한 사실을 간과한다. 외국인 직원들은 간단한 구글 검색으로 한국인들이 네이버에서 제한된 검색으로 정보를 이용하는 것에 비해 수백, 수천가지의 다른 정보들을 접하게 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3. 휴대폰과 사내 커뮤니케이터
 
제가 위에 언급한 이유들 때문에 여러 사람들이 불편한 진실이라고 느꼈을 거라고 생각한다. 한국은 정말로 최고의 인터넷 속도와 LTE가 세상과 그들의 비즈니스 부분에까지 사회가 긴밀하게 서로가 연결되어있다. 하지만 카카오톡과 같은 메시징 앱과 스마트폰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의 편의성과 선호로 인해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마치 도서관의 고요함과 같은 침묵이 있는 한국 회사의 건물 층마다 이러한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모든 사람이 전투적으로 자판을 치고 있는 회사의 모습을 당신이 보았다면 아마도 당신은 “Wow 정말 열심히 일한다” 이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한 번 더 살펴보면 꼭 그런 것 만은 아닐지도 모른다. 그들은 아마도 각종 사내의 커뮤니케이터를, 예를들어 카카오톡 PC버전, 마이크로소프트의 LYNC 또는 네이트온, 통해 회사 동료들과 열심히 채팅을 하고 있는 경우일 수 있다.(가끔은 일에 대한 것ㅠ?) 이러한 것이 대개는 시간 낭비다.
 
더 가관인 것은 한국의 ‘눈치 문화(예전 포스트에서 논의한)’ 가 회사에서 누군가와 대화하는 것을 일하지 않는다는 인상을 풍기게 만든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영향 때문에 심지어 옆에 앉아 있는 동료와 이야기를 하려고 해도, 고개를 돌려 진짜 대화를 하기보다는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메시지를 주고 받고 있는 것이다.
 
만약 이러한 것을 사내 커뮤니케이터를 통하지 않는다면, 남은 방법은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을 십 여분 마다 확인 한다든지, 소란스럽게 일어나서 개인적인 전화를 받으러 밖으로 나가기 일쑤다. 저도 직장에서 개인적인 전화를 한다거나 스마트폰을 체크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보지만 그것의 회수가 잦아져서 업무에 방해를 준다면 정말 문제라고 생각한다.
 
직장인들은 가끔은 눈치가 보여 화장실에서 몰래 이러한 것을 하는데, 당신이 한국 회사 화장실에 가면 마치 폭죽 소리처럼 팡팡 터지는 메시지 알람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주로 카카오톡 소리) 또한 모바일 게임하는 소리도 들리고, 심지어 유투브 비디오 소리도 들리는 데 그들은 정말 ‘볼일(?)’을 보면서도 이러한 것을 즐기는 모양이다.
 



 
 
4. 스트레스와 음주 후유증에 시달리는 직장인들 = 게으른 직장인들?
 
한국 회사들은 직장인들이 회식을 정기적으로 할 수 있게 장려하는 문화가 있다. 이러한 것들을 통해 그들의 회사에 대한 충성도도 높이고 직원들 사이의 관계도 강화한다고 믿는다. 회식에서 술자리가 밤 늦게 이어지고 음주량이 과하더라도,  다음날 정시에 출근만 하면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놀라운 사실은 오랫동안 이런 일이 지속되었음에도 그들은 여전히 숙취가 회사 업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그렇게 과하게 술을 마신 직원들은 차라리 다음날 회사에 출근을 안 해도 좋을 것 같다. 왜냐하면 전날 밤 적절한 휴식과 회복을 하지 않은 직원은 그 다음날, 하루 종일 멍 때리며 두통에 시달려 그들이 그동안 회사에서 해왔던 충분한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흡연 또한 생산성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한 이슈다. 물론 흡연이 주는 장점도 있는데, 한 시간에 한 번 정도 흡연 덕분에 밖에 나가서 신선한 공기도 마시며 스트레칭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기도 한다. 하지만 문제는 그 흡연시간이 너무 길어져서 담배를 피지 않는 사람이 상대적으 더 많은 시간을 일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만약 흡연자들이 한 번 담배를 필 때 10분정도의, 하루에 6~7번 정도의 흡연 타임을 을 가진다고 가정하면, 비흡연자들은 한 시간정도 더 일한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결국 비흡연자들도 하루에 3~4번 정도의 커피 break를 가지며, 그들 또한 남아 있는 휴식 시간을 즐긴다.

5. 다홍치마에 대한 지나친 집착
 
나의 전 직장 동료는 파워포인트를 만드는 데 이틀 정도를 사용한 적이 있다. 반나절 정도면 조사가 끝날 수준의 리포트였지만 외적인 치장을 위해, 예를 들어 차트를 만든다든지 더 멋진 이미지를 찾는다든지, 너무나도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이러한 것이 한국회사에 만연한 내실보다 외면에 집착하는 것을 보여준다. 고작 비공식적인 회의에서 10분정도 발표할 분량에 대해서도 외적인 아름다움을 위해 그렇게 많은 시간을 소모한다는 것은 매우 비효율적인 일이다.
 
6. 갓 졸업한 대학생들의 능력 부족
 
이 주제는 제가 언급한 주제들 중에서 더 논쟁적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의 대졸자들이 회사에서 필요한 역량을 갖추지 못했으며 대학 시절의 얕은 정보 가공력과 보고하는 능력에 갇혀있다는 것을 알아차린  몇 명 직장인들에게 반향을 불러 일으킬지도 모른다. 많은 젊은 대졸자들이 별다른 직장 관련 경험 없이 취업을 하게 된다. 그것이 아마 그들의 첫번째 직장일 것이다.
 
더욱더 믿기 어려운 것은 대부분의 남자들이 27~28세에 첫 직장을 잡는다는 것이다. (2년 간의 군복무 기간, 휴학 그리고 4년간의 대학과정) 하지만 이것들의 영향으로 취업 준비생들이 비현실적인 직업과 일에 대한 환상을 만든다는 사실이다.
 
네이버(아마도 진짜 원하는 정보를 찾는다는 관점에서는 최악의 검색엔진인)를 기반으로 하여 형성된 조잡한 정보 검색 능력과 대학교에서의 교육과정과 특정 교수 스타일에 맞춘 레포트 스킬과 프레젠테이션 능력은 좋은 학점을 보장할 수 있을지라도, 직장에서 실질적으로 필요한 접근법은 아니다.
 
7. 바쁜 척하는 기술
 
한국의 사회 분위기에서 대체로 한국 사람들은 누군가에게 바쁘다는 인상을 주는 것이 좋은 것이라는 생각을 가진다. 회사에서 일이 바쁘지 않더라도 그들 스스로 바쁘지 않다고 하는 경우는 드물다. 나는 이러한 사고방식이 한국의 비효율적 회사 문화를 극복하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이 정말 바쁘지 않다는 사실에 대해 그들 스스로 진실할 필요가 있고 이러한 것이 그들을 게으른 직장인으로 만들지 않는다는 것을 받아 들여야 한다. 자신의 일을 제 시간에 끝내고 집에 가는 것이 게으른 직장인과는 전혀 반대되는 사실이다. 이것이 진정으로 효율적인 것이다.  
 
8. 시간의 파킨슨 법칙
 
파킨슨 법칙은 업무라는 것이 그것을 완수하기 위해 시간에 맞추어 증가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격언이다. 한국의 노동자들은 회사가 그들이 일이 있든 없든, 야근을 당연하게 생각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이것은 또 다른 형태로 노동자들이 가진 그들의 회사에 대한 충성심을 확인하는 방법이다. 그래서 자연스레 나타나는 것이 파킨슨 법칙이다. 당신이 밤 10시까지 일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5시까지 왜 일을 마치겠는가? 당연히 일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까?
 
저는 한국 회사들이 생각해 봐야할 몇 가지 이슈들과 왜 한국이 낮은 노동 생산성을 나타내는 지에 대한  몇 가지 시각들을 제공해 줄 수 있었기를 바랍니다. 이러한 의견들은  일반적인 의견에 제 개인적인 생각이 첨부된 것입니다. 분명히 제가 쓴 글이 한국 회사와 직원들이 가지고 있는 것들에 대한 모든 것을 다 포괄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저의 글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마시고, 한국 기업 문화에 대한 새롭고 흥미로운 비판이라고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번역: 김태형


Posted by 최동석 경영연구소

2014-03-24_페북에 썼던 글





예의란 무엇인가? 상대방에게 굽신거리는 것인가? 상대방에게 듣기 좋은 말을 해주는 것인가? 언행을 부드럽게 하여 인기를 끄는 것인가?


예의의 핵심은 언행으로 드러나는 어떤 것이 아니라, 사회와 조직을 위한 선한 마음가짐이다. 그런 마음가짐의 출발점은 자신과 상대방을 포함한 우리의 위상에 대한 명확한 인식이다. 그래야 반성적 성찰이 일어날 가능성이 열리기 때문이다.


그런데 좋은 게 좋다고 듣기 좋은 말만 서로 자위하면서 떠들고 있으면 조직은 성장하지 않는다. 듣기 좋은 말만으로 조직은 발전하지 않는다. 대화, 토론, 논쟁이 절대로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이슈의 본질이 명확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비본질적인 이슈들로 밤낮 떠들어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무능한 사람들일수록 이슈의 본질이 무엇인지 파악하지 못하고, 비본질적인 이슈와 말꼬리를 잡아 시비를 건다.


인간과 조직을 바라보는 눈은 냉정해야 한다. 자신이 과연 아마추어인지 프로페셔널인지 알아야 한다. 끼리끼리 모여서 으쌰으쌰를 밤낮 외쳐도 조직은 결코 성장하지 않는다. 동네축구팀일수록 얼마나 으쌰으싸를 많이 하는가...


사람들은 흔히 외연을 확장할 수 있는 동력을 확보해야 조직은 성장한다고 말한다. 조직의 외연을 확장할 수 있도록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조직의 "존재목적/비전/가치"를 명확히 하는 것이다. 그리고 나서 그 목적/비전/가치가 조직구성원들에게 공유되고 내면화되어야 한다.


① 존재목적/비전/가치의 정의
② 존재목적/비전/가치의 공유


이 두 가지를 무시하면 조직은 사상누각이 된다. 공유할 수 있는 존재목적/비전/가치가 없거나 불분명하고, 그것을 공유할 방법과 수단도 명확하지 않은 조직은, 당연한 얘기지만, 성장하지 못한다.



Posted by 최동석 경영연구소

"개인소득자 48%는 1년에 천만원 못 벌어"(종합)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oid=001&aid=0007295904&sid1=001





김낙년 교수, 3천122만명 소득 분포 최초 분석

상위 10%가 전체 소득 절반 차지…하위 40%는 2% 수준

(서울·세종=연합뉴스) 윤보람 차지연 기자 = 근로나 사업, 재산을 통해 돈을 버는 개인소득자 중 48%는 1년 소득이 천만원 미만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1일 김낙년 동국대 교수는 '한국의 개인소득 분포: 소득세 자료에 의한 접근' 논문에서 2010년 기준 근로소득과 사업소득, 재산소득이 있는 개인소득자 3천122만명의 소득 분포를 분석해 이런 결과를 발표했다. 

김 교수는 국세청의 '국세통계연보'의 소득세 자료에 미신고 사업소득, 농업소득 등까지 추가 분석해 전체 소득자를 조사했다. 

그동안 통계청이 약 1만가구 정도의 표본을 분석한 가계동향조사와 국세청 소득세 자료 등을 통한 소득 통계가 발표돼왔지만, 일용근로소득이나 근로소득 과세 미달자,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에서 제외되는 4천만원 미만 금융소득 등까지 포함해 전체 소득자 분포를 밝힌 것은 이번 논문이 처음이다. 

논문에 따르면 개인소득자 3천122만명 중 연소득이 1천만원 미만인 사람이 48.4%(1천509만5천402명)였다. 

1천만원 미만 소득자 중 3분의 2에 이르는 987만9천83명은 소득이 500만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100만원 미만도 330만2천921명에 달했다. 이들 중에는 아르바이트나 시간제 일자리 등을 통해 돈을 버는 사람도 포함돼있다. 

1천만∼4천만원 소득자는 37.4%, 4천만∼1억원 소득자는 12.4%, 1억원 이상 소득자는 1.8%으로 나타났다.

개인소득자 전체 평균소득은 2천46만원이었다. 그러나 전체를 일렬로 세웠을 때 중간에 해당하는 중위소득은 1천74만원으로 평균 소득의 52.5%에 불과해 소득의 상위 쏠림 현상이 관찰됐다. 

전체 소득자 중 취업자 수는 2천383만명이다. 소득자 수보다 취업자 수가 적은 이유는 일은 하지 않지만 재산소득만으로 돈을 벌거나 평소에는 비경제활동인구로 있으면서 아르바이트나 일용직 등 일시적으로 수입을 얻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취업자는 전체 소득자 중 소득이 높은 순으로 정렬한 뒤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 조사의 취업자 수에 해당하는 인원 수에 맞춰 설정한 것으로, 취업자가 아니더라도 재산소득이 높은 사람이 포함되거나 거꾸로 소득이 낮은 취업자가 제외됐을 수 있다. 

취업자 수 기준으로 보면, 연소득 1천만원 미만 소득자는 32.3%, 1천만∼4천만원 소득자는 49.0%, 4천만∼1억원 소득자는 16.3%, 1억원 이상 소득자는 2.4%로 분석됐다. 

취업자의 평균소득은 2천640만원이었으나 중위소득은 평균소득의 60.4% 수준인 1천594만원으로, 여전히 격차가 컸다. 

김 교수는 논문의 분석 결과에서 정부가 조사하는 가계조사 결과보다 상위와 하위 소득자가 더 많이 파악됐으며 중위 소득자는 더 적게 잡혔다고 밝혔다.

그는 "가계조사를 바탕으로 한 통계청의 불평등 지표인 지니계수가 왜 과소하게 나타났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소득구간별 개인소득 분포를 이용해 분위별 소득 비중을 추정한 결과, 20세 이상 성인 인구 3천797만명을 기준으로 할 때 상위 10%에 해당하는 소득 10분위의 소득 비중이 전체의 48.05%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10분위의 평균소득은 8천85만1천원으로, 전체 소득자의 평균 소득인 2천46만원의 4.81배였다. 

상위 1%의 평균 소득은 2억1천821만9천원으로 전체 평균 소득의 12.97배였다. 상위 1%가 차지하는 소득 비중은 전체의 12.97%인 것으로 분석됐다.

상위 0.1%는 평균 소득 7억5천96만3천원, 전체 소득에서의 비중 4.46%였다. 상위 0.01%는 평균 소득은 29억1천969만1천원이며 전체 소득의 1.74%를 점유하고 있었다. 

반면 1분위부터 4분위까지의 소득 하위 40%는 전체 소득 중 2.05%만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소득이 없거나 미미한 실업자와 비경제활동인구도 포함돼 있다.

김 교수는 12일 한국방송통신대에서 '불평등과 경제성장에 대한 경제사적 고찰'을 주제로 열리는 경제사학회 연말대회에서 이 논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bryoon@yna.co.krcharge@yna.co.kr

Posted by 최동석 경영연구소

[새해 특별 기고] 김훈



세월호 내버리고 가면 우리는 또 같은 자리서 빠져 죽어 …
사실의 힘에 의해 슬픔과 분노, 희망의 동력으로 바뀌기를

http://joongang.joins.com/article/265/16832265.html?ctg=


Posted by 최동석 경영연구소

조직운영의 합리성, 투명성, 공정성, 창의성을 확보하려면 모든 구성원에게 상사의 명령에 "반대할 수 있는 권리와 의무(obligation to dissent)"부여해야 한다. 아래의 임은정 검사 사례가 그것을 증거하고 있다.

dissent라는 용어는 매우 강력한 의미를 갖는다. 당신의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왜냐하면 당신의 견해가 정의롭지 못하기 때문에, 진실하지 않기 때문에, 공익을 해치기 때문에 등의 이유로 반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obligation이라는 용어는 이래도 되고 저래도 되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는 뜻이다. 그렇게 행동하기를 요구한다는 의미다.


[참고] 아래 기사는 인터넷신문인 <로이슈>에 약 두 달 전 났던 기사다


‘백지구형’ 지시 따르지 않고 ‘무죄구형’ 이유로 정직 4개월 중징계 받은 임은정 검사, 법무부장관 상대로 1심과 항소심도 승소


임은정 검사가 결국 옳았다. 법정에서 “검사는 상사에게 충성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에게 충성해야 한다. 검사는 검찰과 국가의 권력의지가 아니라, 국민과 국가의 정의에 대한 의지를 표시해야 한다”고 말했던 임은정 검사가 자신을 징계한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소송에서 또 이겼다.


과거사 사건 재심에서 ‘백지 구형’하라는 검찰 지휘부의 지시가 잘못이라고 판단해 ‘무죄 구형’을 했다는 이유로 정직 4개월의 중징계를 받았던 임은정 검사가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낸 징계처분 취소 소송에서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승소했다.


특히 항소심 재판부는 ‘백지 구형’은 적법한 상급자의 지시로 볼 수 없어, ‘무죄 구형’은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임은정 검사가 대법원까지 올라가 백지구형은 위법한 것이라는 판단을 받고자 한 바로 그 판결이다.


이번 판결에 대해 임은정 검사는 “백지구형 지시에 대해 복종의무가 없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져 1심보다 진일보한 판결을 받고 보니, 기쁘기 그지없다”며 반겼다. 임 검사는 또 이번 사건은 법무부가 상고해 “대법원까지 가겠지만, 더욱 씩씩하게 가겠다”고 말했다.


공판검사로서 공판활동 실적우수 등으로 검찰총장 표창을 받고, 게다가 법무부에서 우수 여성검사로 선정해 발표하며 서울중앙지검 공판검사에 배치됐던 임은정 검사가 ‘무죄 구형’으로 중징계를 받고 법무부와 힘겹지만 당찬 싸움을 하고 있는 사건을 들여다봤다.

 

 
▲ 임은정 검사(사진=페이스북)


◆ 2012년 12월 28일 임은정 검사는 왜 무죄구형 했나?


사건을 이해하기 위해 발단부터 본다. 서울중앙지검 공판2부 임은정 검사는 특수범죄처벌에 관한 특별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1962년 징역 7년의 옥고를 치른 윤길중씨에 대한 재심 사건을 맡게 됐다.


이 사건은 1961년 5ㆍ16 군사쿠데타 세력에 의해 조작된 ‘통일사회당 사건’으로 당사자인 윤길중 전 진보당 간사는 당시 혁명재판소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안양교도소에서 7년의 옥고를 치르고 1968년 4월 출감했다. 윤길중씨는 2001년 사망했다. 유족들이 재심을 청구했고, 법원이 받아들인 사건이다.


서울중앙지검 임은정 공판검사는 2012년 12월 17일 윤길중씨 재심사건에 대해 공안1부 담당검사에게 법리상으로도 유죄 입증이 부족한 경우이고, 또한 이미 같은 공범들에 대해 재심서 무죄판결이 확정돼 윤씨도 무죄 판결이 예상된다며 ‘무죄구형’을 주장했다.

그러나 공안1부는 ‘백지구형’ 의견을 제시해 합의가 되지 않았다. ‘백지구형’은 공판검사가 재판부에 “법과 원칙에 따라 판단해 달라”며 구형 자체를 하지 않고 재판부에 일임하는 것이다.


이에 임은정 공판검사는 첫 공판에 들어가기 전에 ‘무죄구형’ 결재를 받기 위해 공판2부 부장검사를 찾아갔다. 그런데 부장검사도 “법과 원칙에 따른 구형”을 할 것을 지시했고, 이에 임은정 검사는 즉석에서 ‘이의제기권’을 행사했다.


검찰청법 제7조 이의제기권은 검사들이 무조건 상사의 지시를 따라야 하는 것이 아니라, 업무에 관해 지휘ㆍ감독을 받지만 그에 대해 이의제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한 근거조항을 말한다. 이는 상명하복을 중심으로 한 검사동일체 원칙의 폐단을 막기 위한 것으로, 검사동일체 원칙은 2004년 폐지됐다.


그러자 공판2부 부장검사는 서면으로 이의제기권을 행사하라고 했고, 이를 준비하던 임 검사는 공소심의위원회에서 무죄구형이 적절한지 결정하기로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에 임 검사는 무죄구형안을 설득하기 위해 공소심의위원회 자료를 보완하고 있었다.

그런데 부장검사는 공판부 다른 검사에게 재심사건을 담당하도록 지시했다. 이렇게 임은정 공판검사는 더 이상 사건에 관여할 수 없게 됐다.


이의제기에 대한 답변도 듣지 못한 상황에서 무죄구형도 아니고, 또한 수사검사도 아닌 기획검사가 법정에 들어가 사실상 ‘백지구형’ 하라는 지시까지 내려지자 임은정 검사는 황망했다.


공소심의위원회를 거치지도 않은 채 갑자기 행해진 직무이전명령에 대해 납득할 수 없었다. 임 검사는 ‘백지구형’을 지시받은 기획검사는 그때까지 사건기록도 전혀 보지 못한 상태였는데, 공판검사의 가장 중요한 업무 중 하나인 구형을 그저 상급자의 지시에 따라 다른 검사가 되뇌이게 할 수 있는지 이해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임 검사는 백지구형이 “법과 원칙에 어긋나는 구형”이라는 확신이 있었고, 직무이전을 지시한 부장검사나, 지시에 따라 이행할 기획검사도 위법한 행위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이의제기를 한 상황에서 어떤 답변도 없이 공소심의위원회를 거치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직무이전명령을 한 것은 위법ㆍ부당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임은정 검사는 결단을 내렸다. 2012년 12월 28일 오전 11시 서울중앙지법 509호실 윤길중씨 재심사건 공판에 참석해 법정의 검사 출입문을 잠근 채 부장검사로부터 백지구형을 지시받은 다른 기획검사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한 후 재판부에 ‘무죄’를 구형했다.


재판부는 임은정 검사의 무죄구형을 받아들여, 이날 곧바로 무죄를 선고했다.

윤길중씨 재심사건 변호인이었던 이덕우 변호사는 법정에서 검사의 무죄구형에 할 말이 없었다고 한다.


당시 이덕우 변호사는 “변호사로서 제일 기쁜 날이다. 법률과 교과서대로 법정에서 무죄구형을 하는 검사를 보았으니 정말 기쁘다”, “변호사 생활 20여 년 동안 무죄 논고를 처음 본다. 검사가 공익의 대변자임을 이제 알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 임은정 검사에게 내린 징계사유 4가지는?

  
▲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그런데 이후 대검찰청 감찰본부는 임은정 검사에 대한 감찰조사를 벌여 법무부에 ‘정직’ 처분을 권고했다. 결국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는 2013년 2월 임은정 검사에게 정직 4월의 징계 처분을 내렸다.


징계 이유는 4가지였다. 첫째, 공판2부 부장검사의 지시에 따르지 않고 무단으로 공판에 참석해 무죄구형을 해 직무상 의무를 위반했다는 것이다. 둘째, 법정 검사 출입문을 닫아 부장검사의 지시를 받은 다른 검사의 법정 출입을 막고 구형을 하지 못하도록 해 직무상 의무를 위반했다는 것이다.


셋째, 검찰 내부게시판에 무죄구형에 관한 글을 올려 외부 언론에 전파되도록 해 검찰조직 내부의 혼란을 초래하고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하게 하는 등 검사로서의 체면이나 위신을 손상하는 행위를 이유였다. 넷째, 반일휴가를 이유로 법원에서 바로 퇴근해 성실의무를 위반했다는 것이다.


한편, 임은정 검사는 2007년 ‘공판업무 유공’으로 검찰총장상을 받았고, 2012년에는 수사와 공판업무의 전문성 그리고 소신과 열정을 인정받아 법무부에서 ‘우수여성검사’로 선정해 서울중앙지검 공판부에 배치했었다. 하지만 정직 징계처분을 받은 이후 창원지검으로 전보 발령됐다.


▣ 임은정 검사 “무죄구형은 적법…징계가 위법 부당해”

이에 임은정 검사는 2013년 5월 “징계가 위법ㆍ부당하니 취소해 달라”며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징계처분취소 소송을 냈다.


  
▲ 임은정 검사(사진=페이스북)

임 검사는 “검찰청법에 의한 ‘직무이전명령’은 검찰총장, 각급 검찰청의 검사장 및 지청장의 권한이므로, 공판2부 부장검사가 공판부 다른 검사로 하여금 무죄구형을 하도록 한 것은 위법하고, 또한 이의제기권 행사에 대한 답변 없이 행해진 직무이전명령은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검사는 공익의 대표자로서 피고인의 정당한 이익을 옹호해야 할 객관의무를 부담하므로 죄에 상응하는 형을 구형해야 하고, ‘법과 원칙에 의한 판단’(백지구형)을 구하는 것은 법적 근거가 없다”며 “따라서 무죄구형 거부를 이유로 공판2부장의 직무이전명령은 위법하고, 무죄구형은 적법하므로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임 검사는 또 “검찰 내부게시판에 글을 올렸을 뿐 외부에 표명하지 않았고, 그 내용도 백지구형의 문제점과 검찰에 대한 우려 등에 불과하다”며 “이를 징계사유로 삼는 것은 개인의 표현의 자유를 직접적으로 봉쇄할 뿐만 아니라, 검찰 내부의 자유로운 의견표명을 막는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반박했다.


임은정 검사는 그러면서 “법무부장관은 검찰의 신뢰를 명백히 떨어뜨리는 비리, 추문, 폭력행사에 대해 징계처분을 해 온 점, 특히 정직, 면직, 해임의 중징계처분은 비위의 정도가 극심한 경우에만 이루어진 점, 원고가 성실하게 직무를 수행해 온 점 등을 고려할 때, 정직 4월은 징계사유로 삼은 비위행위의 정도에 비해 균형을 잃은 과중한 징계처분이므로, 비례원칙과 형평성에 반해 재량권 일탈 남용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 서울행정법원 “임은정 검사 정직 4개월 징계처분 취소하라”

이에 대해 서울행정법원 제11부(재판장 문준필 부장판사)는 지난 2월 “피고(법무부장관)가 2013년 2월 15일 원고에 대해 한 정직 4월의 징계처분을 취소한다”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직무이전명령과 관련, 재판부는 “직무이전명령은 검찰청법에 따라 검찰청의 장이 하는데, 위임규정이나 사전ㆍ사후 승인이 없는 공판2부장에 의한 직무이전명령은 위법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따라서 이 사건 직무이전명령은 권한 없는 자에 의한 것이므로, 원고는 재심사건 공판검사로서 직무수행을 할 권한이 있다”며 “따라서 법정의 검사 출입문을 잠그고 구형을 할 수 있으므로, 직무이전명령을 전제로 한 징계사유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 재판부, 임은정 검사의 무죄구형은 왜 잘못으로 판단했나?

재판부는 그러나 무죄구형은 상급자의 지휘ㆍ감독에 따르지 않은 행위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백지구형은 사실상 무죄구형과 마찬가지로 받아들여지고 있고, 과거의 유죄 확정판결이 현재의 관점의 변화에 따라 무죄가 됨에 따른 검찰의 곤혹스런 입장이 반영된 것인 점 등을 고려할 때, 백지구형이 구형권 행사에 적절하지 않은 면이 있더라도 적법한 구형에 해당하고, 정당성도 있다”고 판단했다.


또 “상급자인 공판2부장에게 알리지 않고 법정의 검사 출입문을 잠근 후 무죄 구형하는 행위는 일반적이고 객관적인 방법으로 평가될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무죄구형만이 피고인의 정당한 이익을 옹호할 방법이라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 검찰 내부게시판에 올린 글은 “검사, 표현의 자유”

검찰 내부게시판에 글을 올린 것에 대해 재판부는 “검사도 국민의 일원으로서 헌법에 따른 표현의 자유가 인정되고, 의견 공표로 검사로서의 체면이나 위신을 손상했다는 이유로 징계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한에 해당한다”며 “원고가 글을 게시한 행위가 검찰조직 내부에 혼란을 일으키거나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해 검사의 체면이나 위신을 손상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어,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종합적으로 재판부는 “원고가 상급자의 지휘ㆍ감독에 따르지 않고 무죄구형을 하거나, 근무시간을 위반한 징계사유가 인정된다”면서도 “그러나 이 사건 처분은 검사 직무의 특수성이 징계를 통해 달성하려는 공익을 감안하더라도 비위 정도에 비해 지나치게 과중해 재량권 일탈ㆍ남용에 해당한다”고 정리했다.


재판부는 “원고는 무죄구형을 통해 사적인 이익을 얻지 않았고, 원고는 광주지검에 근무할 당시 2007년도 공판 활동 실적우수 등으로 검찰총장으로부터 표창을 받았고, 또한 우수 여성검사로 서울중앙지검으로 발령되는 등 검사로서 성실히 직무를 수행해 왔다”는 점 등을 종합해 징계가 재량권을 일탈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 임은정 검사(사진=페이스북)


◆ 임은정 “대법원까지 가겠지만 씩씩하게 가겠다. 제가 대한민국 검사니까요”

이번 판결에 대해 당시 임은정 검사는 지난 2월 21일 페이스북에 “부장검사에게 직무이전지시 권한이 없어, 고 윤길중 재심사건은 (공판검사인) 제 사건이고, 검사게시판 글 게시가 징계사유가 될 수 없다는 제 주장이 받아들여졌다”며 “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않은 세상이라 감사한 마음”라고 말했다.


그러나 임 검사는 “백지구형의 정당성에 대하여는 법원의 판단이 제 생각과 달라 속이 좀 상합니다만, 쉽지 않은 길이라고...각오 단단히 한 것에 비하면..이 정도면 편하게 출발하는 것이겠지요”라며 “(이번 재판이) 대법원까지 가겠지만, 씩씩하게 가겠습니다. 제가 대한민국 검사니까요^^”라고 말했다.


한편, 법무부는 1심 판결에 불복해 지난 3월 4일 항소했다.


이에 임은정 검사는 페이스북에 “기왕 (재판) 하는 것. (백지구형이 위법하다는) 대법원 판례를 이끌어낸다면 법조인으로서 더할 나위 없는 보람이겠지요. (1심) 재판부에서 징계사유가 아닌 백지구형 지시 위반이 징계사유가 된다는 사족을 덧붙이며 백지구형에 대해 오히려 적법성을 인정한... 저로서는 납득할 수 없는 사족부분이 이대로 확정되는가, 답답해하던 차라 감사하는 마음으로 항소심에 임하겠다”며 항소를 환영했다.


◆ 임은정 “검사는 상사에게 충성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에게 충성해야”

항소심은 서울고법 제7행정부(재판장 민중기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됐다.


임은정 검사는 지난 8월 18일 항소심 결심 기일에 법정에서 최후 진술에서 “검사는 상사에게 충성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에게 충성해야 한다”며 “검사는 검찰과 국가의 권력의지가 아니라, 국민과 국가의 정의에 대한 의지를 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 검사의 소신과 기개가 묻어있는 대목이다.


임 검사는 “나는 불의의 어둠을 걷어내는 용기 있는 검사, 힘없고 소외된 사람들을 돌보는 따뜻한 검사, 오로지 진실만을 따라가는 공평한 검사, 스스로에게 더 엄격한 바른 검사로서 처음부터 끝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국민을 섬기고 국가에 봉사할 것을 나의 명예를 걸고 굳게 다짐한다”고 밝혔다.


임 검사는 그러면서 “제가 배운 ‘검사’는 세상에서 가장 객관적인 국가기관으로, 정의에 대한 국가의지의 상징”이라며 “저는 검사의 본분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결과, 징계를 받아 이 자리에 선 현실이 참으로 서글픕니다. 준사법기관으로, 단독관청으로서 검사가 어떠한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현명한 판단을 바랍니다”라고 당부했다.

  
 

◆ 서울고법 “백지구형 지시는 상급자의 적법한 지시로 볼 수 없다”


서울고법 제7행정부는 6일 임은정 검사가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낸 징계처분 취소 소송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징계를 취소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게다가 ‘백지구형 지시’는 위법하다는 판단까지 내렸다. 임은정 검사가 바랐던 바로 그것이다.


재판부는 “임 검사는 형사소송법상 검사의 의견진술의무와 검찰 조직원으로서 절차에 따라야 할 의무가 충돌하는 상황에서 공익의 대표자로서 검사의 의무를 우선해 무죄의견을 진술했다”며 “절차를 거치지 않고 무죄의견을 진술했다는 사실만으로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또 “검사는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에 따라 공소사실에 관한 유무죄 여부, 무죄일 경우에는 무죄를 선고해 달라는 의견, 유죄일 경우 그 죄에 상응하는 형에 관한 의견 등을 진술할 법적인 의무와 책임이 있다”며 “‘법과 원칙에 의한 판단’을 구하는 백지구형은 법원의 판단에 전적으로 맡기고 의견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에 불과해 적법한 의견 진술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원고에게 백지구형을 지시한 것은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의 취지와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적법한 상급자의 지시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공판부 검사가 법정에 출석해 구형하는 업무는 검사의 고유권한으로 공판검사에게도 죄에 상응하는 형벌이 이루어지도록 구형에 관한 재량권이 존재한다”며 “원고(임은정 검사)가 공판2부 부장검사의 백지구형 지시를 따르지 않고 무죄의견을 진술했다고 하더라도 이를 징계사유로 삼을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다만 임 검사가 무죄구형 후 사무실로 복귀하지 않고 법원에 머무르다 퇴근한 부분에 대해서는 근무시간 위반으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봤다. 하지만 이런 사유로 정직 4개월 징계 처분을 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판단했다.


◆ 다음은 임은정 검사가 지난 8월 28일 항소심 결심 기일에 법정에서 한 최후의견 전문

임은정 검사는 항소심 승소 판결 후 페이스북에 “8월 28일 항소심 결심 기일에 법정에서 한 최후의견을 동봉합니다. 좀 길지만.. 그래도 제 고민이 담겨 있어 공유하고 싶네요^^”라고 올렸다.


최후 진술

제 사건을 간단히 정리하면, 저는 무죄사건을 무죄라고 논고하여 징계를 받은 것입니다. 권재진 (법무부) 장관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무죄구형 때문이 아니라 상사의 직무이전지시 위반으로 징계한 것이라고 변명했지만, 그 지시는 무죄를 무죄라고 말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어서 결국 무죄를 무죄라고 하여 징계한 것과 다를 바 없겠지요.

대학에서, 사법연수원에서, 선배들로부터, 제가 배운 ‘검사’는 세상에서 가장 객관적인 국가기관으로, 정의에 대한 국가의지의 상징입니다.


검사는, 의원들처럼 정치적 고려를 하지 않고, 행정부 공무원처럼 국가이익을 위해 저울질하지 않고, 오로지 진실과 정의에 따라야 할 준사법기관으로, 검사동일체의 원칙은 검사의 권한 행사 적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것에 불과한 것으로, 저는 배웠습니다.


윤길중 재심사건은 관련 검사들 모두 검사의 논고 직후 무죄선고가 되리란 것을 잘 알고 있던 사건입니다. 그런 뻔한 사건에서조차 무죄라고 말하지 못하게 하는 참담한 현실에서, ‘임 검사, 자네가 그 시절의 검사였다면 어떻게 했겠나? 달리 할 수 있나? 검찰은 판단기관이 아니야. 법원이 판단하는 거야. 법원보고 판단하라고 해’ 등의 말이 떠도는 악몽같은 현실에서, 저는 배운대로 ‘무엇이 저에게, 검찰에게 이익인가’가 아니라 ‘무엇이 옳은가. 그렇다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고민했습니다.


혹자는 어차피 무죄 날 사건이고, 검사의 의견은 법원을 기속하지도 않는데, 그렇게 유난을 떨어야 하느냐고 반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국가의 정의에 대한 의지의 표출로서, 재판부에 대하여 정의와 법에 가장 부합하는 선고를 촉구해야 하는 검사의 의무에 대한 무지에 기인한 것입니다.


무죄구형을 강행하기로 작심한 후 1주일. 정말 할까봐 무섭고, 결국 하지 않을까봐 두려워 숨쉬기도 버거웠습니다. 문을 걸어 잠그고 공판검사석에 앉아 몸이 하도 떨려서 표내지 않으려고 혼이 났었습니다.


백범일지에 제가 참 좋아하는 구절이 있습니다. 가지를 잡고 나무에 오르는 것은 기이한 것이 아니나, 벼랑 끝에 매달려 잡은 손을 놓는 것이 장부의 기상이로다! 내가 비록 여자지만 검사인데, 대장부의 기상이 없으랴. 지금 이 벼랑 끝에서 손을 놓겠다. 놓아야 한다. 놓아라. 그렇게 주문을 외우며 무죄 논고를 하였습니다.


그때 변호인이 무죄 논고에 당황하여 ‘변호사 생활 20여 년 동안 무죄 논고를 처음 본다. 검사가 공익의 대변자임을 이제 알겠다.’고 말할 때, 떨림이 딱 멈추데요.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 싶었습니다. 그래도 무서워서 사무실로 돌아가지도, 휴대폰을 켜지도 못했습니다.


나는 이 순간 국가와 국민의 부름을 받고 영광스러운 대한민국 검사의 직에 나섭니다. 공익의 대표자로서 정의와 인권을 바로 세우고, 범죄로부터 내 이웃과 공동체를 지키라는 막중한 사명을 부여받은 것입니다.


나는 불의의 어둠을 걷어내는 용기 있는 검사, 힘없고 소외된 사람들을 돌보는 따뜻한 검사, 오로지 진실만을 따라가는 공평한 검사, 스스로에게 더 엄격한 바른 검사로서 처음부터 끝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국민을 섬기고 국가에 봉사할 것을 나의 명예를 걸고 굳게 다짐합니다.


검사선서에서 요구하는 검사의 자세는, 헌신은, 용기는 검찰총장을 비롯한 모든 검사가 매 순간순간 요구받는 것입니다.


검사는 위법하거나 부당한 상사의 지시가 아니라, 법과 정의에 따라야 합니다. 법률적인 불법(gesetzliches Unrecht)에는 복종의무가 없습니다.


검사는 상사에게 충성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에게 충성해야 합니다. 검사는 검찰과 국가의 권력의지가 아니라, 국민과 국가의 정의에 대한 의지를 표시해야 합니다.


저는 배운대로 검사의 본분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였고, 그 결과, 징계를 받아 이 자리에 선 현실이 참으로 서글픕니다.


준사법기관으로, 단독관청으로서 검사가 어떠한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현명한 판단을 바랍니다.


Posted by 최동석 경영연구소

2015-01-02


박근혜의 청와대가 제정신을 차려야 한다. 
청와대를 정신 차리게 하는 일은 국민이 할 일인데...


2015년에는 기쁜 일들이 많아야 한다.
지나간 기쁜 일들을 회상하면 멘탈로라도 행복해질 수 있을까, 싶다.



2014.07.31 런던 로얄 알버트 홀에서 BBC Proms를 즐기면서


Posted by 최동석 경영연구소

2015-01-01

 

을미(乙未)년이라고? 모르고 있었네... 내가 1955년 을미년에 태어났으니까, 벌써 환갑(還甲)이 되었구나. 아니, 벌써? 별로 한 일도 없고, 그저 지난 세월을 걱정만 하면서 보낸 것 같다.

 

이십대에는 지독한 가난 속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걱정하면서

삽십대가 되어서는 처자식을 어떻게 먹여 살려야 하는지 걱정하면서

사십대에는 조직의 불합리와 부조리에 대해 걱정하면서,

오십대에는 우리 사회의 학습된 무능력(learned helplessness)이 개선되지 않는 상황을 걱정하면서

 

지금까지 행복하려고 하기보다는 그저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걱정하면서 살았다. 때로는 치열하게 배우면서, 때로는 게으름에 좌절하면서, 때로는 분노하고 싸우면서, 때로는 쓸데없는 말과 어리석은 행동을 후회하면서, 때로는 양보하고 물러서면서 살았다. 나는 이렇게 살겠다고 계획한 적은 한 번도 없는 것 같다. 이렇게 살아온 것도 운명이라는 생각이 자꾸 든다.

 

그러다보니, 우연히, 아주 우연히 여기까지 살아왔구나, 싶다. 그리고 또 계속 살아가야 하는구나, 이런 생각이 든다.

 

글을 쓸 수 있는 시간도 끽해야 10년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책을 열권쯤 쓰고 나면 기력이 쇠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블로그 독자 여러분, 그리고 페친 여러분, 

을미년 새해에 복 많이 만드시길 빕니다.






Posted by 최동석 경영연구소

'선망' 독일의 민낯


한국일보 2014-12-27


기술력 뛰어난 세계적 브랜드… 노동시장 개혁 모델

타협·상생의 정치 '연정'… 장밋빛만 아닌 통일

독일은 한국의 모델이다. 정치인, 정책입안자, 시민운동가, 기업가는 물론 가정주부, 샐러리맨에서 학생들에게도 독일과 독일제(製)는 각자의 위치에서 배우고 따르고 소유하고 싶은 대표적인 나라다. 우리 사회 7가지 독일환상을 추려 그 실상을 짚었다.


① 고급 외제차는 곧 독일차

30대 중반의 직장인 A씨는 올 여름 약 1억 원짜리인 BMW ‘M3’를 샀다. 생애 처음 수입차를 타는 그는 “성능 좋은 차로 독일차가 제격이라 생각했다”며 “값이 부담되긴 했지만 그 만큼 값어치가 있다”고 했다. A씨처럼 ‘독일차= 실망시키지 않는 고급차’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독일차는 한국에서 매년 판매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 1~10월 BMW,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폭스바겐 등 독일 브랜드가 전체 수입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0.5%. 일본차 11%대, 미국차의 7%대에 비하면 홀로 질주 중이다. 독일차들이 국내 소비자들의 눈 높이를 높이면서 한국 시장을 ‘안방’처럼 여기던 현대ㆍ기아차는 올해 한국 내수 시장 점유율 70% 선이 무너졌다. 수입차 하면 곧 독일차라는 인식이 강한 이유는 프리미엄급이란 탄탄한 브랜드 인지도와 기술력이 꼽힌다. 국내 디젤차 붐도 독일차에서 비롯돼, 성능이 아직 뒤진 국내 업체들이 진땀을 흘리고 있다. 그러나 독일차는 최근 서비스 등에서 소비자 불만이 급상승한 것도 사실이다. BMW의 경우 올 3분기까지 리콜대상 차종 수가 98종으로 전년대비 92%나 증가했다. 특히 서비스에서 고급이미지와 거리가 상당하다는 지적이다. 부품의 경우 미국 독일 등지보다 최고 2.5배나 높게 공급하는 등 AS 관련 비용을 제대로 알리지 않는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때문에 대당 보험료가 현대ㆍ기아차에 비해 4배 가량 높아졌다. 하지만 BMW가 최근에서야 홈페이지에 한국어로 부품 가격을 공개하기 시작했을 뿐 다른 독일 브랜드는 비슷한 계획도 없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선호도가 워낙 높다 보니 4개 독일 브랜드 간 경쟁도 치열하다”며 “문제는 비싼 부품비, 수리 때 공임 등 관리비를 높여 수익을 얻는 식으로 영업을 하는 경향”이라고 지적했다.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8층 주방용품 코너에 독일브랜드 실리트(Silit) 냄비가 진열돼 있다. 휘슬러 헨켈 등 독일제는 혼수제품으로 인기가 높다. 홍인기기자 hongik@hk.co.kr

②주부 로망은 ‘메이드 인 저머니’

휘슬러, 밀레, 헨켈, 지멘스, 브라운, 실리트, WMF…. 한국 주부들이 선호하는 독일제 생활ㆍ주방용품 브랜드다. 축적된 기술력과 세련된 디자인 덕분에 세계적인 브랜드 반열에 올라 있다. 국내에선 주방 인테리어가 필수인 시대가 도래하면서 이들 제품을 선호하는 층이 두터워지고 있다. 혼수품에 쌍둥이칼이라는 애칭이 있는 헨켈 제품이 빠지면 섭섭할 정도다. 한 독일 유학파 교수는 밀레 세탁기를 20년째 쓴다며 독일 예찬론자가 됐다. 독일 현지에선 우유 기저기 약품 등까지 사재기하는 한국인에게 1인당 판매개수를 제한하는 곳도 있다. 해외 배송업체 몰테일에 따르면 독일 배송은 올 9월 현재 전년 동기 대비 4.4배 증가했고, 주요 배송 제품은 ▦식품ㆍ커피ㆍ유제품(35.1%) ▦생활ㆍ식기ㆍ주방용품(20.3%) ▦생활가전(13%) 등이 차지했다. 이쯤 되면 21세기 한국인의 주방과 생활은 독일 제품시대가 개막된 것과 다름없다. 문제는 이들 제품이 현지에 비해 가격편차가 너무 크다는 점이다. 지멘스 전기레인지(ET675FN17E)는 국내 판매가가 240만원 정도인데 유럽 현지에서는 400유로대에 가격이 형성돼 있다. 관세와 배송비를 감안해도 3배 이상 차이가 난다. 하지만 명성과 달리 품질에서 국산과 별 차이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디지털로 재해석한 라이카 사진기의 인기 모델 M시리즈는 평범한 성능에 1,000만원을 호가한다. 임양환 상명대 사진학과 교수는 “100년의 역사가 보여주는 라이카 브랜드 이미지 때문에 선호되지만 사진상으로는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독일 최고 소비자기관 스티바(STIWA)가 발행하는 소비자잡지 테스트(TEST)지가 2011년 10월 발표한 결과에서도 밀레 세탁기와 삼성 드럼세탁기 종합 평점은 같았으나(1.9점) 가격 차는 1.6배 이상 났다. 최근 드럼세탁기, 정수기, 로봇청소기 등 다양한 가전제품 평가를 진행중인 한국소비자원의 분석도 별다른 차이가 없다.

③키다리 아저씨, 독일

1960년대부터 한국인에게 독일은 ‘키다리 아저씨’ 이미지였다. 최근 인기몰이 중인 영화 ‘국제시장’에 나오는 파독 광부와 간호사는 이런 한독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라인강의 기적을 이룬 독일은 당시 세계 최빈국 한국에게 돈을 빌려주고, 돈 벌 기회를 준 고마운 나라였다. 63년과 66년 광부 8,000여명과 간호사 1만여명이 차례로 독일로 건너가, 75년까지 송금한 1억153만달러는 경제성장에 톡톡히 기여했다. 독일은 한국 위기상황에서는 한국 편에 섰다. 97년 외환위기 때는 투자사절단을 파견, 경제회복을 지원했고, 당시 외환은행은 코메르츠은행의 투자로 기사회생했다. 지난 3월 요아힘 가우크 독일 대통령을 만난 박근혜 대통령이 “독일은 진정한 친구”라고 말한 것도 든든한 조력자의 이미지로 각인된 독일을 나타낸다. 그러나 파독 광부 간호사만 해도 당시 인력부족에 시달린 독일의 필요가 더 컸다. 한국의 키다리 아저씨 이미지와 달리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에서 독일은 스크루지 평가를 받는다. 2012년 유럽 재정위기로 그리스, 포르투갈 등이 궁지에 몰렸을 때 여력이 있던 독일이 나 몰라라 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대규모 무역흑자를 내는 독일 경제정책은 타국 경제를 궁핍하게 만들면서 자국 경제를 회복시키는 수탈적 경제모델로 불린다. 유로스탯(Euro Stat)에 따르면, 지난해 독일은 유로존 교역에서만 446억유로, 올해 9월 현재 세계교역으로 1,161억유로의 흑자를 냈다. 독일의 균형재정 정책은 과거 하이퍼인플레이션의 악몽 때문이다. 1차대전 이후 물가상승과 경제불황으로 낙담한 독일인이 나치정권을 등장시켰던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것이다. 채희율 경기대 교수는 “국내총생산(GDP)의 0.35%가 넘는 신규 채무를 헌법으로 금지시킬 만큼 과거 교훈을 되새기고 있다”고 전했다.

박정희 독일 방문. 한국일보 자료사진

④독일바라기, 한국정책

한국 정부는 '독일 바라기'였다. 어느 정부든 독일 정책과 제도를 대책, 대안으로 삼고자 한다. 무분별할 만큼 다양한 분야에서 정책 따라하기가 지금도 진행된다. 22일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노동시장 유연성을 높이는 노동시장 개혁을 신년 최우선 경제정책으로 제시했는데, 그 모델이 독일 하르츠 개혁이다. '유럽의 병자'로 불리던 독일은 2003년 하르츠 개혁을 통해 5인이하 소기업까지 해고를 용이케 하고, 실업급여 기간을 32개월에서 12개월로 줄였다. 이후 2005년 11.3%였던 실업률이 2013년 5.3%까지 줄며 취업이 촉진됐다. 그러나 사회보장과 교육시스템이 받쳐주는 독일과, 해고가 곧 낭떠러지 밖으로 밀리는 것을 의미하는 한국에서의 실업은 의미가 다를 수밖에 없다. 이상만 한양대 교수는 “정부가 독일과 다른 우리의 정서와 맥락을 고려한 고민이 없다는 게 아쉽다”고 했다. 2009년 이명박(MB) 정부 때 정운찬 총리는 세종시를 과학도시를 만들자며 독일 드레스덴을 모델로 삼아 논란을 일으켰다. 단순히 과학을 강조하기 위해 인공도시 세종시를 역사와 유산을 가진 드레스덴과 비교한 것은 무리란 지적이 많았다. MB정부 때 도입된 마이스터고교 역시 강소기업에서 활약하는 독일의 마이스터를 표방해 출범했다. 하지만 한국의 마이스터고는 독일의 마이스터와 개념과 취지에서 멀다는 평이 많다. 더구나 최근 독일은 ‘융합’을 위해 기술과 학문을 병행시키며 교육제도에 변화를 꾀하고 있다. 김평희 코트라 글로벌원장은 “입시제도, 고교교육, 산업 등 복합적으로 얽힌 사안들을 동시에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⑤정치권의 독일사랑, 연정

정치권은 새로운 정부와 정당의 모델을 독일에서 찾으려 한다. 그 대표적인 것이 연정(聯政)이다. 김대중 정부가 거국내각 이름으로 이를 추구했고, 노무현 정부는 한나라당에게 대연정을 제안했다. 최근 의원시절 독일연구모임을 이끌던 남경필 경기지사가 독일식 연정을 공약으로 내걸어 당선됐다.

라인강의 기적과 복지국가 건설, 불가능할 것 같은 경제와 복지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독일의 이면에 연정이 있다. 독일 정치는 연정의 역사이기도 하다. 2차 대전 이후 현재까지 한 개 정당이 권력을 독점한 적이 없고, 항상 2개 이상 정당이 연합해 정부를 구성했다. 독일 전문가인 김택환 경기대 교수는 “패거리를 만들어 나머지 절대 다수를 압박한 정치체제인 나치즘을 경험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정은 의원내각제를 채택한 국가에서 의회 주요 정당들이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대연정은 여야 거대 정당 간 연합을 말하는데 독일에서 지금까지 3번 있었다. 첫 대연정은 1966년에 출범했는데, 65년 전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이 계기였다. 기민당 출신 쿠르트 게오르그 키싱어 총리는 대안으로 떠오른 중도좌파 사민당과 손을 맞잡았다. 2005년과 2013년의 대연정은 동독 출신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주도했다. 이를 통해 부가세를 올리는 대신 사회보장 혜택을 축소했고, 최저임금제를 도입하면서 부자증세는 막았다.

독일 연정은 위기 순간마다 대척점에 선 거대 좌우 정당들이 싸우지 않고 타협했기에 가능했다. 자기 목소리만 낼 수도 있는 상황에서 한 발씩 물러나 절충점을 찾는 타협과 상생의 정치다. 김택환 교수는 “대연정 과정에서 양당이 수개월 협상을 하고 협약을 한다”며 “4년 간 실시할 정책을 미리 정하기 때문에 싸울 이유가 없고 서로 실적으로 경쟁한다”고 말했다. 독일식 통합의 정치가 한국에서 통할지는 미지수다. 대통령 중심인 정치시스템상 연정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 실험대 위를 내려오지 못하고 있다.

2013년 11월 대연정으로 손을 맞잡은 기민당의 앙겔라 메르켈(오른쪽) 총리와 사민당의 지그마르 가브리엘 대표. AFP연합뉴스

⑥일본과 다른 과거사 청산모델

1970년 2차 대전 이후 폴란드를 처음 방문한 빌리 브란트 옛 서독 총리가 무릎을 꿇었다. 나치에 목숨을 빼앗긴 유대인 희생자 추모비 앞에서였다. 한참 동안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인 그의 참회는 전범국가 독일에 대한 세계인의 눈초리를 바꿔놓았다. “무릎을 꿇은 것은 한 사람이었지만 일어선 것은 독일 전체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국인에게 이런 독일은 가장 모범적인 과거 청산 국가다.

툭하면 전쟁범죄와 식민지배를 인정하지 않는 일본과 극명하게 대조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독일이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종전 직후 나치청산은 연합국 강제에 의한 것이었다. 독일인 손으로 이뤄진 나치청산은 더디기만 했다. 초토화된 나라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게 급하니 과거사 문제는 덮어두자는 게 일반 정서였다. 50년대까지 나치협력 관료와 군인들이 복귀하면서 ‘재(再) 나치화’란 말이 나올 정도였다. 나치세대가 물러나고 새로운 세대들이 등장하는 60년대 들어서야 과거청산 논의는 물꼬를 텄다.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 공론화도 61년 학살 책임자 아이히만이 이스라엘 정부에 잡혀 재판을 받으면서 시작됐다.

독일의 과거사 청산은 주로 사법적 처벌을 통해 이뤄졌다. 79년 나치범죄에 대한 공소시효를 없애 단죄한 게 단적인 예다. 이 법이 3번 유예될 만큼 그 과정도 쉽지는 않았다. 앞서 가벼운 죄에 사실상 사면조치를 단행, 나치 부역자들의 혐의를 벗겨줬기에 가능했다. 대신 나치를 찬양하거나 홀로코스트를 부정하는 일은 위법 처벌한다. 나치를 경험하지 못한 세대들에게 반면교사로 삼도록 하고, 역사교육을 통해 어두운 과거도 숨김없이 가르친다. 이를 통해 80년대부터 독일은 과거 청산 모범국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⑦부러운 독일통일

세계 유일의 분단국인 한국에게 통일된 독일은 살아 있는 모델이다. 통일은 빌리 브란트 전 총리의 동방정책이 밑거름이었다. 그는 지속적인 상호교류정책을 펴면서 동독에 손을 내밀었다. 꾸준한 준비를 한 덕분에 갑작스럽게 찾아온 통일의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통일이 됐다고 옛 동ㆍ서독 갈등이 해소된 것은 아니다. 동독 출신 앙겔라 메르켈이 총리로 있으나 주민들은 여전히 2등시민 취급을 받으며 주류에 편입되지 못하고 있다. 동독 지역 라이프치히, 드레스덴, 에어푸르트 같은 주요 도시를 제외하면 도로, 전기, 통신 등 사회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곳이 아직 많다. 동서독 간 경제력 격차에 따른 상대적 불평등 문제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동독 1인당 평균소득(2만6,502유로)은 서독(3만2,007유로)의 83% 수준이다. 2014년 독일통일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2001년 동독은 서독 GDP의 61%까지 따라왔지만 이후 12년 동안 격차를 6%포인트 줄이는 데 그쳤다. 동독지역 경제성장은 베를린장벽 붕괴 후 첫 10년 간에 이뤄졌고 이후에는 속도가 떨어진 것이다. 이로 인한 사회통합은 여전한 숙제다. 사회불만이 네오나치, 반 이슬람 등으로 표출되고 외국인노동자와 이민자들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등 혐오범죄까지 잇따르고 있다. 최근 드레스덴을 중심으로 최대 규모의 반이슬람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3년 전 독일에서 공부한 한 유학생은 “동독은 네오나치가 기승을 부려 아시아인에게 폭력을 행사하기도 한다”며 “한번은 동베를린에서 자전거를 타고 다녔는데 친구들이 다들 미쳤다고 할 정도”라고 전했다.


박상준기자 박관규기자 권영은기자 정준호기자 buttonpr@hk.co.kr

Posted by 최동석 경영연구소

"독일도 고칠 게 많은 나라, 한국서 열풍 나도 깜짝"

롤프 마파엘 독일대사

한국일보 2014-12-27



롤프 마파엘 주한 독일대사는 한국의 독일 배우기에 매우 놀란 듯했다. 고국 독일이 그리 훌륭한 나라인줄 뒤돌아보게 됐다고 말할 정도다. 한국의 독일 따라 하기에는 신중할 것을 조언했다. 독일 역시 허점이 드러나면 고치기 때문에 한국도 자국 여건에 맞게 선별적으로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2014년 BBC방송 조사를 보면 한국인이 독일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가 84%다. 한국인이 독일을 좋아하는 이유를 발견했나.

“양국 관계가 전통적으로 좋은 측면도 있지만 독일통일의 역사를 성공적이라고 여기는 점도 한몫 하는 것 같다. 1960년대 차관 제공, 광부와 간호사의 파독처럼 독일이 한국경제 재건을 도운 사실, 독일을 사회문제 해결의 모델로 보는 것도 작용하고 있다.”


-정책하는 사람들도 독일 배우기가 열풍이다.

“한국에서 ‘독일이 모델이다, 모범이다’고 하는데 한국처럼 정치, 경제 등 다방면에서 독일을 모델로 삼는 것은 특이한 사례다. 한국과 독일이 구조적으로 유사하기 때문인 것 같다. 강한 제조업, 수출 지향적, 저출산 고령화의 문제 등 유사점 때문에 유독 독일에 관심이 높은 것 같다.”


-정부가 정규직 과보호 완화 등 노동시장 개혁을 꺼내며 독일의 하르츠 개혁을 제시했다.

“하르츠 개혁으로 고용이 유연화 됐는데 동시에 임금, 휴가, 근로시간 등 비정규직 근로조건을 정규직과 동일하게 했다. 두 가지가 동시 진행됐다는 게 중요하다. 한국의 노동시장이 경직돼 있다고들 한다. 유연화 정책을 쓰는 것은 괜찮다고 본다. 하지만 하르츠 개혁은 2003년 좋은 결정이었지만 지금은 저임금 노동이 발생하는 단점이 있다. 좋은 정책을 따라 할 게 아니라 경제상황, 사회복지 등에 맞춰 유연하게 수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독일은 세계적으로 선진국으로 평가 받는데, 독일인이 보는 독일은 어떤가.

“지금 내 머리 속에도 고쳐야 할 게 수십 가지 떠오른다. 세 가지만 꼽자면 먼저 일과 가정의 양립을 가능하게 하는 게 시급하고, 지난 10년간 벌어진 빈부격차를 해소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복잡한 민주주의 구조에서 오는 의사결정의 복잡성을 간소화해야 한다.”


-한국인들이 독일을 잘못 이해하거나 과대평가하는 부분도 있나

“한국인은 독일을 '기적의 나라'로 본다. 나도 한국에 오고 나서야 ‘독일이 정말 좋은 나라구나’하고 느꼈다. 다만, 한국이 독일을 과대평가한다는 관점이 아닌 한국이 사회문제에 대해 벤치마킹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봐야 한다. 이런 점은 오히려 독일이 배워야 한다.”


정준호기자 junhoj@hk.co.kr

Posted by 최동석 경영연구소



"독일에 대한 한국인들의 환상, 지나친 면 있다"





롤프 마파엘 주한 독일대사 인터뷰(한국일보) 등록: 2014.12.24 17:07

한국 사회에 미제(美製) 일제(日製)가 판을 치던 때가 있었다. 생활 주변 기기부터 정책, 정치까지 미국 것과 일본 것이 수입됐다. 경제 관련 제도를 만들 때도 미국과 일본의 것을 번역해 변형 적용하던 게 불과 얼마 전의 일이다. 그러던 대상이 지금은 독일로 바뀌고 있다. 한국판 독일 환상인데 ‘저머니 일루젼(Germany Illusion)’은 꼭 한국만의 현상은 아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Gfk가 지난달 발표한 올해 국가브랜드지수에서 독일은 2009년부터 수위를 지켜오던 미국을 밀어내고 1위에 올랐다. 그러나 독일에 대한 환상은 유독 한국에 심한 편이다. 주방용품에서 의약품, 자동차, 정책, 심지어는 정치까지 독일 것을 소유하거나 이식하고 또 닮고자 한다. 엊그제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노동시장 개혁을 이야기하면서 독일의 하르츠 개혁을 배워야 할 모델 중 하나로 꼽은 것은 가장 최근의 일이다. 얼마 전 BBC방송 조사에서 한국이 독일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는 84%나 됐을 정도다. 그러나 유럽에서 독일은 이른바 근린궁핍화 정책(Beggar-thy-neighbor model)으로 다른 국가를 궁핍화 시키는 정책을 편다는 비판도 받는다. 그러면 독일인의 눈에는 한국 내 이런 현상이 어떻게 비칠까. 2012년 부임해 3년째 서울 생활 중인 롤프 마파엘 주한 독일대사에게 이를 물었다. 그의 대답은 “한국에 오고 나서 독일이 좋은 나라라는 것을 알게 됐다”였다. 비록 질문에 대한 정답은 아니지만 그가 외교관인 점을 감안한다면 한국의 독일 환상은 지나친 면이 없지 않다는 판단이 가능할 것이다. 다음은 마파엘 대사와의 일문일답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독일의 하르츠 개혁(노동시장 개혁)을 모델로 제시하며 정규직 과보호를 완화하는 노동개혁을 꺼냈다. 한국이 하르츠 개혁을 제대로 이해했다고 보는가.

"(하하하)하르츠 개혁이라는 게 2003년부터 시작한 것인데 굉장히 포괄적이다. 노동권리도 있지만 사회보장도 포함된다. 하르츠 개혁이 성공적인 이유는 첫 번째로 실업률을 현저히 줄였고, 개혁 시작 후 10년 만에 고용 붐이 일어날 정도로 고용율이 좋았다는 것이다. 일단 하르츠 개혁을 통해서 기간제 근무, 파트타임 잡 같은 것을 많이 유연화 했는데, 그와 동시에 비정규직들의 근로조건을 정규직과 똑같이 해야 한다는 법적 제도를 마련했다. 월급이나 휴가, 근로시간에 대해서 비정규직이나 정규직이 차별이 없도록 한 것이다. 이 두 가지가 동시에 진행됐다는 것이 중요하다. 독일에서는 법 제도와 함께 임금협약 당사자 간 협약이 중요한데, 산별 노조와 경영자 협회가 협의를 한 사항을 다 지킨다. 그런 사회적 파트너십에 따른 노동조건이나 근로 임금 수준에 대한 협약이 매우 중요하다.”


-한국에 적용이 가능한 것인가.

“실제로 한국에 진출한 독일기업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한국의 노동시장이 유연하지 않아서 투자에 어려움이 많다고 한다. 독일에서 2003년부터 시작한 노동시장의 유연화 정책을 쓰는 것은 괜찮다고 본다. 독일은 이 개혁을 통해서 거의 완전고용에 이르는 상태가 되었지만 하나의 문제는 저임금 노동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시간당)9.5유로 아니면 1만3,000원 미만의 저임금 노동이 많이 생겨났다. 그리고 현재 정부는 법적 최저임금을 시간당 1만 2,000원으로 만들려고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2003년에 하르츠 개혁은 좋은 결정이었고, 또 완전고용을 이룬 것으로 평가할 수 있지만,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은 단점이 드러난 만큼 이를 개선하며 유연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 정책이 좋다’‘저 정책이 좋다’‘이 방향으로 가야 한다’가 아니고 그 때 그 때 경제상황에 따라서 사회복지라든가 이런 것들을 유연하게 조절하는 게 필요하다.”


-위에서 언급한 1만2,000원은 무엇을 의미하나

“지금 독일 정부에서 법적 최저 임금을 시간 당 8.5유로로 하려고 하는데 통상 독일에서 저임금이라고 하면 9.5유로 미만을 받는 것을 의미한다.”


-최 부총리 발언 이후 반발의 목소리가 많다. 정규직 해고가 쉬워진다는 것이다. 결국 대사의 말은 이런 모델을 받아들일 때 다양한 보완책이 갖춰져야 한다는 것인가.

“노동시장 유연화를 하면서 어떤 정책을 취해야 하는가는 내가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그건 한국의 정치가나 경제 전문가들이 할 일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중요한 것은 이런 노동 시장의 유연화라는 게 더 많은 고용을 창출하고 경제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그 목적을 이룰 수 있는 정책을 국제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는 한국 사람들이 정해야 한다.”


-최근 영국 BBC방송의 세계국가별 이미지 조사를 보면 한국이 독일에 대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는 비율이 84%로 높았다. 한국인이 독일을 좋아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고 보는가.

“일단 양국 관계가 전통적으로 좋은 측면이 우선 있다. 또 경험의 공유도 있을 것이다. 독일은 1945년부터 분단을 겪다가 1990년 통일을 이뤘다. 올해가 베를린 장벽 붕괴 25주년인데 한국인들이 독일 통일의 역사를 성공 스토리로 보고 있는 점이 독일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가 아닌가 싶다. 한국의 나이 드신 분들은 독일이 1960년대 한국의 경제재건을 도운 사실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독일이 한국에 차관을 제공했고 한국의 파독 간호사 광부 이야기도 있어, 이를 기억하는 분들은 한국의 경제개발에 독일이 기여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런 것들이 전반적으로 한국의 독일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만드는 것 같다. 그리고 독일이 여러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한국인이 모범적인 것으로 여기는 해결책을 제시한 점도 한국에서 좋은 이미지를 형성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주한 독일연방공화국 대사관 롤프 마파엘 대사. 최선아 인턴기자(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3)


-한국인들은 독일에 대해 절약, 근면, 장인정신 등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내가 길거리에서 한국인들을 만날 때 가장 많이 듣는 독일에 대한 스테레오타입이 있다. 자동차, 맥주, 베토벤, 환경 등을 얘기하고, 독일의 덕목으로 근면성, 효율성, 강한 조직을 꼽는다. 하지만 근면성, 효율성이나 강한 조직의 세가지 덕목은 한국인들도 가지고 있다. 그러니까 한국인들이 독일을 좋아하는 이유가 그런 점에서 서로 닮았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재미 있는 관점인데 둘이 같다고 본다.”


-두 나라 사이에 어떤 유사점이 있다는 얘기인가.

“한국과 독일은 구조적으로 유사점을 가지고 있는데 제조업이 강하고 수출 지향적이며 저출산 고령화라는 도전을 안고 있는 점 등이 비슷하다. 그래서 한국이 독일에 대해서 특히 다른 나라들에 비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한국은 독일의 중소기업 육성정책 배우고 싶어한다.

“독일의 중소기업들은 독일만의 특장을 가지고 있다. 글로벌한 성공을 거두는 중소기업이 많은데 직원 규모를 보면 100명, 200명, 500명 이하 소규모다. 1차적으로 독일만의 기업가 정신이 성공요인이고, 그 다음은 조세 특혜 등을 통해 기업가 정신을 더욱 더 육성하는 것이다. 대부분 중소기업들이 제조업에 치중돼 있는데, 독일이 고도 기술력을 보유하고 엔지니어 수준이 높은 게 큰 요인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듀얼 직업교육으로 교육생들이 학교로 가면서 동시에 기업이 원하는 기술을 현장에서 배우는데, 그것이 독일의 중소기업이 강한 원동력이 된다. 중요한 것은 이렇게 글로벌하게 확장하기 전에 원래 중소기업이 속해 있는 지역에서 경쟁력을 갖춘다는 것이다.”


-한국이 마이스터고를 도입, 듀얼 시스템을 배우려 했는데 어떤가.

“내가 알기로는 마이스터고는 직업학교인데 그 안에서 실습을 하고, 현장에 필요한 지식을 가르치는 것이다. 독일의 듀얼 시스템은 한 단계 나아간 것이다. 듀얼 시스템, 직업 교육을 시작하는 시점에 특정 회사와 근로 계약을 맺는다. 일정 임금도 받고 회사에서 교육을 받으면서 학교를 다닌다. 예를 들어 1주일에 3일은 회사에 가고 나머지는 학교에서 공부하는 식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나중에 직업 교육을 받은 사람들을 근로자로 쓸 수가 있고, 학생들 입장에서는 회사에서 필요한 지식이 무엇인지 처음부터 알 수 있다. 한국의 마이스터고는 그런 시스템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의 독일 배우기는 정책, 교육 등 다방면에서 나타난다. 이런 것이 한국에만 국한된 현상인가. 아니면, 세계의 여러 나라들도 그런 경향을 보이나.

“한국에서 ‘독일이 모델이다’‘독일이 모범이다’고 얘기하는데 전반적으로 정치, 경제사회의 여러 문제에서 독일을 모범으로 삼는 것은 한국이 좀 특이한 경우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일이 지난 유럽의 경제위기를 잘 극복해냈기 때문에 유럽인이나 전 세계적으로도 특정 측면에서 독일을 모델로 삼는 나라들이 있기는 하다. 중소기업 육성방안이나 직업교육에 있어, 학생들이 기업에 가서 배우는 듀얼 시스템 같은 경우는 배우려는 나라들이 여럿 있기는 하다.”


-독일은 경제 이외에도 환경 노동 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선진국으로 간주된다. 독일인이 보는 독일은 어떤가.

“독일 사람들은 비판적이기 때문에 그렇게 질문하면 고쳐야 할 게 수 십 가지가 떠오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 가지만 꼽자면 일단 인구변화에 따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일과 가정을 양립시키는 가족정책이 시급하다. 두 번째는 지난 10년간 독일 사회의 빈부 격차가 훨씬 벌어졌다.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겠지만 노동을 통한 수입에서 얻는 것보다 자본에서 나오는 수입이 증가하는 게 빠르기 때문인데, 이를 해결하는 것은 중요하다. 독일은 합의를 중요시하고, 사회 정의나 복지에도 높은 가치를 부여하기 때문에 빈부격차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 세 번째는 독일이 복잡한 민주주의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주민들이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이 많다. 정책입안에서 정치 행정 사법적으로 국민의 참여 기회가 많다 보니 대형건설 같은 사업을 결정하기가 어렵다. 큰 역이나 공항을 지을 경우 한국 같으면 3,4년 논의할 것을 독일은 20년 이상 걸려 결정한다. 독일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복잡한 결정과정, 의사소통을 간결하게 해야 한다.”


-지금까지 쭉 이야기한 것처럼 한국은 정책이나 교육 복지 등에서 독일 것을 배우려고 한다. 또 독일의 국민성, 자동차, 제품 등도 높이 평가하고 선호한다.

“가끔은 나도 독일이 고향인데 한국 사람들이 보는 눈으로 독일을 보면 완전히 무슨 기적의 나라 같다. 사실 독일 사람들은 자국에 대해서 비판적이고 나도 독일에 대해서 비판적으로 본다. 하지만 한국에 오고 나서 독일이 좋은 나라라는 것을 알게 됐을 정도다.”


- 한국이 잘못 이해하거나 과대평가하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

“내 생각에는 한국 사람들이 독일을 과대평가나 과소평가한다는 이런 관점이 아니라 한국 사람들은 어떤 문제가 있을 때 다른 나라는 어떻게 더 잘 살게 됐는지, 어떤 문제가 있는지에 초점을 맞춰 국가별 비교를 한다. 예를 들면, 한국인은 연금제도라든지 의료보험 등 이런 것들을 비교해서 자국의 개발에 도움을 주는 것을 벤치 마킹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본다. 독일사람들도 오히려 한국사람들이 이렇게 열심히 벤치마킹하는 그런 걸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사람들은 스스로 체계적으로 발전하기 위해 그 같은 분석적인 벤치마킹을 잘 하고 있고, 이런 것은 독일이 배워야 할 점이다. 독일에서는 경제민주화가 발달되어 있어서 근로자들이 경영에 참여하는 제도가 있다. 근로자와 사용자를 사회적 파트너라고 하는데 근로자와 사용자 간의 관계가 근로자를 보호하는 개념이 아니라 함께 회사를 이끌어 나가는 것이다. 그런 것들은 한국에서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독일의 특이한 장점이라고 본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내 다른 국가들은 독일을 어떻게 바라 보는가.

“독일은 스위스를 제외하고 유럽연합(EU)국가들과 인접해 있는데 최근 BBC설문을 봐도 프랑스나 영국은 독일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졌다. 전반적으로 EU회원국들은 독일에 대해 좋게 생각하고 있다. 물론 최근 유로화 위기 때문에 강하게 구조조정 해야 하는 나라들은 독일에 대해서 비판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그리스를 보더라도 전반적으로 독일에 대한 이미지가 좋다. 독일이 우방국들로 둘러싸인 시기를 살고 있고 거기에 대해서 자부심도 가지고 있다.”

주한 독일연방공화국 대사관 롤프 마파엘 대사. 최선아 인턴기자(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3)


-독일의 통일 모델은 특히 통일 이후 사회통합에서 좋은 본보기로 평가된다. 한국이 독일의 통일 모델의 어떤 점을 배워야 하나.

“한국에서 독일 통일이 좋은 모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정정해 다시 말하면, 독일은 흡수통일을 했는데 그것이 어려운 방식이었기 때문에 한국에서 굳이 그것을 모범적으로 보지 않는 것 같다. 내 생각에는 한국이 독일 통일을 공부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똑같은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 한국을 위한 솔루션을 찾기 위해 공부하는 것 같다. 물론 구조적으로 어떻게 한반도 통일이 이뤄질 것인가에 대한 관점에서 독일의 사례를 많이 보고 있다. 그리고 독일 통일에서 구체적인 몇 가지 요소를 배우려고 하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동방정책이다. 이는 1969년부터 89년까지 초당적으로 꾸준히 추진한 정책이다. 그런 것들이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본다. 그리고 독일 통일에서 또 다른 유용한 시사점은 독일이 20년 동안 동방정책을 하면서 인적 교류, 경제적 교류를 했다는 것이다. 세 번째로 독일 통일이 시사하는 바는 통일 전 20년 동안 서독이 외교적으로 노력을 기울여서 주변국가들과 신뢰관계를 구축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통일이 가능해진 시점이 왔을 때 유럽 지역의 강대국과 이웃국가들이 독일 통일을 지지하도록 했다. 양국관계에 있어서 서독이 이니셔티브를 쥐고 나중에 통일을 이룰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지금 말한 것이 한반도 통일 과정에서 흥미로울 수 있다고 본다.”


-통일 후에도 여전히 서독과 동독 간 경제적, 문화적 격차 있다.

“통일이 정치적으로는 완결됐다. 경제적으로는 베를린장벽 붕괴 30년이 되는 2019년에는 완결이 될 것이다. 그 시점이 되면 구 동독지역들도 서독지역과 비슷한 경제 수준을 가질 것이다. 현재 1인당 소득에서 동독지역이 서독지역에 비해 73%, 노동생산성은 80% 수준에 불과하다. 아직까지는 격차가 있지만 긍정적인 변화들이 나타나고 잇다. 실업률 저하 속도에서 동독지역이 서독지역보다 빠르다. 예전에는 동독에서 서독으로 많이 이주했는데 지금은 서로 이동하는 규모가 비슷해졌고, 출산율도 양 쪽이 같아져 생활수준이 거의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 동독지역의 튀르겐이나 작센주는 서독 연방주들과 비슷한 경제수준을 가지고 있다.”


-남북관계에 있어서 독일이 하는 역할이 있나. 중재 역할 같은.

“(하하)독일은 한반도 통일에 도움이 된다고 하면 독일의 통일 경험을 한국과 북한 모두에게 제공할 준비는 되어 있다. 그리고 사실 북한 입장에서 보면 독일 통일이라는 게 내키지 않는 흡수통일이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정준호기자 junhoj@hk.co.kr



Posted by 최동석 경영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