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1-05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흔히 직접민주주의(direct democracy)와 간접민주주의(representative democracy = 의회민주주의)가 그것이다.


나는 한 인간의 의사(意思)가 다른 사람에 의해 대리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인간은 각자 고유한 자신만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용상의 현실적 어려움 때문에 대부분의 나라에서 대의민주주의를 실행한다. 대의민주주의는 시민이 직접 정치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의 대표를 뽑아서 그들에게 일정기간 정치활동을 할 수 있도록 위임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어떤 사람의 견해를 다른 사람이 대의하는 민주주의는 사실상 불가능한 일을 가능하다고 믿는 환상에 불과하다. 나를 대리할 수 있는 사람은 이 지구상에 아무도 없는데도 그것이 가능하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대의민주주의 제도는 온전한 민주주의라고 말할 수 없는 멍청한 민주주의 또는 흠결이 많은 민주주의다.

 

어쩔 수 없이 대의민주주의 형태를 취한다고 하더라도 시민 개개인의 요구를 온전히 반영할 수 있는 민주주의를 실행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대의민주주의에서 지금까지 개발된 방식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그것은 다수제 민주주의(majoritarian democracy)와 합의제 민주주의(consensus democracy).

 

다수제 민주주의는 다수결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영국과 미국이 이런 방식을 택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미국의 영향을 받아서 다수제를 따르고 있다. 다수결로 모든 것을 결정한다. 비록 한 표가 많더라도 일단 다수가 되면 모든 것을 먹어버린다. 표를 더 많이 얻은 사람이 권력을 잡고 자신의 정치적 이상을 실현할 수 있게 된다. 표를 많이 얻지 못한 소수는 국물도 없을 뿐 아니라 다수의 횡포에 찍소리도 못하고 짓밟히게 된다. 모든 것을 다수의 선의에 맡기는 수밖에 없다. 실제로 영국과 미국에서는 다수당이 집권하면 권력을 독점하여 모든 것을 먹어버린다. 우리나라도 이런 방식을 따른다


일단 다수당이 모든 권력을 독점하기 때문에 다수가 되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고, 때로는 불법과 부정을 저질러서라도, 표를 얻으려는 유혹을 이기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다수제 대의민주주의는 소수를 배제하는 결정적인 흠결이 있다. 다수가 소수의 견해를 묵살하고 자신의 힘으로 밀어붙이거나 소수를 억압하거나 통제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다수가 독재를 하는 경우다. 최악의 민주주의라고 할 수 있다.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뒤집어썼지만 결코 민주주의라고 할 수 없는 형태다.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다양한 견해와 사상이 존재하는 오늘날 다수제 민주주의를 실행하면 소수는 자칫 정책결정과정에서 영원히 배제될 수 있고 이로 인해 사회적 불안과 분열이 야기될 수 있다. 최악의 경우 체제의 총체적 파국으로까지 치달을 수 있다. 이런 상황은 국가운영에서뿐만 아니라 기업조직에서도 마찬가지다. 기업조직도 조직 내의 다양한 견해와 사상을 통합조정하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오너일가 또는 권력을 쥔 소수의 편협한 결정이 누적되어 결국은 망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이러한 흠결을 가지고 있는 다수제 대의민주주의를 보완하기 위해 합의제 대의민주주의를 실행하는 나라들이 있다. 스위스,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벨기에, 독일 등과 같은 유럽의 게르만형 국가들이다. 이런 나라의 구조적 특징은 소수의 견해를 정치과정에 어떤 형식으로든지 반영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다당제, 연립내각,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 양원제, 분권형 연방제 등의 제도적 장치를 실행하고 있다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선거인데, 이런 나라에서는 국회의원이나 지방의원의 대다수를 비례대표로 선출한다. 그러면 정당구조가 자연스럽게 다양한 견해를 표출할 수 있는 다당제로 이행되며, 다당제 하에서는 당연히 여러 당이 연립내각을 구성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행정부와 입법부 사이에 견제와 균형을 갖추게 된다. 다양한 의견을 가진 구성요소들이 유기적으로 상호작용을 하게 되어 내적 갈등을 조정하고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게 된다.




 

내가 합의제 대의민주주의를 지지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합의가 되지 않는 한 어떤 것도 결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나아가 다수의 횡포와 독재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수가 소수의 반대를 포용하기 위해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새로운 해결책을 마련하느라 정책결정자들은 항상 보다 더 합리적이고 보다 더 창조적인 대안을 찾을 수밖에 없다. 굳이 창조경제란 용어를 쓰자면 바로 이것이 창조경제에 이르는 지름길이다. 이런 창조경제의 예로 스위스 사례를 보자. 스위스는 연방국가인데, 연방정부는 국가적 아젠다를 7명의 장관이 내각회의를 통해 결정한다. 연방장관 7명 중 2015년 현재 법무부 장관과 내무부 장관은 좌파정당 출신이고, 국방부 장관은 우파정당 출신이다. 나머지 4명은 중도정당에서 선출된 사람들이다. 연방정부 차원에서 의사결정의 원칙은 만장일치 합의제(Kollegialprinzip, principle of consensus)다. 합의되지 않는 정책은 어떤 경우에도 실행될 수 없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어떤 사안에 대한 좌파와 우파의 해결책은 항상 정반대다. 그렇기 때문에 합의하기 위해서는 좌파, 우파, 중도파의 견해를 포괄하는 통합된 새로운 대안을 발굴하지 못하면 어떤 정책도 실행할 수 없다. 그러므로 새로운 통합적 대안을 마련하는 것은 매우 창조적인 작업이 된다. 스위스가 이런 창조적 작업에 능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때도 타인의 다른 견해를 무시하거나 윽박지르지 않고 더 나은 대안을 생각하도록 자극하는 것이다.

 

연방정부가 만장일치 합의에 의해 결정한 것으로도 시민들의 대의가 부족하다고 느낀다면, 시민 10만 명이 청원하여 법률안을 의회에 제출할 수 있다. 그러면 반드시 국민투표에 부쳐야 한다. 이 경우에는 직접민주주의를 시행하는 셈이다. 그래서 스위스를 준직접민주주의(semi-direct democracy)의 나라라고도 부른다.

 

스위스가 이 지구상에서 민주주의가 가장 잘 실현되는 국가라고 불리는 이유는, 이렇게 행정부와 입법부가 시민의 견해를 충실히 대의할 수 있도록 제도화 되어 있기 때문이다. 민주주의가 발달할수록 경제와 문화에서 부강한 나라가 된다.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벨기에, 독일, 스위스는 나라마다 정도의 차이와 관행의 차이가 조금씩 있을 뿐, 기본적으로는 소수를 배제하거나 억압하지 않는 합의의 원칙을 지키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국가운영은 말할 것도 없지만, 기업경영에서도 토론과 합의의 원칙이 지켜지도록 시스템을 설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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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라면 언제라도 수업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이 연합뉴스와 가진 신년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지난 17일 ‘교장·교감도 수업해야 한다’는 방침을 발표해 교장들의 반발을 받고 있는 터다. 교총을 비롯한 보수적인 교장 수업방침에 반발하는 가운데 이번에는 또 수석 교사들도 수업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한국유초중등수석교사회는 교육감을 상대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과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등 법적 절차를 밟고 있다.

 




이재정 교육감은 수석교사제란 "처음 만들 때부터 이상한 제도로 위헌요소가 있다"며 “교실에 들어가지 않는 교사는 교사가 아니다”라면서 내년부터 시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지금까지 수석교사들이 적게 하던 수업은 정원 외로 뽑은 기간제교사가 메워왔지만 수석교사들이 수업을 하면 평교사의 절반인 수석교사의 수업시수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필자가 첫 발령을 받은 1969년 때의 일이다. 교무실 입구에 있는 교사들의 신발장이 교장 교감, 주임교사, 교사... 이런 순으로 배치되어 있었다. 교사들 신발도 호봉 순으로 차례대로 배치 신임교사는 제일 아래쪽에 넣도록 만들어져 있었으며 교무실 좌석 배치도 호봉이 배정되어 있었다. 지금은 바뀌었지만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교육법 제 75조에 “교사는 교장의 명에 따라 학생을 교육한다”는 조항에 따라 학교는 군대를 방불케 하는 교장왕국이 시절이 있었다. 많은 교사들이 아직도 승진 병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이유도 교사들의 하늘인 교장병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학교 2학년은 북한군도 겁낸다는 교실에 수업을 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지금은 학부모들에게 평가를 받는 공개수업이며 공문 처리하러 학교에 가는 지 학생들 가르치러 가는지 모르겠다는 푸념까지 나오는 학교에 교사들의 일상은 하루하루가 전쟁이다. 날이 갈수록 수업을 하기 힘든 교실. 이 전쟁에서 벗어나는 길(?)이 승진에 있다는 걸 영특한 교사들이 모를 리 없다. 여기다 수석교사들이 적게 하는 수업까지 맡아야 하는 교사들의 수업이 질 높은 수업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우리나라 외에 다른 나라도 교장, 교감이 되면 수업을 하지 않을까? 승진점수가 필요해 연수를 놓치지 않기 위해 한두 달씩 교실을 비우고, 50대 후반의 원로 교사가 교감 승진을 앞두고 1점이라도 더 얻기 위해 섬으로 벽지로 떠도는 풍경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승진 점수를 얻기 위해 교장에게 종속당하고 금품을 바치는 등 일부 교사들의 부끄러운 행동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이런 부끄러운 관행은 세계에서 일본과 우리나라뿐이다.

경험이 많고 연륜이 쌓인 교장선생님이나 교감 선생님은 왜 아들 같고, 손자 같은 제자들에게 삶의 지혜를 전해주기를 기피하는 것일까? ‘가르치는 일에 전념하면서 자신의 교수 기술을 확산시키는 업무를 맡은 수석 교사라면 먼저 솔선수범해 더 많은 수업을 하고 교사들에게 공개해 모범을 보여야할 텐데 수업을 하라는 교육감의 방침에 펄펄 뛰며 법적 대응까지 하겠다는 이유를 알다가도 모르겠다.


<이미지 출처 : 용인일보-수석교사 배움 나누기>


민주주의를 가르치는 학교에는 참 이상한 계급제도가 존재한다. 장학관을 비롯한 교육전문직과 교장, 교감, 장학사, 수석교사, 부장교사, 평교사..... 등등 이런 계급 아닌 계급으로 학교는 아직도 계급사회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유능한 교사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기피하고 승진이라는 이름으로 교장이나 장학사, 교감이 되면 수업을 하지 않을뿐만 아니라 유능한 사람으로 높은 자리에서 군림하며 대접까지 받는다. 아이들에게 수업하는 교사가 존중받아야 할 학교에는 유능한 교사(?)는 수업을 하지 않고, 무능한 교사(?)들만 아이들을 가르치는 기이한 현상이 계속 되고 있는 것이다.

의사들은 병원장의 자격이 따로 없다. 검사나 판사도 검사장이나 대법원장 자격이 따로 없다. 그런데 왜 교사들은 교감 자격증이 따로 있어야 하고 교장 자격이 다로 있어야 하는가? 그 자격증 하나를 따기 위해 사랑하는 아이들을 대상화시키는 일은 아이들에게 부끄럽고 잔인하지 않은가? “교실에 들어가지 않는 교사는 교사가 아니다”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의 말씀은 너무나 상식적이고 당연한 이야기다. 기득권을 누리는 교장 교감, 수석교사도 할 말이 있겠지. 당신도 억울하면 승진하고 출세하라고... 그렇지만 사랑하는 아이들 곁에서 그들에게 사랑을 가르치고 싶은 교사들은 교장이나 교감 자격증보다 더 소중한 보람을 느끼고 산다는 것을 그들은 알기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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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18






 

조현아와 박근혜,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1. 자신이 무슨 잘못을 저질렀는지 진실로 모른다는 점

2.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은폐하려고 부하들을 동원한다는 점

3. 조직은 자신을 위해서 존재한다고 진정으로 믿고 있다는 점

4. 조직은 시스템이 아니라 자신의 명령으로 운영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점

5. 조직 내에서 자중지란(自中之亂)을 일으킨다는 점

6. 잘못을 저지른 것에는 관심이 없고 잘못이 유출된 것에 분노한다는 점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교훈은 무엇인가?

 

1. 조직 내에 권한을 한 사람에게 몰아주어서는 절대로 안 된다는 점

2. 잘못이나 의혹이 불거졌을 때 관련자들을 즉각 배제시키고 수사해야 한다는 점

3. 중요한 결정일수록 구성원들의 참여와 합의를 거쳐야 한다는 점

4. 일류 기업이나 국가에서는 공동결정, 합의원칙, 상생관행이 보편화되어 있으므로 

    이것을 우리 사회에 접목시켜야 한다는 점

5. 기업경영과 국가운영의 합리적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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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아(대한항공), 박현정(서울시향), 박근혜(행정부)... 이 세 사람의 공통점은 인격적 미성숙 상태에 있다는 점이다. 하버드대학의 조직심리학자였던 크리스 아지리스(Chris Argyris, 1923~2013) 교수에 의하면 그렇다.




 

이런 사람들의 특징은 변덕스러운데다 타인을 지배하려는 욕구를 드러낸다는 점, 장기적 관점보다는 단기적 안목에서 판단한다는 점, 자기통제가 어렵다는 점 등이다. 자신의 직무범위 내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그 문제의 원인을 다른 사람에게 전가시킨다는 특징도 있다. 말하자면, 자신의 욕망을 위해 타인을 억압하고 착취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우리사회의 더 큰 문제는 이런 사람들이 아주 쉽게 윗자리에 오른다는 점이다. 사회의 구조와 시스템이 그렇게 후진적으로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아무런 검증도 거치지 않은 채 그저 돈과 권력이라는 이미지와 포장으로 그 자리에 오른다.




 

사실 해결책은 간단하다. 공사(公私)조직을 막론하고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은 일정한 통과의례를 거치도록 만들어야 한다. 인사평가라는 통과의례가 합리적으로 이루어지면 된다. 서구유럽에서 높은 지위에 오르는 사람들은 과거에 어디서 뭐를 했는지에 관한 정보를 엄밀히 평가하여 그 결과에 따라 처리한다.




 

1986년 여름과 가을, 한국은행에서 일하던 나는 프랑크푸르트의 서독연방은행에서 연수과정을 밟고 있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인사조직 현상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서독연방은행의 의사결정과 인사메커니즘 등을 알고 싶었다. 연수담당자가 알려준 내용은 한국은행의 의사결정과 승진메커니즘과는 너무나 달랐다. 의사결정메커니즘은 여기서 생략하고, 높은 지위에 오르는 과정은 의외로 간단해서 잠시 소개하고자 한다.

 

당시 서독연방은행의 경우, 직원이 조직에 들어오면 그가 어떤 상황(Situation)에서 어떤 과업(Task)을 맡았으며 어떤 행동(Action)을 어떤 의도(Intention)로 했고, 그래서 어떤 결과(Result)가 도출되어 새로운 상황(New Situation)은 어떻게 발생하게 되었는지를 기술한다. 말하자면, STAIRS을 인사평가지에 묘사하는 것이다. 상사가 부하의 행동패턴과 그 결과를 기록한다는 말이다. 물론 일거수일투족을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중요한 사건에서 어떻게 되었는지를 묘사한다. 그런 정보들이 매년 인사평가기록으로 축적된다. 10, 20년 그 조직에서 일하다 보면, 그런 행동관찰기록은 그 사람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게 하는 매우 중요한 정보가 된다. 평가점수는 어디에도 없다. 나아가 "수우미양가""SABCD"와 같은 등급표시나 평가서열 같은 것도 없다. 그냥 직원들이 어떤 상황에 처해서 어떻게 행동했고 그 결과가 어떻게 되었다는 기록만 있을 뿐이다. 오래된 직원일수록 인사기록철은 두껍다.

 

당시 연수담당직원이 나에게 보여준 인사기록철은 충격적이었다. 상사들이 부하들에게 대해 손으로 휘갈겨 쓴 기록들만 가득한 바인더였다. 내가 보기에는 아무렇게나 휘갈겨 써서 거의 읽기 어려운 수기(manuscript)였다. 메모지에 마치 낙서한 것과 같은 것들도 있었다특별히 양식에 맞춰져서 기록한 것 같지도 않았다.

 

인사담당자들이 그 바인더를 쭉 읽어보면, 당사자가 앞으로 어떤 상황에서 어떤 성과를 낼 수 있을지를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다음번 승진자리에는 누가 내정되어 있다는 사실을 사전에 미리 공표함으로써 후임자가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한다


얼마나 합리적인 인사(人事)인가? 우리나라의 인사는 늘 밀실에서 그것도 비선에 의해 이루어진다. 그러니 조현아, 박현정, 박근혜와 같은 인사참사가 나타나는 것이다. 돈으로 이미지로 겉포장으로 사람을 평가하기 때문에 이렇게 된 것이다. 인사도 투명해야 한다.

 

조현아, 박현정, 박근혜가 과거 어떤 상황에서 어떤 행동을 했고 그 결과가 무엇이었는지를 볼 수 있는 인사기록이 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만약 서독연방은행이 했던 것과 같은 인사평가결과가 축적되어 있었다면, 그 기록을 읽어보기만 해도 그들은 결단코 그 자리에 갈 수 없었을 것이다.

 

크리스 아지리스 교수가 말한 대로 미성숙한 인간들이 높은 지위에 오르지 않도록 하는 것이야말로 인사조직기능(Function of Personnel and Organization)이 취해야 할 가장 중요한 사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대한항공, 서울시향, 정부는 인사기능이 전혀 작동하지 않는 조직이라고 할 수 있다.




 

아지리스 교수가 우리에게 알져준 또 하나의 중요한 개념이 있는데, 학습이론이다. 단일고리학습과 이중고리학습에 관한 것이다. 어떤 행동이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왔을 때, 행동패턴을 바꾼다면 그것은 단일고리학습(single-loop learning)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행동패턴을 바꾸어도 똑같이 나쁜 결과를 낳는다면 우리는 그런 행동패턴을 일으키는 기본전제를 바꾸어야 한다. 이것이 이중고리학습(double-loop learning)이다.

 

조현정, 박현정, 박근혜는 그 나이가 되도록 그런 행동패턴을 조금씩 바꾸면서 같은 결과를 지속적으로 만들어왔다. 그들은 단일고리학습에 매여 있었던 것이다. 그들의 행동패턴을 그렇게 일으키도록 한 기본전제를 바꾸어야 한다. 이중고리학습으로 나아가야 한다.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우리를 참담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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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아 사태를 보면 정몽구 사태나 박근혜 사태와 그 맥락은 같다. 리스크관리와 경영의 민주화에 관한 문제라는 것이다.

 

조직관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리스크관리(Risk Management). 일반적으로 기업에서는 재무리스크가 핵심적인데, 우리나라 기업에서는 오너리스크가 가장 중요하다. 정몽구와 조현아의 사례에서 보듯이 오너 때문에 기업이 망할 수 있다는 말이다.




 

지속가능한 국가운영을 위해서는 재정리스크와 외교리스크가 가장 중요하다. 그러므로 내치는 재정으로, 외치는 외교로 관리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재정이나 외교보다 대통령리스크가 가장 큰 위험요소다. 국민에 의해 뽑힌 대통령이 국가발전의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이것은 역대 대통령 누구를 보더라도 그렇다. 특히 이명박 전대통령과 박근혜 현대통령을 통해서 더욱 명확해지고 있다.




 

지금 우리나라가 오너리스크든 대통령리스크든 엉뚱한 리스크의 현실화에 시달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오너와 대통령에 모든 권력이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서구유럽의 부강한 국가와 생산성이 높은 기업들의 리스크관리를 어떻게 하는지 그 사례를 보면 금방 이해할 수 있다. 그들에게는 어떤 특정인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되는 경우란 없다. 중요한 이슈일수록 반드시 토론과 합의에 의해 의사결정이 이루어지고 있다. 만약 토론과 합의도 없이 어떤 결정이 이루어진다면 그것은 효력이 없도록 제도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질문이 있다. 왜 우리는 특정인에게 모든 권력을 몰아주어야 하는가? 그런 후에 그가 잘못하면 왜 비난하는 것으로 끝나야 하는가?

 

어떤 경우에도 권력은 견제와 균형이 되도록 분산되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조직은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고 집단지성을 활용할 수 있다. 그러므로 어떤 조직이든지 경영이 민주화되어야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고 조직의 생산성도 높일 수 있다.

 

결국, 이런 참상이 반복되는 이유는 우리 정치인들과 기업인들이 조직론(organization theory)에서도 조직설계의 기본원리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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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을 몰아주는 것보다...

 

여러 사람이 상호 견제와 균형을 유지하고 합의해 가는 집단지도체제의 조직운영형태가 훨씬 더 효율적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조직론의 관점에서 봐도 그렇다.

 

유럽을 지정학적, 조직론적 관점에서 보면 크게 네 가지 형태로 나눌 수 있다.

 

1. 게르만형 유럽(독일, 스위스, 오스트리아, 네델란드, 벨기에 등),

2. 라틴형 유럽(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포르투갈 등),

3. 스칸디나비아형 유럽(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 등),

4. 앵글로색슨형 유럽(영국, 아일랜드 등)이 그것이다.

 

각각은 서로 다른 장점과 단점이 있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어느 것이 좋고 어느 것이 나쁘다고 말할 수 없다. 서로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유럽 국가들의 공통점은 사회적 합의정신에 따라 움직인다는 점이다.

 

그 중에서도 사회적 합의를 가장 중시하는 나라들은 게르만형 국가운영체제를 선호하고 있다. 이들 나라에서는 사회적으로 어떤 이슈가 나타나면, 그 문제의 본질에 접근할 때까지 토론하고 협의한다. 문제의 핵심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전에 해결책을 도출하지 않는다. 문제가 무엇인지를 확인한 후에 해결책을 위한 합의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은 지루하기 짝이 없다. 합의 없는 결정이나 실행은 있을 수 없다. 좌파와 우파의 해결책은 항상 반대다. 그러나 합의를 위해서는 좌우파의 견해를 포괄하는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할 수밖에 없다. 이것이 바로 창조경제다. 이렇게 일단 합의가 이루어지면 그 합의에 힘이 실리기 때문에 실행과정에는 오류와 착오가 줄어든다. 노사갈등과 부정부패가 적은 것도 이 때문이다. 합의제 국가들이 생산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

 

그 중에서도 스위스의 경우는 좌파, 우파, 중도의 정당들에서 배출된 7명의 연방장관이 만장일치 합의의 원칙(Kollegialprinzip)에 따라 의사결정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런데 이들은 이 지구상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를 만들었다.

 

집단지성이 일어나도록 하는 합의의 정신을 끌어내는 시스템적 개혁이 없이는 절대로 좋은 나라를 만들어 갈 수 없다


** 다음은 중앙Sunday 기사를 참조하시도록 링크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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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naver.com/main/read.nhn?oid=353&sid1=104&aid=0000020870&mid=shm&mode=LSD&nh=20141207075616

 

 

, 쿠데타 혐의 찾았나 양봉음위거론하며 이례적 숙청

기사입력 2014-12-07 03:04 0

 

 


지난해 3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나란히 앉은 저우융캉

 전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왼쪽)과 시진핑 주석. [중앙포토]

 

덩샤오핑(鄧小平) 시대 이후 중국의 통치 구조는 집단지도체제다. 공산당 총서기를 겸하는 국가주석이 가장 큰 권력을 쥐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의사결정은 주석이 혼자 결정하는 게 아니라 공산당의 정치국 상무위원회에서 이뤄진다. 13억 인구 중 정치국원은 25, 그중에서도 상무위원은 단 7명뿐이란 사실을 감안하면 상무위원 개개인이 갖는 권력이 얼마나 막대한지 어림할 수 있다.

 

중국에서 오랫동안 지켜져 온 불문율이 있다. “한 번 정치국원이 되면 재임 중 비리 사실이 드러나 유죄가 확정되더라도 사형을 당하진 않고, 그보다 한 단계 더 높은 권력 핵심인 상무위원이 되면 모든 처벌을 면제받는다는 것이다.

 

상무위원은 처벌받지 않는다는 불문율을 통해 중국의 권력 이양은 비교적 평화롭게 진행되어 왔다. 전직 대통령이 퇴임만 하면 이런저런 혐의로 사법처리의 대상이 되거나 위기에 몰리는 한국적 현상이 중국에서는 일어나지 않았던 이유다. 권력 최상층부의 부패가 공개되면 공산당 통치 자체의 기반이 휘청거려 공멸할 수 있다는 공통의 위기의식이 이런 불문율을 지탱시켜 왔는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이 불문율은 2014121일을 기해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 과거 완료형의 이야기가 되어 버렸다. 이날 열린 상무위원회에서 저우융캉(周永康) 전 상무위원에 대한 당적 박탈과 검찰 이첩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정치적 의미 비해 언론은 간단히 보도

 

이처럼 막대한 정치적 의미에도 불구하고 이 소식을 전한 중국 언론의 보도는 의외로 간단했다. 대부분의 신문은 6일 자정을 기해 배포된 신화통신의 기사와 인민일보 평론원의 짤막한 해설 기사를 실었을 뿐이다. 저우의 혐의로는 직무를 이용해 불법적 이익을 얻고 본인이 혹은 가족을 통해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 직권을 남용해 친지나 정부(情婦), 친구에게 사업상의 이익을 도모해 줘 국유재산에 중대한 손실을 끼친 혐의 이외에도 권력이나 금전으로 여러 명의 여성과 간통한 혐의 당과 국가의 기밀을 누설한 혐의가 적시됐다. 하지만 이 역시 구체적인 육하원칙은 결여돼 있다. 저우에 대한 조사가 한창 진행 중일 때 로이터통신은 그의 가족과 측근들로부터 최소 900억 위안(162000억원)의 자산을 압수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항간에서 풍설로 나돌던 여성 편력도 사실로 확인됐다. 어느 날 갑자기 중국 국영방송 CC-TV 화면에서 사라진 미모의 여성 앵커들이 저우의 정부였다는 루머들이 올봄 중국의 인터넷을 달군 적이 있다.

 

이런 드러난 혐의 말고도 이번 발표문에서 특별히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할 대목이 있다. “조사 과정에서 다른 범죄 혐의가 드러났다는 사실이다.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부패 혐의가 아닌 다른 혐의를 받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실은 드러나지 않은 저우 사건의 또 다른 본질은 여기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로 정변 기도설이다.

 

북도 장성택 처형 때 양봉음위거론

 

중국 정가에선 저우가 시진핑(習近平)의 집권에 반기를 들고 쿠데타를 기도하다 적발됐다는 사실이 꽤 오래 전부터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왔다. 하지만 중국 언론에서는 지금까지 단 한 줄도 언급되지 않았던 얘기다. 올봄 한 중국 국가기구의 관계자로부터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시 주석이 저우를 잡아야 하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시진핑이 1인자인 국가주석이 되는 건 이미 후진타오(胡錦濤) 주석 시절인 200717차 당 대회 이후 굳어져 있었다. 남은 문제는 다른 자리를 어떻게 갖느냐는 문제였는데,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당 서기가 상무위원이 되는 건 기정사실이었다.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을 정점으로 하는 상하이방(上海幇) 세력이 그를 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저우는 자기가 맡고 있던 정법위 서기를 물려줘 사법 및 공안 분야를 보에게 맡기고 싶어했다. 심지어 리커창(李克强)이 유력하던 총리 자리를 보에게 줘야 한다는 얘기도 있었다. 이런 구도는 보의 심복이었던 왕리쥔(王立軍)의 미국 총영사관 망명 시도와 뒤이어 아내 구카이라이(谷開來)의 살인사건 개입이 드러남에 따라 물 건너 가버렸다. 그러자 다급해진 저우가 서열상 군부 2인자인 쉬차이허우(徐才厚) 전 중앙군사위 부주석과 결탁해 정변을 기도했다. 그들은 2012년 봄 허베이(河北)성에 주둔하고 있던 모 부대를 동원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실행 직전에 한 휘하 장교가 밀고하는 바람에 발각돼 버렸다.”

 

쉬는 수백억원대의 수뢰 사실이 드러나 지난 4월 당적이 박탈된 상태에서 처벌을 기다리고 있다. 그 무렵 쉬가 동원하려 했던 부대의 구체적인 명칭까지 나돌았고 거사 날짜가 언제였다는 소문까지 번져 뭔가 일이 있긴 있었던 모양이라고 믿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당국의 공식 발표가 나기 전까지는 진위를 확인할 방법이 없는 일이었다.

 

그런 가운데 저우의 다른 혐의가 발견됐다는 발표가 나온 것이다. ‘다른 혐의가 정변 기도임을 암시하는 단서는 함께 발표된 논평에도 등장한다. 인민일보 평론원은 당의 통일단결이란 표현을 두 차례 사용하며, “파벌을 모으는 행위에 결단코 반대하며 당내에서 어떤 형태로든 비공식 조직에 의지하는 일은 절대 허용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양봉음위(陽奉陰違)’도 용인되지 않는다는 표현을 썼다. 양봉음위는 보는 앞에서는 순종하는 체하고, 속으로는 딴마음을 먹는다는 뜻이다. 재미있는 것은 꼭 1년 전 이맘때 북한이 2인자인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을 처형할 때도 이 표현을 사용했다는 점이다.

 

이제 남은 일은 법원이 얼마나 무거운 형량을 선고하느냐의 문제다. 이 역시 공산당이 결정할 일이다. 삼권분립이 이뤄지지 않았고, 모든 국가 기구에서 당의 영도를 우선하는 원칙에 비춰 볼 때 실제로 저우의 판결문을 쓰는 건 공산당이라고 봐야 한다. 그 여파는 저우 개인의 문제로만 그치는 게 아니다. 저우에 대한 단죄가 관심의 대상이 되는 건 개인의 비리가 얼마나 심각한지의 차원을 넘어 중국이란 거대 국가의 권력 향배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유지되어 온 집단지도체제와 공청단·태자당·상하이방 등 다양한 정치파벌 간의 안배와 타협을 통한 권력균점, 물러난 전임 지도자가 여전히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원로정치의 전통 등 여러 관행들이 저우융캉 처벌을 계기로 바뀔 수 있다. 그 귀결점은 시진핑 1인 권력의 강화다.

 

후진타오 인맥 완전 제압할지 관심

 

시 주석은 20121118차 당 대회에서 공산당 1인자로 선출된 직후부터 호랑이와 파리를 다 때려잡겠다고 강조해 왔다. 고위급이든 하위급이든 직위를 가리지 않고 부패와의 전쟁을 펼쳐나가겠다는 다짐이었다. 그로부터 큰 호랑이 저우를 잡기까지 만 2년이 걸렸다. 이 사실 하나만 보더라도 상무위원을 처벌하는 게 얼마나 지난한 작업이었는지, 얼마나 치열한 권력투쟁을 겪었는지 능히 짐작할 수 있다. 저우가 장 전 주석과 쩡칭훙(曾慶紅) 전 국가부주석 등의 후광을 입고 권력 기반을 다져 온 인물인 데다, 정법위 서기를 지내면서 수집해 놓은 전·현직 지도부에 관한 불리한 정보를 바탕으로 반격을 시도한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다.

 

저우의 재판과 함께 다음 호랑이가 누가 될지도 관심사다. 이와 관련해 중화권 언론에서는 다음 타자로 링지화(令計劃) 통일전선공작부장이 심심찮게 거론되고 있다. 그의 형인 링정처(令政策) 산시(山西)성 정협 부주석과 동생인 사업가 링완청(令完成)이 먼저 체포된 것은 사정 당국이 아들과 동생을 먼저 잡아들인 저우 조사 때와 비슷해 보인다. 한때 상무위원 후보감으로도 거명됐던 링지화 부장에 대한 처벌 여부가 정치적으로 큰 의미를 갖는 것은 그가 후진타오 전 주석의 최측근이기 때문이다. 그는 후 주석 시절 그의 비서실장 격인 공산당 중앙판공청 주임을 지냈고, 후 주석과 마찬가지로 공산주의청년단 출신의 엘리트 간부였다.

 

따라서 장쩌민 계열인 저우와 쉬에 이어 후 전 주석의 측근인 링지화 부장까지 처벌한다면, 이는 전임 지도자들이 당··군의 곳곳에 남겨 놓은 세력들을 시 주석이 완전 제압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공산정권을 세운 마오쩌둥(毛澤東)과 개혁·개방의 아버지 덩샤오핑 이후 가장 강력한 카리스마를 가진 지도자로 시 주석이 입지를 굳힐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y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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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최동석 경영연구소




사람 속까지 들여다 보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한 사회의 지도자라면 박근혜와 이명박 정도의 속은 훤히 볼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들이 과거에 무슨 짓을 했던 사람인지를 보면 미래를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을 보다 과학적으로 세련되게 만든 것을 성취예측모형(Achievement Prediction Model)이라고 한다. 








이런 모형을 선천적으로 잘 갖추어져 있는 사람더러 흔히 "사람보는 안목이 좋다"라고 말한다. 사람보는 안목이 부족한 사람들은 이런 과학적인 모형을 통해 사람을 보는 안목을 기를 수도 있다.



인간의 타고난 특성을 꿰뚫어 볼 수 있는 역량중심의 인재평가개념만 있었더라도 이명박과 박근혜가 어떤 인물이었는지 알 수 있다. 인사조직의 기본지식만 있어도 알 수 있는 것인데...

 

 

깜도 안 되는 사람들이 나서서 설치는 바람에 나라가 이 꼴이 된 것이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http://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660563.html





등록 : 2014.10.20 17:48수정 : 2014.10.20 17:49




“사람 속까지 들여다볼 순 없으니 어쩌겠나”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후보 공동선대위원장을 지낸 김종인 전 의원이 20일 “이 정부가 경제민주화를 더는 거론 안 할 걸로 본다”며 “(경제민주화가) 될 수 있는 것처럼 얘기했던 데 대해 국민들에게 굉장히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이날 보도된 <프레시안> 인터뷰에서 “대선 때는 (박 대통령의 경제민주화) 의지를 확실하게 믿었으나, 사람 속까지 들여다볼 순 없으니 어쩌겠냐”며 “한때 내가 너무 과욕을 부린 모양이다. 앞으로는 더는 누구 자문도 안 하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2011년 12월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체제에 ‘경제민주화’라는 화두를 들고 비대위원으로 합류해, 새누리당 공동선대위원장과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을 겸하면서 박근혜 정부 탄생에 기여했다. 그러나 현 정부 출범 뒤 경제민주화가 실종되다시피 하면서 지난해 말 새누리당을 탈당했다. 김 전 의원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대선 때 경제민주화를 제1의 약속으로 내걸었고, 나는 그게 될 것처럼 너무 말을 많이 했는데 지금은 사라졌지 않느냐”며 “책임을 못 지게 돼 국민들께 미안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프레시안> 인터뷰에서 정부 경제정책에 대해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말로는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답습하지 않겠다’고 하는데, 딱 일본처럼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일본은 1985년 플라자 협정 이후 환율이 절상돼 수출 기업의 수익이 뚝 떨어지자 기업을 도와주려고 금리를 인하했고, 재테크 바람을 불러 부동산 가격이 뛰고 주가가 뛰어 사람들이 황홀감에 빠졌다”며 “그렇게 해서 일본 경기는 살아나지 않고 종국엔 빚만 잔뜩 늘었다”고 지적했다. 김 전 의원은 “우리 주요 산업인 조선업, 중공업, 석유화학, 철강, 건설 등의 경쟁력을 어떻게 제고할 것인지 노력해야 한다”며 “막연히 금리 내려주고 경기 부양한다고 되겠냐”고 비판했다. 그는 “대선에서 복지 확대를 약속한만큼 집권과 동시에 세제 개편에 대한 고민을 해야 했고, 올해 정기국회에선 세제 개혁을 해야 했는데 이미 물 건너 갔다”며 “복지 확대를 위한 증세도 이미 틀렸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과 함께 박근혜 정부 탄생을 도운 이상돈 전 비대위원(중앙대 명예교수)도 지난 8일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집권을 도운데 대해 “박근혜 정부의 성공 가능성은 없다”고 신랄하게 비판하면서 “많은 책임감을 느끼며,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한 바 있다. 박근혜 정부 탄생의 외부 수혈 ‘투톱’이 나란히 대국민 사과를 한 셈이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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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최동석 경영연구소

자동차뿐만 아니라 금융상품까지 불량품을 생산하는 미국식 경영에 대한 데밍의 혐오감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미국 경영학계와 실무계가 데밍의 이상적인 사상 때문에 왕따시켰는지 모르겠지만, 데밍은 미국보다는 일본에서 왕성한 자문활동을 벌였고 그의 사상을 가장 잘 이해하고 받아들인 것도 일본인들이었습니다. 그는 통계학자로서, 경영사상가로서, 뉴욕대학교의 교수로서, 그리고 경영컨설턴트로서 일생을 살았습니다.



 

데밍(William Edwards Deming, 1900~1993)의 가르침은 일본인들에게는 구원의 메시지였습니다. 그들은 데밍이 가르치는 통계적 기법에 의한 품질관리만을 배운 것이 아니라 데밍의 경영철학까지 받아들여 실무에 응용했습니다. 그 결과 미국이 결코 따라갈 수 없을 정도의 품질수준을 만들어 냈습니다.

 

데밍의 사상이 가장 잘 나타난 저작


일본인들에게 가르쳤던 데밍의 가르침은 품질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이윤을 창출하자는 것이 품질이기 때문에 품질은 이윤보다 앞선다고 가르쳤습니다. 그리고 품질은 장기적인 계획을 통해서만 진정으로 이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품질관리에는 통계적인 기법이 필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치 않으며 올바른 정신모형(mental model)이 뒷받침되어야 함도 교육했습니다.

 




데밍의 경영철학은 인간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에서 전형적인 미국식 경영과는 다릅니다. 기브앤테이크(give and take)의 정신으로 다른 사람으로부터 뭔가를 얻어내기 위해서만 베풀고, 그 결과에만 집착하는 미국식 경영관행으로는 데밍의 사상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심오한 지식

 

데밍이 도대체 무슨 주장을 했길래 미국인들은 받아들이지 못했는데, 일본인들은 그의 사상을 받아들였을까요? 그는 경영에 관한 수많은 지식체계를 쏟아냈지만, 자신이 직접 심오한 지식(profound knowledge)이라고 골라 뽑은 네 가지가 있습니다. 물론 이 네 가지는 별개의 것이 아니라 한데 어우러진 것으로서, 기업들이 미국식 숫자경영에서 벗어나 최적화된 경영방식으로 변화하기 위해 필요한 핵심적인 요소들이라고 가르쳤습니다.

 

시스템에 대한 인식

변동에 관한 지식

지식이론

심리학

 

시스템에 대한 인식

 

첫째, 시스템이란 목표달성을 위해 협력하는 상호의존적인 구성요소의 네트워크입니다. 구성요소들간의 상호의존성이 커질수록 협력과 의사소통의 필요성은 커집니다. 볼링 팀은 상호의존성이 낮지만 오케스트라는 매우 높습니다. 아마도, 기업경영은 오케스트라보다 더 높은 상호의존성을 나타낼 것입니다. 따라서 기업경영에 있어서 각 구성원은 자신의 생산, 이익 또는 판매 등과 같은 부문별 극대화를 목표로 하거나 경쟁적인 측정방식을 도입해서는 안 됩니다. 전체 시스템에 최대한 공헌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이해해서 시스템 전체의 최적화를 위해 스스로 손해를 볼 수도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시스템에 관한 견해는 후일 피터 센게(Peter Senge, 1947~)의 시스템이론과 학습조직개념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센게의 사상은 1990년에 『제5경영』(The Fifth Principle)이라는 책으로 출간되어 우리나라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변동에 관한 지식

 

둘째, 변동(variation)에 관한 지식이란 통계적 추정의 오류에 관한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학생들의 시험성적을 평균하면, 절반은 평균 이하의 점수를 얻었을 것이고 나머지 절반은 평균 이상의 점수를 얻었을 것입니다. 평균 이하의 성적을 거둔 학생에게 장래에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거나 유능하지 못하다는 통보를 한다면, 학생은 의기소침해지고 굴욕감이나 열등감을 갖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처사입니다.

 

왜냐하면, 어떤 학생의 성적은 그 학생 고유의 능력을 나타낸 것이 아니며, 학교성적이란 아이가 처한 환경에 많은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그런 상황적 원인을 도외시한 채, 성적이 평균 이하의 학생에게 장래가 어둡다는 평가를 내리거나 머리가 나쁘다는 결론을 내리는 것은 변동에 관한 잘못된 지식 때문입니다. 데밍의 변동에 관한 심오한 지식은, 기업에서 성과를 측정하고 평가하는 시스템에도 많은 시사점을 줍니다. 성과가 낮은 직원에게 무능하다는 딱지를 붙이는 것이 얼마나 잘못된 판단인지를 알려줍니다.

 

지식이론

 

셋째, 지식에 관한 이론입니다. 나는 개인적으로 데밍의 지식이론을 가장 좋아합니다. 지식이 없으면 합리적인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데밍의 지식이론이 가장 논란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많은 경영자들이 지식을 그저 무엇에 대해 알고 있는 상태로 이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식은 단순히 무엇을 아는 것이 아닙니다. 지식은 미래를 예측하게 하는 기반입니다. 내가 만약 휴가를 떠난다면 그 후에는 어떻게 될 것인가를 예측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지식이야말로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진보하게 하는 기반입니다. 이 풍요의 기반은 끝없이 확장할 수 있습니다. 지식이 없으면, 즉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면 그 조직은 망합니다. 그래서 지식을 쌓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기서 데밍의 유명한 비유를 인용해 보겠습니다. 챈티클리어라는 수탉에 관한 비유입니다.

 

헛간의 수탉, 챈티클리어는 이론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매일 아침 온 힘을 다해서 날개를 퍼덕거리면서 우렁차게 울었다. 그런 후에 태양이 떠올랐다. 전후 관계가 분명했다. 그의 울음 소리는 태양을 떠오르게 하였다. 그가 중요한 존재라는 사실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예기치 않은 일이 일어났다. 그는 어느 날 아침 울음소리 내는 것을 잊어버린 것이다. 그런데도 태양은 떠올랐다. 풀이 죽은 그는 자신의 이론을 바꾸어야 할 필요성을 깨닫게 되었다.”

에드워즈 데밍, 김봉균 외 옮김, 『품질 석학, 데밍박사의 경쟁으로부터의 탈출』, 한국표준협회컨설팅 2004, 120


 

일단 이론을 가지고 있어야 그 이론의 부적합성과 개정의 필요성을 인식할 수 있고, 새로운 이론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론은 세상을 이해하고 예측하는 방식입니다. 이론이 없으면 학습도 불가능합니다. 그러므로 경영자들이 성공사례를 배우고 익히는 것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경영자들은 자신만의 이론을 가지고 세상을 보아야 하며, 그 이론이 부적합할 경우에는 그것을 스스로 수정해 나갈 수 있어야 합니다.

 

이 세상에는 참값(true value)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강의장에 몇 명이 있다는 숫자는 참값이 아닙니다. 누구를 셀 것인가에 따라 다양한 숫자가 나오기 때문입니다. 남자만 셀 것인가 아니면 여자만 셀 것인가? 결혼한 사람만 셀 것인가 아니면 미혼자만 셀 것인가? 임신한 사람만 셀 것인가 아니면 태아까지 셀 것인가?

 

또한 어떤 관찰도 객관적 사실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어떤 사건은 사람이 처한 입장에 따라 다르게 이해되고 관찰되기 때문입니다. 촛불시위 사태, 용산참사, 국회의원 보궐선거 결과 등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사태를 관찰했지만, 그 사태의 해석은 구구각색입니다. 왜냐하면 자신의 관점에서만 사태를 바라보기 때문입니다. , 다른 사람이 본 것을 보지 않았거나 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어떤 사건을 이해하고 해석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관찰할 것인지를 사전에 합의해야 합니다. 그 합의를 위해서 구성원들에게는 조작적 정의(operational definition)가 필요합니다. 조작적 정의에 대해서는 추후에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한 예를 들면, 내가 인간을 영혼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려는 실존적 존재라고 경영학적으로 정의한 것도 조작적 정의에 속합니다.

 

경영자가 사물이나 현상에 대한 지식이론을 갖는다는 것은 그것에 대한 철학적 입장을 정한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경영자의 경영철학의 정립이 경영행위보다 중요하고 선결되어야 합니다.

 

심리학

 

넷째, 심리학입니다. 심리학의 유용성은 인간은 누구나 다르다는 사실을 가르쳐주는데 있습니다. 인간은 똑 같은 경우가 없습니다. 어떤 패턴이 유사할 수는 있겠지만 결코 동일할 수는 없습니다. 일하는 동기도 다르고, 학습하는 방법과 속도도 다릅니다. 따라서 경영자는 이 차이점을 심리학을 통해 잘 이해해야 합니다. 그래야 모두의 능력과 성향을 적절히 조절하여 최적화함으로써 높은 성과를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리학에 대한 이해의 결여로 노동에 대한 과잉정당화(overjustification) 현상이 일어나곤 합니다. 결국에는 내재적 동기(intrinsic motive)를 왜곡하고 노동의 즐거움을 앗아갑니다. 과잉정당화란, 보상이 없이도 기쁨으로 일하려고 하는 근로자에게 노동의 대가로 추가보상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청소하려고 하는데, 부모가 청소를 깨끗이 하면 용돈을 올려준다는 말을 들었을 때, 오히려 자발적으로 청소하려는 내재적 동기가 변질되어 용돈을 위해 일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월 스트리트의 경영진들은 과잉정당화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입니다. 그들에게 주는 과도한  보상은 일에 대한 순수한 내재적 동기를 왜곡합니다. 그들에게는 도덕적 의무감 같은 것은 안중에도 없습니다. 월 스트리트의 보상체계는 오직 보상을 위해 일하게 만들고 있을 뿐입니다.

 

학생들과 학교에 점수를 매겨서 서로 경쟁하도록 하는 경우에도 역시 심리학의 문제가 발생합니다. 점수에 따라 등급화하거나 서열화하는 경우에는 점수를 높이는 데만 집착하게 만듦으로써 배움의 즐거움을 상실케 합니다. 직장에서도 평가결과에 따른 등급화 또는 서열화와 그에 따른 보상은 일에 대한 즐거움과 창의력을 감퇴시킵니다.

그러므로 더 높은 성과를 지속적으로 창출하기 원한다면, 기업에서 현재 활동하고 있는 성과관리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해야 합니다.
(데밍의 이러한 사상은 교육학자 알피 콘(Alfie Kohn, 1947~)과 스탠포드대학교 경영대학원의 제프리 페퍼(Jeffrey Pfeffer)교수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이들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시 다룰 예정입니다.)


보상이 인간의 정신을 왜곡하는 현상에 대하여

2009/04/09 미국사회의 시스템화된 탐욕이 드러나다

2009/02/27 돈은 인간의 정신을 왜곡한다 


 


데밍의 사상에서 경영에 관한 심오한 지식은 인류에게 많은 것을 시사합니다. 특히 일본인들은 데밍의 사상을 아낌없이 받아들였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실무에 적용함으로써 탁월한 품질을 만들어냈습니다. 일본인들의 품질에 대한 집착과 그 정신은 세계인들을 놀라게 했고, 그 결과 전후 잿더미만 남은 조그마한 섬나라가 30여년만에 세계 초일류 국가를 건설했습니다.

 

미국인들은 나중에서야 부랴부랴 데밍의 사상을 이해하려고 노력했지만, 결국은 무산되고 말았습니다. 미국인들은 데밍의 사상이 자신들의 토양에는 맞지 않는 것으로 이해했습니다. "심오한 지식"이고 뭐고 다 때려치우고, 그들은 당근을 높이 내걸고 그걸 따먹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도록 밀어붙이는 약육강식의 방법이 역시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것이 미국의 상징 월 스트리트의 정신이었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은 미국식 당근 내걸기 전략을 버리고, 데밍의 경영에 관한 심오한 지식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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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최동석 경영연구소

맥나마라는 미국사회를 온통 계량화하려고 했습니다. 국방부 장관으로 재직했던 7년간뿐만 아니라 그 후 세계은행(World Bank)총재로 근무했던 13년간을 합치면, 그의 영향력은 그 누구보다 컸습니다.

그러나, 품질관리 전문가이자 통계학자였던 에드워즈 데밍(W. Edwards Deming, 1900~1993)은 미국경영학의 폐해를 너무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미국 국무부 공무원들에게 미국의 경영기법을 우방 국가에 수출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모든 것을 계량화하는 숫자의 위험성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품질혁신을 위한 혁신적인 사상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었습니다. 그에게는 이익이나 권력, 명예 따위에는 안중에도 없었던 사람처럼 일생을 살았습니다. 나는 데밍을 단순한 경영학자를 뛰어 넘는 위대한 인물로 여깁니다. 내가 그를 추앙하는 이유는 그의 사상에서 단순한 통계학자가 아닌 인간의 냄새를 맡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본적인 경영사상이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음을 확실하게 보여주었습니다. 그의 사상은 탁상공론이 아니라 실제로 일본산 제품의 품질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켰고, 이를 통해 일본이 경제부흥을 일으키게 되었습니다. 그는 품질이 숫자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정신에서 나오는 것임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1980년대 일본 제품들이 미국 시장을 석권하자, 미국기업의 CEO들은 일본품질관리의 아버지 데밍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미국 자동차산업이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서 데밍을 초대해 강연을 들었습니다.

 

노구를 이끌고 나온 데밍은 그 자리에서 다음과 같이 외쳤습니다.

 

미국이 왜 제대로 경쟁하지 못할까요? 일본의 임금수준이 낮아서도 아니고, 도요타 시티에 최신식 시설이 있어서도 아니고, 엔화 약세 때문도 아닙니다. 이 모든 사태의 원인은 바로 여러분들, 경영진입니다!”

 

데밍은 자동차 업계의 최고위직들이 모인 자리에서 제너럴 모터스(General Motors)사장이었던 짐 맥도널드(Jim McDonald)에게 엄한 질책을 퍼부었습니다. GM이 안고 있는 품질문제의 85%는 그의 책임이라고 혹평했습니다.

 

그 후 어떤 사태가 벌어졌을까요? GM의 생산책임자들이 데밍을 몰래 초빙했다가는 목이 달아나는 사태를 감수해야 했습니다. 그 후 자동차업계에서는 데밍이 불 같은 성격의 소유자로 유명해졌지만, 자신의 직무를 방기하고 있던 최고경영진에 대한 질책과는 달리, 학습하고자 하는 인간에 대한 따듯한 애정을 보이곤 했습니다. 기업체의 고위직 임원들이 시스템의 변화에 별다른 흥미를 느끼지 않는 경우, 데밍은 미련 없이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오늘날 미국 자동차 업계가 파산의 지경을 맞게 된 것은 노사문제가 아니라 경영진의 문제였습니다. 품질이 계량화를 통해 이룰 수 있다는 잘못된 믿음 때문이었습니다. 품질은 인간의 영혼과 정신으로부터 나옵니다. 제품의 품질, 기업의 품질, 조직의 품질, 국가의 품질은 지도자의 정신과 마음에서 비롯됩니다. 인간의 품질 역시 그 정신과 마음에 달려 있습니다. 미국의 국가품질이 엉망이 된 것은 그들의 정신문화가 엉망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데밍은 미국 외교부 직원들에게 미국식 경영을 우방에 수출하지 말라고 했던 것입니다.




 

데밍에 관한 에피소드는 안드레아 가보, 심현식 옮김, 『자본주의 철학자들』, 황금가지 2006, 373~445쪽에서 자세히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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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최동석 경영연구소

어린 시절, 미국의 국방장관이었던 맥나마라(Robert McNamara, 1916~)의 이름을 많이 들으면서 자랐습니다. 저녁 때 퇴근한 아버지는 가끔 맥나마라가 어쩌고 저쩌고 하셨습니다. 하도 여러 번 들어서 아직도 그 이름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아버지는 춘천에 있는 캠 페이지(Camp Page)라고 불리던 미 8군 유도탄기지 사령부에서 자동차 정비공으로 일하셨습니다. 미국 국방부 장관과 자동차 정비공 사이에 어떤 연관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집에서는 자주 맥나마라를 언급하셨습니다. 그래서 나는 맥나마라가 그 부대의 자동차 정비반장쯤 되는 사람인 줄 알았습니다.

 

안드레아 가보, 『자본주의 철학자들』, 황금가지 2006

나중에 (미국식) 경영학을 공부하다가 맥나마라가 미국경영학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어려서 듣던 바로 그 사람이었습니다. 맥나마라는 천재적인 인물입니다. 하버드에서 MBA를 받고 곧바로 회계법인에서 사회경력을 시작했지만, 1년 후에는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로 복귀했습니다. 그는 조교수들 중에서 가장 젊었고 가장 연봉이 높았으니까요. 2차 대전 중에 육군 항공대 통계관리국에서 분석적인 통계기법을 사용하여 전투기 폭격의 효과를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주먹구구식으로 작전하던 것을 이런 분석적 기법에 의해 전투를 수행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포드에서의 계량화

 

전쟁이 끝나자, 그는 포드자동차에 들어갔습니다. 군수업체였던 포드자동차가 전후 경영상의 혼란을 겪자 그는 시스템 분석, 계량분석 및 통계이론으로 회사를 개혁해냅니다. 맥나마라는 회계감사를 실시해서 문제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본사에 수백 명의 회계 및 재무분석가를 채용했습니다. 이런 분석을 통해 회사에 비용과 지출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익전망도 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회사의 모든 돈줄을 재무담당자들이 틀어쥐도록 조직을 만들었습니다. 그들은 모든 것을 숫자로 계산하고 합리화하는 조치를 취했습니다. 기업의 재무담당자들이 모든 숫자를 통제하는 관행은 이때부터 생겼습니다.

 

이렇게 해서 전쟁에서 승리했기 때문에, 이런 관리방식은 경쟁자였던 제네럴 모터스(General Motors)보다 더 우수한 기업이 될 것으로 믿었습니다. 맥나마라는 이런 분석기법이야말로 미국기업을 위한 새로운 규칙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회사 내에서는 재무담당자들을 좁쌀 같은 사람들(bean counter, 콩알을 세는 것처럼 융통성이 전혀 없는 쫌생이라고 비꼬는 말)이라고 불렀습니다. 생산부문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취향이나 정서를 들어 재무담당자와는 다른 주장을 펼쳤습니다. 그러면, 재무담당자들은 확실한 숫자와 도표를 보여주었습니다. 토론에서 누가 이길지는 뻔한 노릇이었습니다. 숫자가 항상 이깁니다.

 

한가지 사례가 있습니다. 1949년에 있었던 일입니다. 생산공장을 책임지고 있던 공장장이 본사에 건의를 했습니다. 공장시설이 낙후되었고, 지게차가 지나가지 못할 정도로 협소하여 공장현대화 작업을 하겠다고 말입니다.

 

그러나 맥나마라는 공장 전체에 대대적인 조사를 실시하도록 지시했습니다. 좁쌀까지 세면서 숫자를 만들어내느라 3년이 걸렸습니다. 참다 못한 공장장은 헨리 포드에게 직접 호소문을 보냈습니다. “품질이 엉망이고 페인트칠도 제대로 되지 않습니다. 생산한 차를 건조시킬 수도 없는 형편입니다.” 이 간절한 호소를 통해서 겨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맥나마라는 품질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지만, 품질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잘 몰랐습니다. 품질을 계량화하여 숫자로 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품질을 계량화해야 한다는 것까지는 올바른 발상이었습니다. 그러나 진정한 품질은 인간의 영혼과 정신에서 나온다는 사실은 전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본사가 품질기준을 내려 보내면, 공장에서는 그 기준에 숫자만 맞추는 방식으로 본사의 눈을 피해갔습니다. 그러면 본사는 더 강화된 기준을 내려 보내고, 공장에서는 그 기준을 피하는 요령을 찾아내는 식으로 일이 진행되었습니다. 재무담당자들이 원하는 것은 오로지 수치였습니다.

 

영혼 없는 숫자정신(numerical mind)을 심어놨더니

 

포드자동차는 점점 이익중심의 회사로 변해갔습니다.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방침에 따라 자동차 구조를 분석하여 부품의 비용을 절감하는 방법으로 수익을 증대하고자 했습니다. 이런 고민 끝에 나온 기법이 비용편익분석(cost-benefit analysis)이었습니다. 이 기법은 오늘날에도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이런 분석기법에 의해 개발된 자동차가 핀토(Pinto)입니다. 1970년에 출시된 이 모델은 가격이 저렴해서 서민들에게 많이 팔려나갔습니다.

 

그러나 뒤에서 충돌할 경우, 차가 폭발해 버리는 고질적인 문제가 있었습니다. 핀토(Pinto)의 폭발사고로 최소 59명의 사망자가 나왔습니다. 그 결과 포드자동차는 비의도적 살인(reckless homicide)혐의라는 오명을 얻는 최초의 자동차회사가 되었습니다.

 

비용편익분석을 통해 만들어진 핀토(Pinto)에서 무슨 일이 생긴 걸까요? 폭발하는 문제는 아주 간단한 것이었습니다. 연료탱크 내부에다 고무 라이닝(rubber lining)을 끼워 넣으면 되는 문제였습니다. 그런데 왜 이런 간단한 해결책을 쓰지 않았을까요? 비용편익분석에 의하면, 고무 라이닝을 끼우는데 1 3700만 달러의 비용이 소요되지만, 폭발로 화상이나 사망사고에 따른 총보상액을 확률로 계산하면 4950만 달러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라이닝을 없애는 것이 이익공헌도가 훨씬 높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맥나마라가 포드자동차에 남긴 유산입니다.

 

오늘날 미국 자동차 업계가 파산에 내몰릴 정도로 처참한 신세가 된 것은, 그들이 관리하고 있는 영혼 없는 수치들 때문입니다.

 

어찌 되었든, 계량분석에 입각한 경영관리의 합리화는 맥나마라의 개인브랜드나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는 그 동안의 노고를 인정받아 1960 11월 포드가문의 일원이 아닌 사람으로서 첫 사장에 임명됩니다.

 

국방부에서의 계량화 작업

 

그러나 몇 주 후에 케네디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그는 국방부장관에 임명됩니다. 맥나마라는 기왕에 내각에 들어가려면 재무부장관이 더 낫겠다고 속으로 생각했지만, 케네디는 전쟁을 통해 비대해진 국방부를 대대적으로 개혁하면서, 군부에 대한 문민통제를 강화하고 싶어했습니다. 맥나마라가 제격이었습니다. 그는 장관이 되자마자 그 동안 포드에서 했던 계량분석적 합리화 모델을 적용하기 시작했습니다.

 

Robert McNamara(1967)

1960년 당시, 국방부는 미국 내 25대 기업을 모두 합친 것보다 더 큰 조직이 되어 있었습니다. 맥나마라는 그런 국방부를 자신의 확고한 방침에 따라 개혁해 나갔습니다. 전후 냉전시대에 공산진영과 어떤 방식으로 대결할 것인지를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사건들이 잇달아 터지고 있었습니다. 스푸트니크 쇼크, 한국전쟁, 피그만 침공 실패, 쿠바 미사일 사태, 베를린 장벽 설치와 같은 사건을 경험하면서 중요 정책결정의 정신적 틀(mental program)이 형성되었습니다. 맥나마라는 케네디와 존슨 행정부의 8년간을 국방부장관으로 재직하면서, 공산진영과는 힘으로 대결해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여기서 힘이란 숫자였습니다.

 

맥나마라가 믿었던 계량화가 그 폐해를 드러낸 것은 사실 포드자동차 핀토(Pinto)만이 아니었습니다. 월남전쟁에서 더욱 확연히 드러났습니다. 케네디는 직접 전쟁을 원하지는 않았지만, 베트남 남부를 공산주의자들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특수부대와 군사고문단을 16,000여명까지 파견했습니다. 베트남이 공산화되면, 주변국들이 도미노처럼 공산화 된다는 소위 도미노이론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기록에 의하면, 케네디는 1964년 재선 이후에 월남에서 철수하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1963년 말까지 파견인원의 일부를 철수하도록 명령했습니다. 1963 11월 케네디가 암살된 후, 후임자인 존슨 대통령은 케네디의 계획을 취소시켰습니다. 이 배후에는 맥나마라가 있었습니다.

 

맥나마라는 모든 숫자를 통제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중앙정보국(CIA)에서 올라온 보고서도 신뢰하지 않았습니다. CIA의 보고서에는 베트남이 공산화되더라도 캄보디아를 제외한 나머지 동아시아 국가들이 공산화될 염려는 거의 없다는 내용이 담겨있었기 때문입니다. CIA는 도미노 이론에 대해 회의적이었고, 베트남 전쟁에 대해도 부정적이었습니다.

 

월남전의 계량화

 

맥나마라는 CIA내부에 특별전담반을 설치했습니다. 그 전담반의 임무는 베트남에서 진행된 모든 폭격기의 출정 결과를 수치화하는 것이었습니다. 월별 폭탄투하의 종류, 위치와 수, 그리고 그 효과를 분석해서 보고했습니다. 그는 다른 어떤 것보다도 수치분석 결과를 신뢰했습니다. 맥나마라는 정작 계량적 분석기법에 대해 그것을 개발한 과학자들보다도 더 깊은 신뢰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미국이 베트남 북부를 공격해야 한다는 주장을 뒷받침할만한 근거가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1964 8월 미국이 월남에서 본격적으로 전쟁을 치를 수밖에 없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베트남 북부 통킹만(Gulf of Tonkin) 공해상에 머물던 미군 구축함이 어뢰정에 공격을 받는 사건이 터졌습니다.

 

보복공격을 빌미로 즉각 의회의 승인을 얻어 선전포고도 없이 베트남 북부를 대규모로 공격하기 시작했습니다. 월남전은 그렇게 확대되어 갔습니다. 계량적 분석기법으로 계산한 바에 따르면, 그 해 크리스마스까지 전쟁을 끝낼 것이라고 국방부는 믿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로부터 10년도 넘게 전쟁은 계속되었습니다.

 

베트남 전쟁이 통제불능의 상태로 빠져들고 있었지만, 국방부는 폭격횟수, 적군 보급로 차단 건수, 전사자 수 등 수치관리를 계속했습니다. 그러나 계량화할 수 없는 문제들에 대해서는 속수무책이었습니다. 계량화의 천재 맥나마라인들 월맹군의 열성과 투혼을 무슨 수로 수치화할 수 있었겠는가.

 

나중에 밝혀진 것이지만, 맥나마라가 특별전담반에 지시해서 계산한 분석보고서에는 폭탄투하가 제대로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뿐 아니라 40여년이 지난 2005, 기밀에서 해제된 문서들을 조사한 언론은 기막힌 사실을 보도했습니다. 통킹만 사건은 완전히 조작된 것이었습니다. 당시 공격을 받았다는 구축함의 함장은 어뢰정을 본적도 없다고 진술했습니다.

 

미국은 베트남과의 전쟁에서 군사적으로도 패했지만, 도덕적으로도 패하고 말았습니다. 계량적 모형과 그 수치를 믿은 결과였습니다.

 

그리고 계량화에 대한 폐해와 후회

 

맥나마라는 나중에, 베트남이 공산화 될 경우 공산주의가 아시아 전역으로 확산되는 위험을 너무 크게 생각했다고 고백했습니다. 그는 계량모형의 분석결과들을 보니까, 베트남 정도는 속전속결로 끝낼 수 있다는 결론을 얻었던 모양입니다. 그는 힘의 우위로 밀어 부치면 된다는 신념 때문에 다른 정보들을 제대로 검토할 수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이 책에서 미국경영학의 사상적 배경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시스템 분석이나 계량분석 모형, 그리고 경영분석 기법들은 인간의 가치판단을 대신해 주지 않습니다. 인간은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을 골라서 봅니다. 그러므로 숫자의 의미는 보는 사람의 신념에 따라 달라집니다. 자신이 원하는 숫자가 나오지 않으면 숫자는 얼마든지 바꿀 수 있습니다. 모형의 전제와 가정을 바꾸기만 하면, 숫자는 바뀝니다. 전제와 가정을 정하는 것은 모형이 아니라 인간의 영혼과 정신입니다.

 



맥나마라는 아쉽게도 이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을까요? 그는 놀랍게도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근본적인 문제들을 다루지 못했으며,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파악하지 못했다는 사실마저도 깨닫지 못했다. …… 인간의 다른 측면들과 마찬가지로, 국제 문제에 있어서도 직접적인 해결책이 없는 문제들이 많다는 사실을 우리는 깨닫지 못했다. 자신의 생애를 문제해결에 대한 믿음과 실천에 바친 사람으로서는 사실 이런 점을 인정하기가 무척 어렵다. 하지만 우리는 이따금 불완전하고 정돈되지 않은 세상과 함께 어울려 살아가야 하는지도 모른다.”

Robert S. McNamara, Argument Without End: In Search Of Answers To The Vietnam Tragedy, PublicAffairs 1999. 안드레아 가보, 심현식 옮김, 자본주의 철학자들, 황금가지 2006, 301~302쪽에서 재인용


 

그의 말이 변명인지 회한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인간과 사회를 수학적 모형으로 정돈해 보고자 했던, 그리고 그 모형을 전세계에 전파하고자 했던 맥나마라는 자신의 생애 끝 무렵에 가서야 세상이 수치로 정돈되지 않다는 사실을 이해한 걸까요? 그의 세계와 인간에 대한 오만한, 그리고 잘못된 신념으로 인한 폐해는 어디에다 클레임해야 하나요? 그나마 다행인 것은, 자신이 잘못했다고 정직하게 고백했다는 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테일러의 과학적 관리법의 문제점을 통렬하게 비판한 드러커의 외침, 테일러의 후예인 맥나마라에 의해, 메아리도 없이 거의 사라지는 운명을 맞았습니다. 계량화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은 미국식 경영학과 경영실무에서 더욱 확고해져 가고 있습니다. 모델은 더욱 정교해지고 있고, 그럴수록 경영자들은 더 좋아합니다. 물샐 틈 없이 직원들을 쥐어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모델이 정교할수록 더 고가에 팔리고 있습니다.

 

p.s. 내가 어려서부터 귀따갑게 들었던 맥나마라의 생애는 <The Fog of War>라는 다큐멘터리 필름으로도 제작되어 영화제에서 상도 받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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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최동석 경영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