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를 관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성과는 관리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좋은 문헌들이 몇 권 있습니다. 관리에 대한 패러다임을 다르게 생각하도록 유도하는 문헌들이죠.

그 중에서 오늘은 『성과관리 시스템의 패러다임을 바꿔라』(Catalytic Coaching, 개롤드 마클 지음, 갈렙앤컴퍼니 옮김, 교보문고 2007)를 소개합니다. 이 책은 예전에 나와 함께 일했던 이용석 상무(현재는 삼천리 그룹의 기획담당)가 번역 출판했습니다.

 

『성과관리 시스템의 패러다임을 바꿔라』(Catalytic Coaching, 개롤드 마클 지음, 갈렙앤컴퍼니 옮김, 교보문고 2007)

 

지식사회가 되면서, 성과에 대한 객관적 측정과 평가가 점점 더 어려워졌습니다. 계량화할 수 있는 성과란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성과일수록 오히려 계량화가 곤란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전통적인 성과측정 시스템에 대한 불신과 불만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존의 성과평가방식은 외려 점점 더 부작용을 낳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뚜렷한 대안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인사학계의 현실입니다.

 

그런데, 성과를 관리하는 전통적인 방식에 대해 도전한 사람이 있습니다. 개롤드 마클(Garold L. Markle)이라는 컨설턴트입니다. 인사부문에서 실무를 담당했던 사람으로 지금은 코칭, 교육, 컨설팅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꼼꼼하게 읽어본다면, 우리의 성과관리방식이 어떻게 바뀌어야 할지 방향을 제시해 줄 것입니다. 내가 경영대학원의 MBA 학생들에게도 이 책을 교재로 읽힌 적이 있는 데, 당시 대기업의 인사담당자였던 학생은 이 책을 읽고는 어쩔 줄 몰라 했습니다. 진퇴양난에 빠진 것이죠. 그는 기존의 성과관리방식이 회사에 너무나 견고하게 뿌리내려 있기 때문에, 성과관리를 코칭방식으로 바꿔야 한다는 사실에 큰 두려움을 느꼈던 것이죠. 그리고는 어떻게 해야 할지를 나에게 질문했습니다. 아마도 여러분 역시 같은 질문을 할 것입니다.

 

인사관리가 바뀐다는 것은 인간관이 바뀐다는 것을 말합니다. 시스템이 바뀐다는 것은 시스템에 대한 철학과 사상이 바뀐다는 것입니다. 성과관리가 바뀌려면 성과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이 책을 꼭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 번역도 참 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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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최동석 경영연구소

보상제도에서 성과에 따른 차별적 보상이 심대한 경우에는 어떤 현상이 나타나는가?

모든 제도는 항상 구성원에게는 강력한 구속력을 갖고 있지만
, 상징적 메시지를 주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지각을 세 번 하면 한번 결근한 것으로 간주하는 규정이 있다고 칩시다. 이러한 규정은 어떤 메시지를 줍니까? 지각하지 말라는 메시지입니다. 세일즈맨에게 성과급을 기본급의 50퍼센트가 되도록 제도화했다면 이것은 무슨 메시지를 줍니까? 어떤 방식으로 판매활동을 하든 세일즈 볼륨을 높이라는 무언의 메시지입니다. 높은 당근을 내걸었기 때문에 그 당근이 성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실제로 당근이 성과창출에 도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당근이 없다면 누가 일에 참여하겠습니까? 따라서 보상이 평가결과와 어떤 방식으로든 연결되어야 하지만, 연결의 내용과 방식은 그 조직의 문화적 수준 또는 성숙 정도에 따라 적절히 조화를 이루어야 합니다.

 

당근(보상)이 과연 일의 목적이 될 수 있는가의 문제입니다. 내가 한국은행에서 20년간 일했던 시절을 돌아보면, 유형 무형의 보상이 있었기 때문에 때로는 혹독한 일도 견뎌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가족의 삶이 나에게 달려 있었기 때문에 어려운 일도 반감이나 싫증 없이 받아들였던 것 같습니다. 동기들과 같은 수준에서 보상을 받았고, 승진도 다들 비슷비슷하게 했습니다. 아주 유능한 사람은 총재나 부총재 정도의 출세를 노려볼 수 있습니다. 20년씩 함께 일하다 보면, 각자의 능력은 밝혀지게 되어 있으니까요. 그래서 동기 중에 누구누구는 총재감이라는 소문이 납니다. 한국은행 역사를 보면, 대개 그런 인물들이 총재 또는 부총재가 됐습니다. 정권이 바뀌더라도 대세에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한국은행이 너무 폐쇄적이고 보수적이라는 외부의 비판이 있긴 하지만, 조직 자체로서는 예측가능한 인사가 실현되었던 셈입니다. 그리고 직원들 대부분은 승진과 보상에 상관없이 한국은행에 근무하는 것 자체를 명예롭게 생각했습니다.

 

명예 얘기가 나와서 생각난 것이 있습니다. 한국은행에서 3년간 조직개혁작업을 하느라 고생을 했다는 얘기는 예전에 했습니다. 그때 보상제도를 어떻게 해야 하느냐의 문제로 당시 헤이그룹(Hay Group) 일본지사에 자문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헤이그룹은 미국의 인사전문가였던 에드워드 헤이가 20세기 초중엽에 세운 인사컨설팅회사인데, 전세계적으로 서비스를 합니다. 다나카 시게루 사장과 와타나베 토시카즈 부사장이 세미나와 워크숍을 진행하면서 한은의 조직개혁작업을 많이 도와주었습니다. 문제는 직무평가방법론인 <헤이 가이드 차트 Hay Guide Chart 기법>을 통한 직무평가와 그 결과에 근거한 보상제도를 설계할 때 발생했습니다. 직무평가야 주어진 차트에 따라 하면 되는데, 그 결과를 직급체계로 구분해서 보상제도를 설계할 때 논란이 생겼습니다. 헤이그룹의 견해는 당연히 성과평가 결과에 따라 개별적으로 차별적 보상이 주어져야 하며, 그것이 가급적 점차 벌어져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전형적인 미국식 사고였습니다.

 

헤이그룹에서 한은 경영진에게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였던 것으로 기억됩니다만, 당시 박철 부총재의 언급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돈 몇 푼 가지고 사람들을 치사하게 만들지 말라는 얘기였습니다. 여러 사람들이 다들 한마디씩 하는 얘기 중에 한 말이었기 때문에 대부분 그냥 흘려 들었을 텐데, 내 귀와 마음 속에는 아직까지도 그 말이 깊이 꽂혀 있습니다. 이것은 인간이 경제적 합리성을 넘어서는, 명예를 중시하는, 논리로 설명하기 어려운 인간 본연의 속성과도 관련된 문제입니다. 인간은 돈과 어떤 관계에 있느냐에 따라 명예로워질 수도 있으며, 돈 때문에 치사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평가와 그에 따른 보상제도가 구성원들의 마음 속에 명예로움을 느끼도록 하지는 못할 망정 치사함을 느끼도록 해서는 안 됩니다.

 

나는 한국은행의 개혁작업을 어느 정도 정리하고 나서 한은을 떠났습니다. 컨설팅 시장으로 나왔을 때, 한은과는 완전히 다른 세계가 있다는 사실에 당황했습니다. 세상의 모든 것이 돈으로만 평가된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회계사들과도 많은 일을 해야 했는데, 고객에게 자문료나 컨설팅 비용 등을 청구하기 위한 도덕적 해이가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이것은 기본적으로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말하자면, 고객은 저렴한 비용을 요구하고, 회계법인이나 컨설팅 회사에서는 가격경쟁을 통해 수주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합니다. 일단 수주하고 나면, 회계사나 컨설턴트들의 투입시간을 조정하여 비용을 과다하게 청구함으로써 회계법인이나 컨설팅 회사의 수지를 맞추는 관행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컨설팅 회사는 연구개발에 시간을 쓸 여유가 거의 없습니다. 나는 이것이 컨설팅 시장의 악순환을 계속하게 하는 원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보려고 시도했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를 잘 몰랐습니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다음에야 사태의 본질을 알게 되었습니다. 회계사와 컨설턴트들이 자신을 앵벌이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그런 사태를 방조하는 회계법인과 컨설팅 회사 경영진의 태도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유정식, 『컨설팅 절대 받지 마라』, 거름 2007을 참조하세요. 컨설팅 세계에 대해 잘 묘사해 놓았습니다. <infuture>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데 배울 것이 많습니다.)

 

이들 경영진의 태도는 회계사와 컨설턴트를 인간이 아니라 돈을 벌어오는 기계로 생각하는 착취구조로 고착되어 있습니다. 대형회사의 경영진은 과도한 보상을 받아가지만, 그들의 보상구조는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 있습니다. 베일에 가려져 있다는 말은 투명성의 가치를 상실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경영진으로 올라서서 큰 보상을 받을 날을 고대하면서, 젊은 회계사와 컨설턴트들은 앵벌이와 같은 인고의 나날을 보냅니다. 그 동안 전문성과 실력을 쌓기 보다는 프로젝트 수주요령을 익힙니다. 회사가 당근을 내걸고, 젊은 회계사와 컨설턴트들의 재능을 뽑아내는 구조입니다. 여기에는 무형의 폭력이 숨어 있습니다. 옳고 그름의 판단기준은 오로지 돈이 되느냐 아니냐입니다.

 

교육계의 먹이사슬도 같은 구조입니다. 교사는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잘 보여야 할 유인이 거의 없습니다. 학교장에게 잘 보이는 것이 승진에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학교장은 교육청관료들에게 잘 보여야 좋은 학교로 발령을 받게 되고, 교육청은 교육부 관료들에게 잘 보여야 국물이 떨어지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윗사람들이, 주로 행정관료들이 일선의 교사들을 힘과 돈으로 쪼면 쫄수록 더 잘 가르칠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는 듯 합니다.

 

일정한 경력이 있고 잘 가르치는 교사를 수석교사로 임명하는 것을 당근으로 내걸기도 했지만, 교육이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교사들에게 계급을 두어 교육행위를 유인하려는 것이야말로 어리석음의 표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교사들의 인사고과에 따른 성과급을 차등 지급하는 방식으로 교육계를 혁신해 보려고 하지만, 교사들간의 불신과 불화만 일으켰습니다.

근본은 무엇인가? 교육부의 행정관료에서부터 일선 교사들을 거쳐 학부형에게 이르는 착취구조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은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권력을 포기하고 아래로 내려와야 합니다. 그리고 진정으로 학부모와 학생들을 섬기는 것입니다. 교사는 학생을 섬기고, 교장은 교사를 섬겨야 합니다. 교육청은 각급학교장과 교사들을 섬겨야 합니다. 교육부 행정관료들이 지방의 교육청을 섬기면 문제가 해결됩니다. 우리나라 공교육이 살아날 것입니다.

 

착취구조라고 말하면, 사람들이 섬뜩하게 느낄지도 모르겠습니다. 착취가 어떻게 시작되는지 살펴보면 금방 이해할 것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다르게 태어났습니다. 세상에 다른 사람과 똑 같은 사람은 한 사람도 없습니다. 윗사람은 권력이 있기 때문에 자신과 다르게 생각하는 아랫사람에게 명령함으로써 자기와 동일한 생각을 하도록 강요할 수 있습니다. 만약 자신의 명령과 지시대로 실행하지 못하면 보상과 처벌권한을 발동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다른 사람을 자발적인 동기가 아닌 당근과 채찍으로 움직이는 것이 문제인데, 이것이 바로 헤겔이 말하는 주인과 노예의 변증법적 관계입니다. 이런 관계가 시작되면, 아랫사람은 실존적 존재가 아닌 물질적인 생명체로만 존재합니다. 조직구성원의 고유한 잠재력을 왜곡하기 때문에 바로 이때부터 착취고리를 형성하기 시작합니다.

 

여기서 나아가 성과평가 활동과 그 결과물, 그리고 그에 따른 보상이 조직구성원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는지 잘 생각해 봐야 합니다. 개별성과급이 나쁘다 좋다를 논하기 전에, 그 성과급이 조직구성원들의 의식과 무의식에 어떤 메시지로 인식되고 있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내가 속한 조직의 보상시스템은 나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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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은 성과를 내기 위해 <구조와 시스템, 그리고 절차로서 제도화되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때 제도화의 지향점은 성과입니다. 그래서 성과론이 고성과조직(High Performance Organization)의 핵심을 이룹니다. 매 회계연도에 맞추어 성과목표를 설정해야 하는데, 이때 필요한 것은 그림에서 보듯이 성과책임과 연간사업계획입니다.

 

High Performance Organization

 

연간사업계획이 필요 없다고 극단적으로 주장하는 사람도 있으나, 미세한 것까지 미주알고주알 언급하는 연간사업계획의 폐해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조직의 의지의 표현인 사업계획(business plan)은 어떤 경우에도 필요합니다. 사업계획을 세울 것인가 말 것인가의 논쟁은 사업계획이 구성원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고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사업계획에서 중요한 것은 현실은 결코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계획은 계획일 뿐입니다. 계획이 의미를 갖는 것은 계획에 관련된 사람들에게 구체적 지향성을 제시한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부산에 가려는 목표를 세웠을 경우(, 부산에 도착하는 것을 성과라고 정의했을 경우), 계획이란 바로 언제 어떻게 갈 것인지를 정하는 것이므로, 상황에 따라서는 매우 다양한 수단이 있기 때문입니다.

 

성과목표는, 맡은 직무의 성과책임과 조직의 전략에서 구체화된 연간사업계획을 바탕으로, 설정되어야 합니다. 이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성과목표는 타율적으로 세우는 것이 아니라 조직구성원의 자율성에 맡겨 두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당연한 것이지만, 모든 조직구성원은 시간, 예산, 인원수 등을 포함한 연간사업계획에 따라 자신이 맡은 직무의 성과책임을 고려하여 스스로 성과목표를 세워야 합니다. 성과책임이 부산에 도착하는 것이라면, 성과목표는 언제까지 대전에 도착하고, 다시 언제까지 대구에 도착할 것인지를 정의한 것입니다. 물론 이를 위한 수단과 방법도 정의되어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KTX로 갈 것인지, 자전거로 갈 것인지 등과 같은 것 말입니다.
 
이렇게 성과목표가 구체화된다는 것이 곧 계량화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매출액, 영업이익률, 자산운용수익률, 시장점유율 등과 같이 계량화가 가능한 것들은 계량화할 수 있겠지만, 불가능한 것을 굳이 계량화하려고 애쓸 필요는 없습니다. 조직의 성장과 발전에 있어서 계량화되는 것보다 계량화되지 않는 정성적인 것들이 더 중요한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성과론에서 가장 첨예하게 논쟁이 되는 분야는 성과목표 설정보다는 성과평가에서 발생합니다. 성과를 어떻게 평가해야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인가에 관심이 많기 때문입니다. 평가만큼 논란이 많은 이슈도 없습니다. 평가가 내용을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평가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정작 평가의 본질에 대한 논의는 거의 없습니다. 평가의 방법과 기술적 문제에만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평가를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제 이전에 평가란 무엇인가를 정의해야 이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습니다.

 

평가를 보상결정을 위한 수단 또는 도구로 이해하는 경우가 있고, 관리자의 권력행사의 일환으로 생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것은 평가의 본질과는 거리가 먼 것입니다. 평가는 과거의 잘잘못을 가려서 그 원인을 캐는 것도 아니고, 그 결과에 따라 보상하기 위한 것도 아닙니다.

 

내가 실무에서 가장 안타깝게 생각했던 것도 바로 이 점입니다. 직원들과 일할 때 가장 크게 실패했다면 아마도 평가에 대한 오해를 풀어내지 못했다는 점일 것입니다. 평가는 결코 보상결정 수단이 아닙니다. 평가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반성하고 전망해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대부분의 조직은 이 절호의 기회를 보상에 대한 이전투구의 장으로 전락시켰습니다. 조직구성원은 평가를 더 많은 보상을 받기 위한 두뇌게임으로 생각합니다. 부하는 자신의 패를 상사에게 보여주지 않습니다. 상사 또한 평가를 부하관리의 좋은 수단으로 생각합니다. 부하와 상사 간의 팽팽한 신경전을 벌입니다.

또한 평가는 기득권에 봉사하는 도구로 기능합니다. 나는 평가의 개념에서 이 도구적 성격을 빼버리는 데 번번이 실패했습니다. 인사고과자는 아무도 자신의 평가권한을 놓으려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권력이란 상대방을 보상하고 처벌할 수 있는 권한을 말하는 것인데, 멍청하게도 이 권한을 축소하거나 없애려고 했습니다. 나는 회사의 간부들을 링컨이나 간디와 같은 위대한 인물로 간주했던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나라 교육에서도 동일한 현상이 나타납니다. 학생들을 평가하는 목적을, 시험성적으로 잘잘못을 매기는 것이고, 그에 따라 서로 경쟁해서 더 잘하도록 동기부여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나는 이런 식의 평가이해야말로 인류를 시기와 질투, 불안과 공포, 폭력과 절망으로 안내하는 교묘한 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에 일선 학교 교장들에게 더욱 많은 권한을 준다고 정부에서 발표했습니다. 교장에게 감독권한을 더욱 강화해주면, 과연 교사들의 교육행위의 질적 수준이 올라갈까요? 앞으로 교사들은 아이들에게는 관심이 더욱 멀어질 것이고 교장의 얼굴에 더 신경 쓰게 되겠지요. 교육계의 평가방식에 대한 얘기는 추후에 다시 할 예정임)

 

평가제도는 기득권의 권력확보 또는 권력유지에 유리하도록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평가제도의 혁신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권력을 가진 사람이 조직 전체의 잠재력을 높이기 위해 스스로 권력을 포기하기 전에는 불가능합니다. 누가 권력의 단맛을 스스로 놓으려 하겠는가. 권력을 가진 사람이 스스로 아래의 자리로 내려설 때, 그리고 다른 사람을 진심으로 섬길 때 비로소 변화와 혁신의 바탕이 마련됩니다.

 

평가(appraisal)는 현 상황을 진실하게 파악하고 미래를 향하여 무엇을 어떻게 하는 것이 더 좋을 것인지를 살펴보는 피드퍼워드(feedforward)의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이 평가의 본질입니다. 평가자가 평가대상자의 미래를 진심으로 염려하고 장래에 희망의 빛과 애정의 비단길을 깔아줄 때 평가는 의미를 갖게 됩니다. 그러므로 평가는 연결되어 있음(connectedness)의 재확인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거의 잘잘못을 따지거나 원인을 밝히고자 한다면, 평가대상자는 심리적 방어메커니즘을 발동하여, 과거의 진실을 밝힐 수 없게 됩니다. 설사, 그 원인을 분명히 알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한 부하의 심리적 상처는 지울 수 없게 됩니다. 또한, 과거의 잘잘못을 따지면 뇌세포로 하여금 과거의 배선망(neural wiring)을 더욱 굳어지게 만드는 효과가 있습니다. 과거와 단절하려면 과거를 건드리지 말고, 망각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평가란 과거와 단절된 현 상황을 사실 그대로 인식하고, 미래를 향한 새로운 의지의 표현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

 

성과평가 결과가 보상으로 연결되는 것이 좋으냐 나쁘냐의 논쟁도 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보상으로 연결되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입장입니다. 연결이 안 되면, 결과에 대한 금전적 보상이 아무런 메시지를 갖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너무 강력하게 연결될 경우에는 많은 부작용이 초래됩니다. 보상은 인간의 정신을 왜곡하기 때문입니다. 우수한 성과를 낸 유능한 사람에 대한 보상은 시골 초등학교의 운동회에서 받았던 수준의 표창으로 족합니다. 보상은 다만 상징적 의미를 갖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오늘날과 같이 성과에 따른 보상의 차이가 크면 어떻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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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최동석 경영연구소

우리가 매일 접하는 경영환경은 <3층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즉 표층구조의 제도, 맥락구조의 의식, 심층구조의 무의식은 다음과 같은 6개의 경영개념들에 의해 씨줄과 날줄처럼 엮어지게 됩니다.

 

     비전 : 조직의 존재목적 또는 이념

     전략 : 비전/목적/방향을 실현하는 비즈니스 계획

     조직 : 전략을 실행해가는 수단

     성과 : 비전/목적/방향으로 가는 구제적인 목표들

     역량 :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차별적인 능력

     인사 : 채용 보상 등 여타 개념들의 종합적 관리

 

이러한 6개의 경영개념 하나 하나뿐만 아니라 서로간의 조화가 곧 조직을 고성과문화(High Performance Culture)로 진보시키느냐 아니냐를 결정합니다. 조직운영을 고성과를 창출하는 시스템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각각의 개념들을 구성하고, 그 개념들간의 적합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를 분명히 해야 합니다.


이어서 이 개념들 하나하나를 간단히 살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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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최동석 경영연구소

<졸고 있거나 굳어있는 마음상태(mindlessness)>에서 <깨어있는 마음상태(mindfulness)>로 모드 전환을 이루려면 우선 깨어있는 마음이란 어떤 상태를 말하는 것인지 알 필요가 있습니다.

 

깨어있는 마음의 특성

 

깨어있는 마음(mindfulness)은 항상 다음과 같은 두 가지 관점을 갖습니다.

 

첫째, 새로운 관점(perspectives) 또는 범주(category)를 만들어 냅니다. 우리는 흔히 사물이나 현상을 자신이 편리한 범주나 관점에서 판단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사물이나 현상은 똑 같은 경우란 없습니다. 특성의 차이를 명확히 이해하면 새로운 범주와 관점이 생겨납니다. 까탈스러운 상사에게는 범주를 바꾸면 업무처리의 완벽을 기하려는 좋은 성향이 있다는 점이 보입니다. 칠칠맞은 여자에게서 대범함을 발견할 수 있고, 완고한 남자에게서 일관성이라는 장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처럼 하나의 관점이나 범주를 벗어나 대상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도록 기존의 범주와 관점의 벽을 넘어야 합니다.

 

둘째, 새로운 자료(data)와 정보(information)를 수용합니다. 관점이 바뀌면 전혀 다른 자료와 정보들이 눈에 띄게 됩니다. 새로운 것들이 이상하다고 또는 같잖다고 배척하지 않습니다. 깨어있는 마음(mindfulness)은 그들을 기꺼이 수용합니다. 그리고는 새로운 자료와 정보에 생산적인 의미를 부여하고 더 좋은 자료와 정보를 기대합니다. 이것은 다양한 관점과 범주를 만들어 내고 있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깨어있는 마음(mindfulness)이 주변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하는 것은 마치 순항하는 항공기가 주변환경과 끊임없이 신호를 주고 받아 균형을 잡는 것과 같습니다. 이것이 금슬 좋은 부부, 팀웍이 좋은 조직의 특성이기도 합니다.

 

인지심리학적 접근

 

이러한 특성을 가지고 있는 깨어있는 마음(mindfulness)의 연구는 두 가지 접근방법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그 하나가 서양의 인지심리학자들에 의해 발전된 것으로 대표적인 학자가 하버드대학 심리학과의 엘렌 랑어(Ellen Langer, 1947~) 교수입니다. 그녀는 깨어있는 마음(mindfulness)을 열린 마음, 호기심과 지각력을 충분히 갖춘 상태라고 말합니다. 오늘은 인지심리학적 접근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다른 하나는 동양의 불교적 전통에 따른 것으로 매사추세츠대학의 존 카밧진(Jon Kabat-Zinn) 교수입니다. 깨어있는 마음(mindfulness)이란 명상과 같은 수련을 통해 얻어지는 “지금 이 순간”(here and now)에 온전히 주의를 집중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차후의 글에서 자세히 살펴 봅니다.

 

경직된 사고 틀, 편협한 시각, 낡은 범주에 의존하는 결정, 성과에 대한 강요 등이 사람들의 에너지를 소진시킵니다. 이것을 바꾸어 말하면, 새로운 맥락과 사고 틀을 만들면, 새로운 에너지가 생길 수 있다는 뜻입니다. 새로운 일터, 새로운 과제, 새로운 상황은 대개 사람들을 활기차게 만듭니다.

 

그러므로 깨어있는 마음상태(mindfulness)란 새로운 사고의 틀을 끊임없이 창조하면서 다른 사물이나 타인과의 관계를 정상으로 회복하도록 합니다. 아주 미세한 차이라도 구별하여 그 차이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마음을 깨어있는 마음(mindfulness)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부부간에도 성격과 습관이 달라서 서로 갈등하는 경우가 많은데, 서로 다른 부분에 의미를 부여하면 보다 새롭고도 창조적인 관계를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해산물을 좋아하는 아내와 산나물을 좋아하는 남편, 아침잠이 많은 아내와 저녁잠이 이른 남편에게는 상대방의 습관이나 취향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는 관점과 범주를 새로 만들어내면 훨씬 더 협력할 수 있게 되고 가정의 공동선을 창출하게 됩니다.

 

이런 차이의 인정을 사회적으로 확대하면, 장애인과 정상인에 대해서도 완전히 다른 접근이 가능해집니다. 장애인을 ‘비정상’으로 분류하는 범주는 상호배타적인 ‘정상’이라는 범주가 있기 때문에 성립됩니다. ‘정상’이라는 범주는 지극히 주관적인 가치판단의 문제입니다. 어디까지가 정상이고 비정상인지에 대한 기준과 경계를 명확하게 설정하기 곤란하기 때문입니다. 절름발이, 장님, 치매노인, 뚱뚱보와 같은 말은 인간에게는 한 가지 이상의 삶의 방식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할 뿐입니다. 존재방식의 다양한 형태라는 관점에서는 그 말 자체가 아무런 의미를 갖지 않습니다. 인간의 편협한 관점에서 벗어나 깨어있는 마음(mindfulness)을 갖게 되면, 장애인에 대한 편견 없는 차이의 인식이 가능해집니다.

 

여기서 어느 교회의 결혼식에 참석했던 경험을 소개합니다. 주례사가 길었는데, 바로 앞 줄에 앉은 중학생쯤의 아이가 어머니 옆에서 가만히 앉아있질 못하고 계속 몸을 움직이면서 장난을 쳤습니다. 지루했는지 온몸에 주리를 틀고 있었습니다. 가끔 어머니가 그러지 말라고 조용히 나무라며 자세를 바로 잡아 주었습니다. 아이의 버릇없는 행동이 계속되자 나는 은근히 화가 났습니다. 도대체 애를 중학생이 되도록 어떻게 키웠길래 이 모양인가 하면서 말이죠. 축가가 이어질 때는 물론 예식이 거의 끝날 때까지 계속되어 나는 참을 수 없을 정도여서 주의를 주고 싶었습니다. 인내심의 한계를 시험한다고 생각하면서 참았습니다. 예식이 끝나고 나오면서 내가 낡은 범주로만 그 사태를 보았음을 알았습니다. 그는 근육을 마음대로 통제할 수 없는 뇌성마비 아이였습니다. 나는 그 어머니가 아이를 기르면서 고생했을 것을 생각하기보다는 결혼식 내내 아들교육을 똑바로 시키지 못한 어머니를 속으로 나무라는 우를 범했습니다.

 

우리는 사물이나 현상을 감정의 개입 없이 있는 그대로 볼 수 있을까요? 감정이 일어났다는 말은 벌써 어떤 사태에 대해 어떤 틀에 의한 이성적 판단을 내리고 나서 그 결과로서 감정적 느낌이 나타났다는 의미입니다. 심리학적 연구에 의하면, 인간은 사태에 대한 감정을 먼저 일으키고, 그 다음에 판단을 내리기도 합니다. 아무튼 어떤 사물이나 사태에 대해 편협한 틀을 갖게 되는 것은 그 사태의 맥락(context)을 다양하게 고려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허기(배고픔)에 관한 실험에서 개인적인 이유로 긴 시간을 굶는 사람들(A)과 돈을 받고 굶는 사람들(B)을 비교해보면, B그룹이 A그룹에 비해 허기에 따른 고통을 더 느낍니다. 자신의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이유가 아닌 외부적인 이유, 즉 사례비를 위해 배고픔을 참는 것이 더 고통스럽게 느껴집니다. 물리적 상황은 똑같지만, 어떤 맥락에 있었느냐에 따라 생리적 지표가 달라집니다.

 

알코올 실험에서도 알코올 자체의 화학적 성분보다는 어떤 맥락에서 마셨느냐, 즉 기분 좋은 상태냐 아니면 억지로 마실 수밖에 없는 상태냐에 따라 생리적 반응이 다르게 나타납니다. 또한 흡연이 완전히 금지된 상황과 흡연 가능하지만 피울 수 없도록 임시 조치한 상황에서 흡연욕구의 강도를 비교해보면, 흡연이 완벽하게 금지된 상황에서는 흡연욕구도 금단증상도 덜 일어났습니다.

 

이런 실험을 통해 우리는 정신과 육체가 분리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둘이 하나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인간이 사태를 바라보는 맥락적 구조를 바꿈으로써 자신의 육체를 통제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엘렌 랑어 교수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정신과 육체를 하나로 생각한다는 것은, 곧 우리가 정신을 어떤 상태로 이끌어낼 수 있다면 몸도 똑같이 그 상태로 만들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맥락의 선택과 경영성과

 

노인들을 상대로 하는 유명한 실험이 있습니다. 양로원에서 한 그룹의 노인들에게 실내에서 기를 화초를 스스로 고르게 하고, 그에 관한 여러 가지 소소한 결정을 내리도록 했습니다. 다른 한편의 노인들에게는 간호사들이 일방적으로 그 결정을 내렸습니다. 일년 반 뒤에 조사했더니 자율권을 얻었던 노인들이 그렇지 못한 노인들보다 더 쾌활하고 더 활동적이며, 더 맑은 정신을 가지고 있었고 사망률도 낮았습니다.

 

자, 이제 경영학적인 시사점을 찾아보겠습니다. 조직구성원들에게 비즈니스와 일의 맥락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설계한다면, 그들이 자율성과 창의력, 그리고 혁신은 덤으로 가져오게 될 것입니다. 깨어있는 마음은 그래서 성과관리의 기본전제입니다. 그렇다면, 조직구성원들이 깨어있는 마음을 갖도록 훈련할 수 있을까요? 물론이지요.(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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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최동석 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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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했던 강의와 현재 하고 있는 강의제목들을 써놓고 보니까 다양한 영역에서 많은 내용을 포괄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일관된 주제는 인간과 조직의 문제입니다. 인간을 무엇으로 볼 것인가? 인간들의 협동체인 조직을 어떻게 인식할 것인가? 조직의 존재목적은 어떤 방식으로 정당화 될 수 있는가? 조직은 그 구성원들을 어떻게 구속하면서 자신의 존재목적을 실현해 가는가? 인간은 조직의 구성원으로서 영혼의 능력을 어떤 방식으로 발휘하는가? 이러한 의문들은 다음과 같은 여섯 개의 경영개념들에 의해 구체화됩니다.

 

-       비전/목적/방향

-       전략

-       조직

-       성과

-       역량

-       인사

 

나의 강의는 항상 이러한 개념들의 조화로운 결합을 시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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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최동석 경영연구소

비전, 목적, 방향이 정립되고 조직이 구조화되고 난 후에는 조직운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일은 성과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를 정의하는 것입니다. 성과지표(indicator)가 아니라 성과(performance)를 정의하는 것입니다. 좀더 정확하게 말하면 산출물(output) 또는 최종성과(outcome)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성과(成果)라는 용어는 자원의 투입과 변용과정, 그리고 결과물에 이르는 전체 과정을 일컫는 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성과와 성과지표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성과지표가 곧 성과가 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대개의 경우 성과지표는 성과의 한 부분만을 가리키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성과지표가 아닌 성과를 정의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지만, 어렵고 논란이 많은 작업입니다. 그래서 성과관리에 관한 수많은 이론과 주장들이 있습니다. 여기서 어떤 이론을 선택하느냐가 조직의 성과향상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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