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챙김'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8.11.04 Mindlessness에서 Mindfulness로(1)
  2. 2008.10.27 <술 먹는 사회>에서 <책 읽는 사회>로 (1)

인간은 태어나서 여러 가지 사회적 규범과 규칙, 그리고 법칙과 습속을 배우면서 성장합니다. 이것은 세상을 이해하고 살아가는데 많은 도움을 줍니다. 그러나, 이런 경험은 세상을 단순화 하는 치명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더구나 현실에 대한 왜곡된 시각을 갖게 하기도 합니다.

우리의 경험은 새로운 현상에 대해 주어진 범주(category)와 관점(viewpoint)을 고수하게 하며, 기존의 사물에 대해서도 미세한 차이를 구별하여 인식하지 못하게 합니다. 습관적으로 또는 무심코 어떤 일을 처리합니다. 뿐만 아니라 어떤 사태에 대한 감정적인 반응상태도 자동적으로 드러냅니다.


여자의 마음은 갈대와 같다거나 키 큰 사람은 싱겁다는 일반적인 생각이 졸고 있는 마음상태’ 또는 굳어있는 마음상태(mindlessness)를 나타냅니다. Mindlessness마음놓음이라고 번역할 수도 있습니다. ‘마음이 사라진 상태또는 마음을 놓은 상태를 말합니다. 하버드대 심리학과의 엘렌 랑어 교수가 쓴 『마음챙김』(이양원 옮김, 동인 2008)은 우리의 일상생활과 조직생활에도 많은 시사점을 줍니다.

 

나는 이것을 깨어있는 마음상태와 대비하여 ‘굳어있는 마음상태라고 번역하기를 좋아합니다. 졸고 있거나 굳어있는 상태에서 깨어있는 마음상태로 나가려면 누군가 깨워줘야 합니다. 이때 자명종의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필요합니다. 나는 이런 웨이크업콜(Wake-up Call)을 줄 수 있는 사람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싶어서 이 홈페이지형 블로그도 만들었고, 지금까지의 나의 강의와 자문 서비스가 대부분 이런 역할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굳어있는 마음상태(mindlessness)는 기존의 관점(viewpoint)이나 범주(category)의 틀에 갇혀 있기 때문에 자신이 당면한 문제나 장애물을 해결할 수 있는 자원이 부족하거나 없다고 생각하게 합니다. 최근 연예인들이 자살하는 경우가 많은데 자신의 관점과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더 이상 다른 가능성과 해결책이 없다고 단정해 버립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누군가 주위에서 졸고 있거나 굳어있는 마음상태에다 웨이크업콜을 넣어주었다면, 깨어있는 마음상태가 되어 이전보다 더 활기찬 신념으로 세상을 살아 갈 수 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을 갖습니다.

 

여기서 졸고 있거나 굳어있는 마음상태(mindlessness)는 일상생활에서 대부분의 현대인들에게 광범위하게 퍼져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것은 다음과 같은 부작용을 낳습니다.


굳어있는 마음상태(mindlessness)의 특성
 

첫째, 편협한 자아상(自我像)을 형성합니다. 개인이든 기업이든 일단 특정한 관점에 빠져 치우친 자아상을 갖게 되면, 상황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다른 기회를 보지 못하게 됩니다. 특히 주부들이 자기 자신을 편협하게 정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누구누구의 아내, 누구누구의 엄마, 남편 좋아하는 요리를 하는 사람 정도로 규정해 버립니다.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업의 핵심목적과 업의 본질을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면 편협한 관점으로 고정되어 시장의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게 됩니다.

 

둘째, 넓은 길로 들어섭니다. 남들이 많이 하는 방식을 따라 합니다. 그러면 마음의 인지적 부조화를 덜 느끼기 때문입니다. 남들이 야구 좋아하면 나도 좋아해야 되는 것으로 강요 받게 됩니다.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남들이 좋다고 하는 신사업 영역에 너도나도 뛰어들어 레드오션(red ocean)에서 경쟁해야 하는 상황을 맞습니다. 남들과 다른 길을 선택하기를 두려워합니다.

 

셋째, 통제력을 상실합니다. 자신의 문제가 유전적 원인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하는 알코올 중독자들은 자기 통제를 포기함으로써 중독에서 탈출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혼에 관한 연구에서도 결혼실패를 전배우자의 탓으로만 돌리는 사람은 여러 가지 원인설명과 선택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에 비해 더 오랫동안 고통을 겪습니다. 기업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나의 경험에 의하면, 경영자들이 자신의 부하직원들이 무능해서 회사가 성장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경우 초일류기업의 인재를 확보하면 쉽게 해결될 것처럼 한탄하지만, 정작 직면한 문제에 대한 다양한 해결책을 스스로 찾아내지 못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면서 더 유능한 인재를 채용하도록 도와달라는 부탁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넷째, 무기력을 학습합니다. 반복적인 실패의 경험은 통제력의 상실감을 가져옵니다. 굳어있는 마음(mindlessness)의 특징은 어떤 문제상황에 직면해서 해결책을 써봐도 소용없다는 것을 알고는 쉽게 포기하도록 유도합니다. 조직의 여러 가지 제도적 장치들은 대부분 조직의 질서를 우선시하기 때문에 구성원의 창의력과 잠재력을 억압합니다. 튀는 사람이 정 맞는다는 사실을 실제로 몇 번 경험하고 나면, 새로운 생각과 아이디어는 포기합니다. 그러나 일부 야망이 넘치는 사람은 조직을 떠나 창업하기도 합니다. 나머지 사람들은 회사의 규정과 룰에 순응하여 해고되지 않을 정도로 일해주고 자신의 개인적인 삶을 즐깁니다. 나중에는 학습된 무기력을 즐기기까지 합니다.

 

다섯째, 잠재력이 위축됩니다. 이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굳어있는 마음(mindlessness)은 잠재력을 땅에 묻어두는 어리석음을 자초합니다. 유능하고 아이디어가 많지만, 꼼꼼한 상사와 함께 일하는 부하는 늘 상사의 마이크로 매니지먼트에 맞춰 줄 뿐, 더 이상 다른 일을 하지 못하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마음이 굳어 있으면 구성원과 조직의 잠재력을 썩히게 되고, 이런 현상이 장기화되면 조직은 점점 고사됩니다.

 

이런 악순환의 고리에서 벗어나는 길은 <깨어있는 마음상태(mindfulness)>로 모드 전환을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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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최동석 경영연구소


지난 여름 휴가를 다녀온 이후에 처음으로 주말에 23일간(2008.10.24~26) 여행을 다녀 왔습니다. 충남 태안군 안면도에 위치한 드르니오션리조트(www.deureuni.com)에서 보냈습니다. 소나무 숲에다 아름다운 통나무집을 지어서 펜션처럼 운영되는 곳입니다. 13천 평의 해안가 언덕에 지어서 양쪽으로 바다가 보입니다.

영어교육회사인 하이잉글리시(www.hienglish.com) 제이윤 사장의 도움으로 그곳에서 지낼 수 있었습니다. <둥글래>라는 통나무집에서 잤는데 아래층은 온돌난방이 되지만, 이층에는 전기장판으로 난방을 합니다. 뜨끈하게 잘 잤습니다. 이번에 가져간 책은 두 권이었습니다.


엘렌 랑어, 이양원 옮김, 『마음챙김』(Mindfulness), 동인 2008

데보라 프라이스, 진우기 옮김, 『머니 테라피』(Money Therapy), 양문 2001


다 읽지 못했지만 많은 것을 얻고 돌아왔습니다. 삼봉 해수욕장, 가경주와 안면도 끝자락에 있는 영목항까지 들려 어촌을 구경하면서 해변을 걷기도 하고 오랜만에 바닷바람을 쐬었습니다. 태안군 고남면 고남리에 들러 굴 까는 노부부에게서 굴을 2kg이나 샀습니다.


여러분은 굴 까는 이 부부의 연령대를 맞출 수 있을까요? 50? 60? 70대?

나는 50대 후반쯤으로 생각했습니다. 잠깐 동안의 대화에서 할아버지는 39년생이니까 우리 나이로 70세라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습니다. 바닷가에서 굴 까는 것을 천직으로 살아 왔을 노부부는 그 일을 재미있어 하는 것 같았습니다. 늙을 리가 없겠지요. 시장의 주문에 따라 꿀을 까서 납품하고 있었습니다. 단순 가공업을 하는 셈이죠. 이 시대의 장인(匠人)을 만난 기분이었습니다.

시골 노인들이 도회지 노인들보다 더 늙어 보이는 편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내 생각이 편견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2kg이면 충분할 텐데 저울금도 아주 후하게 주었을 뿐 아니라 옆에 있는 텃밭에서 고추 무 파 등을 필요한 만큼 가져가라고까지 했습니다. 아내는 신나서 한줌씩 캐왔습니다. 저녁상이 상상외로 풍성했습니다.

<수선화>라고 이름 붙인 옆집에는 젊은이들 여러 명이 투숙했습니다. 아침 일찍 산책 삼아 나갔다가 깜짝 놀란 것은 그 옆집 발코니에 빈 소주병 수십 개가 모여있는 것이었습니다. 밤중에 좀 시끄럽다 했더니 술 마시면서 밤새 놀았던 모양입니다. 왜 젊은이들이 모이면 술로 밤을 샐까요? 제정신으로는 서로 할 말이 없어서일까요? 술이 과하면 정신을 혼미하게 하기 때문에 횡설수설 중언부언을 마구 해대는 데, 그들은 그것을 맹자가 말하는 호연지기(浩然之氣)라고 생각하는 걸까요? 6,70년대 학교를 다녔던 사람들은 술보다는 사회적 이슈를 토론의 대상으로 여겼던 것 같은데, 지금은 독재와 같은 사회적 이슈가 사라졌기 때문일까요? 직장에서도 술을 먹어야 정상적인 커뮤니케이션이 되기 때문일까요?

 

아무튼 술을 잘 먹어야 비즈니스가 된다는 것은 우리 사회의 독특한 문화인데, 제정신이 아닌 상태라야 비즈니스가 된다는 것은 뭔가 앞뒤가 잘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술이 아니라 책에 취한 채 사회적 이슈에 대해 토론하는 문화가 젊은이들 사이에 정착되게 할 수는 없을까요?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진출하면 처음으로 가르치는 것이 술 문화입니다. 선배나 상사 앞에서는 상대방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마시지 못하고 옆으로 돌려서 먹는 못된 버릇은 도대체 언제 어떻게 생겨난 건지 모르겠습니다. 술잔을 부딪칠 때도 상사의 술잔보다 더 높여서는 안 되는 규칙도 있다지요. 폭탄주 제조기술은 날이 갈수록 발달하고 있습니다. 그걸 잘해야 리더십이 있는 줄 아는 세상이 됐습니다. 술좌석의 예의도 따지자면 한도 끝도 없습니다. 한 달에 책 한 권도 읽지 못하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도록 가르치지는 못할 망정, 못된 술버릇부터 가르치는 이 엽기적인 문화를 우리는 왜 반성적으로 보지 못할까요.


일본인은 벌써 노벨상을 16명이나 받았습니다. 우리는 평화상 한번 외에는 아직 없습니다. 단순히 숫자로만 비교하면 우리의 16배나 됩니다. 인구는 대략 3배 정도밖에 안 되는데 말이죠. 그것도 남북한 합치면 두 배밖에 안 됩니다. 위계질서를 잡으려고 술 먹는 것부터 가르치는 사회에서 노벨상을 더 기대할 수 있을까요? 학문적인 발전은 그 사회에 그 만한 저력을 축적해야 가능한 일입니다. 그것은 술 먹는 문화로는 절대로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것은 책을 읽는 데서부터 시작됩니다.

어떤 책이라도 좋으니 책을 읽는 것을 어려서부터 습관화할 수는 없을까요? 그것이 직장에서도 그대로 이어지도록 할 수는 없을까요? 은퇴 후에도 책을 떠나지 않도록 할 수는 없을까요? 우리 민족이 책을 읽지 않고는 견딜 수 없도록 만드는 어떤 묘수는 없을까요? 굴 까는 노 부부처럼 20년은 젊어지려면 자기 분야에서 장인(
匠人)이 되어야 한다고 연구결과로 발표하면 안 될까요? 아니, 책을 읽은 것만큼 무병장수한다는 연구결과는 어디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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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최동석 경영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