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서 BSC의 몇 가지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첫째, 성공과 실패를 몇 가지 변수들간의 인과관계의 고리로 설명하겠다는 생각은 빈약한 논리모델이라는 점을 살펴보았습니다. 기업이 성공하고 실패하는 논리적 모델이 가능하다면, 세상에 실패할 기업가와 경영자가 어디 있겠는가? 인간의 두뇌 속에서만 상상할 수 있는 모델일 뿐 현실 세계에서는 결코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관련된 글> 참조]

둘째, KPI를 계량화(scoring)함으로써 여타의 소중한 가치들을 삭제해버리는 위험성이 있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관련된 글> 참조]

셋째, 재무적 이익을 통한 주주(shareholders)이익의 극대화가 기업의 궁극적 목적이라는 전제가 잘못되었고, 이해관계자(stakeholders)를 중심으로 기업경영이 이루어져야 함을 지적했습니다.[<관련된 글> 참조]

 

BSC는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관리원칙을 기반으로 구축되었습니다.(로버트 캐플란, 데이비드 노튼, 웨슬리 퀘스트 옮김, 전략실행프리미엄, 21세기북스 2009, 13쪽 참조)

1. 경영진의 리더십을 통해 변화를 활성화하라.
2. 전략을 운영적 용어로 구체화하라.
3. 조직을 전략에 정렬시켜라.
4. 동기부여를 통해 전략을 모든 사람의 일로 만들라.
5. 전략을 지속적인 프로세스로 만들라.

오늘은 BSC프로젝트에서 매우 중요하게 강조하는 관리원칙인 최고경영진의 리더십을 통해 변화를 활성화하라는 점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캐플란 교수와 노튼 박사의 저작에 리더십에 대해 간헐적으로 언급하고 있을 뿐 리더십에 관한 명확한 의미를 전달하지 않기 때문에, 이곳 저곳에서 그들이 말하는 바를 유추해서 해석해 볼 수밖에 없습니다. 최고경영진이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는 명제는 당연한 것처럼 보입니다. 그들의 지원이 없이는 어떤 변화도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들도 여느 학자들처럼 미국식 경영학이 말하는 전통적인 리더십 개념을 그대로 차용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리더십개념이야말로 전략이나 관리라는 용어만큼이나 다양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용어입니다. 전략과 관리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논하기로 하고, 리더십에 대해 논의하려고 합니다. <구성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을 리더십이라고 정의합니다. 링컨이나 간디는 리더라는 말과 관리자라는 말 중에서 어떤 용어가 더 적합할까요? 당연히 리더와 리더십이라는 용어에 가깝습니다. 관리라는 말에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상대방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데 있습니다.

 

상대방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면 리더십은 물 건너 간 것이 됩니다. 자신의 리더십이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많은 리더들이 부하들을 관리하기모드로 바뀝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성과관리, 역량관리, 마케팅관리, 재무관리 등과 같은 용어에 붙어 있는 관리를 말합니다. 그러므로 리더십은 관리와는 구별되는 개념입니다. 사실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으면, 관리하지 않아도 됩니다. 아니면 아주 적은 관리노력으로 조직을 운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리더 또는 관리자는, 부하들을 자신의 통제하에 둘 수 있는 강력한 관리도구를 필요로 합니다. 이런 수요에 부응한 것이 바로 BSC입니다.

 

BSC프로젝트를 통해 조직의 변화를 꾀하고자 할 때, 최고경영진이 리더십을 발휘한다는 말은 결국 변화를 위해서 관리해야 할 사항들을 체계적으로 잘 챙겨서 BSC프로젝트를 맡고 있는 혁신담당자들에게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이것은 BSC라는 관리의 수단을 통해 리더십을 발휘하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이 아니라, 실상은 관리하는 것이 됩니다.

최고경영진으로부터 힘을 받은 혁신담당자는 BSC라는 도구와 양식을 혁신대상부서에 뿌려서 그대로 실행하도록 쫍니다. 그리고 제대로 못하는 부서에 대해서는 교육훈련을 시킵니다. 혁신의 필요성과 BSC 개념체계를 가르칩니다. 대상부서에서는 이제서야 회사 분위기를 알고, 양식에 숫자를 채워줍니다. 자신의 영혼이 담긴 숫자가 아니라 혁신담당자가 원하는 수준의 숫자를 제출합니다. 직원들은 BSC라는 그럴 듯한 수단에 코가 꿴 채 끌려가고 있습니다.

 

조직구성원들에게 조직에 헌신하고, 일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몰입하도록 하려면, BSC를 들이대는 방식으로는 불가능합니다. 강력한 관리수단에 의지한 리더십은 진정한 리더십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상대방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BSC는 오히려 강력한 관리의 툴을 제공함으로써 리더의 리더십 계발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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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최동석 경영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