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인재를 양육하는 방법은 없는 건가요?

<요약> 프로그램을 통해 인재를 만들 수 없습니다. 인재는 자신의 잠재력을 마음껏 발휘하는 사람입니다. 아인슈타인을 보세요. 아무도 그를 어떤 프로그램에 집어 넣어 만들어내지 않았습니다. 스스로의 내적 성찰을 통해, 내면의 자기(self)를 찾아 영혼의 능력을 발견하고 그 능력을 발휘한 것입니다. 그래서 인재를 양육하려고 하지 말고, 인재의 잠재력이 폭발할 수 있도록 여러 제도적 장치를 정비하여 조직풍토와 문화를 바꿔줘야 합니다. 경영진이 해야 할 일은 그것입니다.

재능을 활용하고, 잠재력을 끌어낸다는 말은 무슨 뜻이냐 하면, 자신의 재능이나 잠재력을 일에서 활용할 때, 누구나 행복감을 느낍니다. 그래서 인간의 행복을 추구하려는 본능에 따라 그 재능과 잠재력을 지속적으로 쓰게 됩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 핵심인재와 천재적인 인물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인간은 누구나 인재입니다. 지구상의 60억 명이 모두 인재라고 할 수 있죠. 각각 다른 재능을 가지고 있는 인간에게 고정관념에 따라 인재를 만들어내려는 노력은 사실상 소용이 없는 일입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경영 이야기 > 인재전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재전쟁(17/20)  (2) 2009.08.20
인재전쟁(15/20)  (0) 2009.08.19
인재전쟁(16/20)  (0) 2009.08.19
인재전쟁(15/20)  (0) 2009.08.19
인재전쟁(14/20)  (0) 2009.08.18
인재전쟁(13/20)  (0) 2009.08.17
Posted by 최동석 경영연구소
그렇다면, 인재란 무엇이고, 그런 인재를 양육할 수 있을까요?

<요약> 인재는 자신의 잠재력을 폭발적으로 드러내게 되어있습니다. 인재는 인위적으로 양육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아인슈타인 같은 인물은 돈을 쏟아 부어 만들어진 인공물이 아닙니다. 인재는 어떤 사람의 아이디어에 의해 인위적인 프로그램으로 생산되지 않습니다. 영혼의 능력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이 자신이 원하는 인재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는 신의 위치에 올라선 사람입니다. 위험한 생각이지요. 다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 인재가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풍토를 만들어주는 것이 전부입니다.

어떤 사람이 성과를 높이 내지 못해서 인재가 아닌 것처럼 보인다면, 그는 인사배치가 잘못 되었을 가능성이 많습니다. 그래서 인사가 만사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경영 이야기 > 인재전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재전쟁(17/20)  (2) 2009.08.20
인재전쟁(16/20)  (0) 2009.08.19
인재전쟁(15/20)  (0) 2009.08.19
인재전쟁(16/20)  (0) 2009.08.19
인재전쟁(14/20)  (0) 2009.08.18
인재전쟁(13/20)  (0) 2009.08.17
Posted by 최동석 경영연구소

성과를 관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성과는 관리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좋은 문헌들이 몇 권 있습니다. 관리에 대한 패러다임을 다르게 생각하도록 유도하는 문헌들이죠.

그 중에서 오늘은 『성과관리 시스템의 패러다임을 바꿔라』(Catalytic Coaching, 개롤드 마클 지음, 갈렙앤컴퍼니 옮김, 교보문고 2007)를 소개합니다. 이 책은 예전에 나와 함께 일했던 이용석 상무(현재는 삼천리 그룹의 기획담당)가 번역 출판했습니다.

 

『성과관리 시스템의 패러다임을 바꿔라』(Catalytic Coaching, 개롤드 마클 지음, 갈렙앤컴퍼니 옮김, 교보문고 2007)

 

지식사회가 되면서, 성과에 대한 객관적 측정과 평가가 점점 더 어려워졌습니다. 계량화할 수 있는 성과란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성과일수록 오히려 계량화가 곤란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전통적인 성과측정 시스템에 대한 불신과 불만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존의 성과평가방식은 외려 점점 더 부작용을 낳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뚜렷한 대안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인사학계의 현실입니다.

 

그런데, 성과를 관리하는 전통적인 방식에 대해 도전한 사람이 있습니다. 개롤드 마클(Garold L. Markle)이라는 컨설턴트입니다. 인사부문에서 실무를 담당했던 사람으로 지금은 코칭, 교육, 컨설팅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꼼꼼하게 읽어본다면, 우리의 성과관리방식이 어떻게 바뀌어야 할지 방향을 제시해 줄 것입니다. 내가 경영대학원의 MBA 학생들에게도 이 책을 교재로 읽힌 적이 있는 데, 당시 대기업의 인사담당자였던 학생은 이 책을 읽고는 어쩔 줄 몰라 했습니다. 진퇴양난에 빠진 것이죠. 그는 기존의 성과관리방식이 회사에 너무나 견고하게 뿌리내려 있기 때문에, 성과관리를 코칭방식으로 바꿔야 한다는 사실에 큰 두려움을 느꼈던 것이죠. 그리고는 어떻게 해야 할지를 나에게 질문했습니다. 아마도 여러분 역시 같은 질문을 할 것입니다.

 

인사관리가 바뀐다는 것은 인간관이 바뀐다는 것을 말합니다. 시스템이 바뀐다는 것은 시스템에 대한 철학과 사상이 바뀐다는 것입니다. 성과관리가 바뀌려면 성과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이 책을 꼭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 번역도 참 잘했습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최동석 경영연구소

내가 인사실무를 하면서 배운 가장 소중한 교훈은, 인간의 마음은 결코 안정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마음은 환경에 따라 수시로 변합니다.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는 조직구성원들을 숭고한 목적으로 향하여 이끌고 간다는 것은 경영자로서 보람이기도 하지만, 고난의 길이기도 합니다.

 

물론 잘 하면 보람이지만, 잘못하면 고난이죠. 나는 언제부턴가 경영자가 잘 한다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지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연유로 인간과 조직의 문제를 평생의 화두로 삼게 되었습니다.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통찰이 없이는 제대로 경영하기 어려울 것이고, 인간들이 모인 조직의 특성과 역할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간은 욕구(needs)를 가지고 있습니다. 욕구를 분류하는 방식은 학자마다 다르지만, 가장 많이 알려진 분류법이 아브라함 매슬로우(Abraham Maslow, 1908~1970) 교수의 분류입니다. 그는 생리적 욕구(physiological needs), 안전 욕구(safety needs), 사회적 욕구(belonging needs), 존중의 욕구(esteem needs), 자기실현 욕구(self-actualization needs)에 이르기까지 소위 '욕구 5단계설'을 주장했습니다. 생리적 욕구나 안전의 욕구가 충족되면, 그 상위 욕구인 사회적 욕구의 결핍을 느끼게 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라는 것입니다. 우리의 상식에도 부합하는 개념체계입니다. (욕구5단계설에 대해서는 매슬로우가 1943년에 쓴 논문 “A Theory of Human Motivation”, Psychological Review 50(4)(1943), 370~396쪽을 참조하세요.)

 

그러나, 모든 경우에 그렇지는 않습니다. 나는 가끔 히말라야를 등정하는 산악인들을 보면서 매슬로우가 뭐라고 생각할까 궁금해 합니다. 산악인들은 죽음을 무릅쓸 정도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즉 생리적 욕구나 안전 욕구가 충족되지도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산을 오르는 각고의 노력을 기울입니다. 그들은 하위욕구의 충족 없이도 존중의 욕구와 자기실현의 욕구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아무도 히말라야로 가라고 강제하지 않았는데 말입니다.

 

욕구와 비슷한 개념으로 동기(motive)에 대해 연구한 학자도 있습니다. 하버드대학교 심리학과의 데이비드 맥클렐란드(David McClelland, 1917~1998) 교수입니다. 그는 인간은 세 가지 주요 동기, 즉 성취동기(achievement motive), 친화동기(affiliation motive), 권력동기(power motive)에 의해 행동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성취동기는 더 좋은 성적을 얻으려고 밤잠을 설치는 학생들, 골프스코어를 좋게 만들려고 애를 쓰는 주말골퍼들을 보면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성취동기는 자신이 설정한 높은 목표를 위해 몰입하는 정도로 나타납니다. 일반적으로는 성취동기가 좋은 측면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나치면 큰 해를 끼칩니다. 물불을 안 가리고 목표를 향하여 돌진하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금융시스템을 붕괴시킨 직접적인 원인은 투자은행에서 일하는, 성취동기가 지나치게 높은 사람들 때문입니다. 인생사의 모든 것이 그렇듯이 아무리 좋은 동기라 해도 과유불급(過猶不及)입니다
 

친화동기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동기인데, 어떤 것을 성취하는 것보다는 타인의 마음을 상하지 않도록 배려함으로써 관계를 계속 유지하려는 성향을 말합니다. 아주 어려운 부탁을 해도 거절을 하지 못하는 성격이 대부분 친화동기에서 나옵니다. 친화동기는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좋게 만들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좋은 측면이 있지만, 이것이 지나치면 우유부단해져서 아무것도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권력동기는 자신이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성향을 말합니다. 권력동기가 큰 사람은 조직에서 리더십을 발휘하고 싶어합니다. 다른 사람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면, 다른 것을 희생해도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예를 들어, 인도의 간디는 물레질을 하면서 인도인들뿐만 아니라 영국인에게도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했습니다. 테레사 수녀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히틀러의 경우도 권력동기가 매우 높았다는 데 문제가 있습니다.

 

사람마다 동기유형이 다르게 나타납니다. 행동은 반드시 여러 동기가 혼합되어 겉으로 드러납니다. 동일한 행동이라 해도 사람마다 다른 동기와 다른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예를 들어, 부하를 유능한 인재로 육성하려는 상사는 다음과 같이 다양한 의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부하가 일을 잘하면 그만큼 비용이 절감될 것이다 (성취동기)

     내가 그를 육성시키면 그가 나를 좋아하고 존경하게 될 것이다 (친화동기)

     나는 부하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다 (권력동기)

 

이렇게 하나의 행동에 서로 다른 의도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동기는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행동을 작동시키는 심리상태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앞서 매슬로우가 구분했던 욕구의 수준과 강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납니다. 그런데 사람마다 또는 환경에 따라 욕구체계와 동기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획일적으로 유형화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심리학자들이나 실무컨설턴트들이 여러 요소를 감안하여 심리유형을 분류하기도 합니다만, 주역이나 명리학에서 말하는 사주팔자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런 분류가 우리에게 주는 혜택은 이 세상에는 나와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해 준다는 점입니다.

 

내가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얘기는, 욕구와 동기는 인간의 본성이라는 것입니다. 배가 고파 라면을 하나 끓여 먹었다면 생리적 욕구를 충족한 것입니다.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있다면 사회적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는 셈입니다. 뭔가 의미 있는 일을 성취함으로써 사회에 공헌하고 있다면 자기실현의 욕구가 충족되고 있습니다. 여기까지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인간의 본성인 욕구(needs)가 욕망(desire)으로 빠져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식욕과 관련하여 영양과 건강을 고려하여 적당한 음식을 먹는다면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그 수준을 넘어 고급 레스토랑에 가서 웨이터의 서브를 받아가면서 발음하기도 어려운 와인을 주문해서 즐기고 싶어집니다. 등산이면 충분한 것을 반드시 골프를 치고 싶어합니다. 그것도 비싼 골프클럽으로 치면 아주 좋을 것 같습니다. 세계적인 골프코스를 섭렵하고 싶어집니다. 다른 사람을 사랑하되 돈 많고 유능하고, 게다가 잘 생긴 사람이라면 더 좋습니다. 사회에 공헌하여 자기실현의 욕구를 충족하되, 자기 이름을 딴 건물과 미술관이나 박물관이라면 더욱 좋습니다.

 

이쯤 되면, 내가 무슨 얘기를 하려는지 감을 잡을 수 있겠지요. 욕구를 충족하려는 본능적 행동이 사회적 통념을 넘어서면 욕망(desire)으로 빠져 나간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욕망이 적절한 수준에서 통제되지 않으면, 지나친 성취동기와 지나친 권력동기를 자극함으로써 조직이나 사회 전체를 파국으로 이끌게 됩니다.

 

욕망은 진보의 원동력입니다. 인간이 단순히 욕구를 충족하는 것으로 끝난다면, 인류는 지금과 같은 과학문명으로 진보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짐승은 단순한 욕구충족으로 끝납니다. 밀림의 왕자인 사자가 다른 동물을 잡아먹는데 무슨 우아함을 추구하지 않습니다. 인간에게는 욕구 충족을 넘어서는 욕망의 뜨거움이 있기에 일과 직업에 대한 강력한 몰입과 성취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습니다. 그래서 적절한 통제를 자율적으로 또는 타율적으로 가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욕망은 탐욕(greed)으로 나아갑니다. 욕망은 인류 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지만, 탐욕은 인류의 재앙입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최동석 경영연구소

지난 이야기

          마음이란 무엇인가(1)_마음에의 관심
          마음이란 무엇인가(2)_마음과 몸은 하나, 그 경험적 증거
          마음이란 무엇인가(3)_무의식적 마음의 위력
          마음이란 무엇인가(4)_心身의 일체성
          마음이란 무엇인가(5)_영혼과 마음의 지향성
          마음이란 무엇인가(6)_뇌와 마음, 그리고 실존과 경영


인간의 실존적 상황을 체계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마음이해를 위한 기본전제를 명확히 해야 합니다. 나는 그것을 다음과 같이 네 가지로 정리합니다.

 

     인간은 자신의 마음을 통제할 수 있다.

     인간의 마음은 자신이 원하는 데로 가게 하는 지도(map) 또는 내비게이터(navigator)와 같다.

     인간의 행동에는 긍정적인 의도가 숨어있다.

     인간은 자신이 직면한 이슈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첫째, 모든 인간은 자신의 마음을 통제할 수 있습니다. 인간은 매 순간 최선의 선택을 합니다. 누구에게나 자유가 주어졌기 때문입니다. 자유란 단순히 헌법이 보장하는 타율적인 인권으로서의 자유를 넘어서 초월적인 상상을 가능케 하는 자유도 포함됩니다. 그런 자유를 이용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선택합니다. 어떤 이는 오디오를 조립하고, 어떤 이는 배낭여행을 떠납니다. 해병대 34일 병영체험을 하는 이도 있습니다. 어떤 이는 책을 쓰고, 다른 이는 시험공부를 합니다. 이런 선택의 결과는 철저하게 자기 자신의 책임입니다. 누구도 타율적으로 강요한 것이 아닙니다. 이렇게 자유와 선택과 책임은 누구에게 양도할 수 없는 인간의 실존적 속성입니다. 이 속성은 모두 마음에서 일어납니다. 그러므로 모든 인간은 마음 속에서 아무런 타인의 통제 없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향하여 스스로를 통제하면서 실행해 가고 있을 뿐입니다.

 

둘째, 마음은 자신이 원하는 데로 가게 하는 지도 또는 내비게이터와 같습니다. 여기서 한 사례를 들어보겠습니다. 나는 상당히 교양 있어 보이는 분을 상담한 적이 있습니다. 사회적으로도 좋은 직장에서 중견간부로 일하고 있는 분이었습니다. 아들을 둘 두었는데, 작은 아들 때문에 상담을 왔었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아들이 여자 친구와 집을 나가서 며칠씩 들어오지도 않을 뿐 아니라 학교에서는 선생님한테 욕하면서 폭력을 행사해서 정학처분을 몇 번 받았고, 그럴 때마다 학교에 불려가서 곤욕을 치러야 했습니다.

 

전문심리상담소에 아들을 보내서 상담을 받아보았지만, 별 소득이 없었답니다. 내가 아들을 상담해서 정상인으로 만들어 줬으면 하는 부탁이었습니다. 큰 아들은 특목고를 졸업해서 세칭 일류대학에 다니고 있다는 사실도 말해 주었습니다. 부모로서 볼 때, 큰 아들은 아무 문제가 없는데 둘째가 큰 문제라는 겁니다. 상담 내내 그 분은 둘째 아들의 문제만을 생각했습니다. 마음에 안 드는 일이 생기면 방에 들어가 이불을 칼로 찢고, 때로는 자해행위를 하려고 한다면서 어쩌면 좋겠냐고…… 자기는 더 이상 아들을 통제할 수 없겠노라고……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합니까? 내가 상담하는 과정에서 아들 문제가 아니라 바로 그 부모가 문제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형과 동생을 끊임없이 비교하면서 동생에게는 형처럼 하지 못하면 큰일 난다는 식으로 닦달해왔던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동생에게는 큰 일이 났습니다. 그 일이 부모 자신에게도 닥친 것입니다. 학교에서 교사를 패고, 여자 친구와 집을 나가고…… 부모가 아이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마음의 상태는 그 아이에게 그대로 전달됩니다. 이렇게 마음의 상태는 다른 사람에게 깊숙이 전달되어 그 정보의 내용대로 에너지가 현실을 만들어 갑니다.

 

내가 그의 아들을 상담했을 때, 그는 자기 마음을 스스로 잘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부모의 의도에 저항함으로써 공부와 성적의 압력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있었습니다. 안타깝게도 부모는 아들에 대한 자신의 마음가짐이 현실에서 실현되고 있음을 깨닫지 못하고, 아들이 문제를 일으키고 있기 때문에 그를 고쳐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 아들의 잠재력과 재능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아들에 대한 신뢰의 결핍이 아들에게뿐만 아니라 부모에게도 그대로 되돌아 왔습니다. 마음은 주인이 원하는 데로 가게 하는 내비게이터와 같습니다.

 

셋째, 인간의 행동의 이면에는 반드시 긍정적 의도가 숨어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둘째 아들은 똑똑한 형과의 비교에서 살아 남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무의식적인 마음의 프로그램이 작동하여 시험 보는 날에는 배가 아프고 설사가 나고, 두통에 감기기운까지 생겼습니다. 시험성적에 대한 압력을 온 몸의 세포들이 견딜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신체적 증상이 나타난 것입니다. 이 증상들이 공부와 성적에 대한 공포로부터 자신을 벗어나게 해 주기 때문입니다. 그의 일탈적 행위에는 부모의 압력으로부터 자신을 벗어나게 하는 긍정적 의도가 숨어 있었습니다.

 

또 다른 사례가 있습니다. 육교를 건너지 못하는 멀쩡한 여학생을 상담한 적이 있습니다. 그 여학생은 아파트에서는 높은 곳에 사는 데 별 지장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육교만큼은 도저히 올라갈 수 없었습니다. 상담하는 과정에서 원인을 알게 되었는데, 유치원 다닐 때 정글짐에서 떨어진 경험이 있었습니다. 당시 크게 놀랐다고 합니다. 집안 식구들도 잘 모르는 일인데, 그 정글짐 사건은 그녀의 무의식 속에 아주 크게 부각되었던 모양입니다. 높은 곳에 걸어서 올라가면 다리에 힘이 빠져서 더 이상 걷지 못하게 되는 현상이 그래서 생겼습니다. 높은 곳에 걸어 올라가면 떨어져서 크게 다칠 수 있다는 것이 무의식에는 강하게 기억되어 있었습니다. 그녀 자신은 어렸을 때의 정글짐 기억이 육교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몰랐지만, 정글짐 사건이 무의식에서 그렇게 작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난 후에는 육교를 건너는 것도 무서워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무의식은 자신을 위험 또는 공포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방어기제로 작동하기도 합니다. 무의식적 마음에 영향을 받는 이상행동의 이면에는 긍정적 의도가 숨어있습니다.

 

넷째, 모든 인간은 자신이 직면한 이슈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을 정도의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끔 인기가 하락하거나 하락을 걱정한 연예인들이 자살했다는 소식을 들으면 안타깝기 그지 없습니다. 마음은 자신이 겪는 현실을 뇌 속에 실재(reality)라는 이미지로 그려냅니다. 말하자면, 환상을 만들어 낸다는 말입니다. 환상에 갇혀서 자신의 목숨을 끊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런데 그들은 인기가 떨어졌다는 것이 사실이고, 모든 노력을 기울여도 실패만 계속되기 때문에 이제 더 이상 다른 희망이 없다고 믿어버립니다. 그리고는 자살에 성공합니다. 인기하락도, 노력의 실패도, 희망이 없다는 믿음도 자신이 지어낸 환상일 뿐입니다.

 

그래서 이 세상에는 실패란 없습니다. 절망도 없습니다. 실패라는 생각과 절망이라는 감정만 있을 뿐입니다. 우리는 그것에서 교훈을 얻으면 됩니다. 절망은 자원이 없거나 부족하다는 생각에서 나옵니다. 모든 인간은 자신 앞에 닥친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무한한 자원을 가지고 있습니다. 매사에 교훈을 얻어서 자유롭게 선택하고 그 선택에 책임 있는 자세를 갖는, 실존적 존재로서의 삶을 실천하면 반드시 성공적이고도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이러한 네 가지 기본전제란 건축물의 초석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초석이 없이는 건물을 세울 수 없는 것처럼 전제 없이는 이론도 성립할 수 없습니다. 전제가 무너지거나 부실하면 이론도 쓸모 없어집니다. 그래서 기본전제를 바르게 세우고 바르게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마음을 사로잡은 경영의 큰 틀을 구상할 수 있습니다. 이 기본전제를 이해하지 못한 채 제도를 설계하는 것은 마치 몸의 사이즈도 재지 않은 채 옷을 만드는 디자이너와 같습니다.

 

나는 기업에서 실무를 하면서 몸이 옷에 맞지 않는다고 종업원들을 다그치는 경영자를 많이 보았습니다. 그러면서 부하들이 무능해서 문제인데 더 유능한 사람들을 뽑아야 한다고 말하는 경영자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물론 사람마다 직무적합성 측면에서 보면, 잘못 배치되었을 수도 있기 때문에 경영자들의 생각이 전혀 틀렸다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여기서 제시하는 전제 위에 제도를 설계하지 않으면, 조직구성원들은 심한 고통을 받게 됩니다. 그래서 그들은 최소한 해고되지 않을 정도에서 적당히 일하는 척 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 전제를 무시한 채 조직을 설계하고 제도를 바꿉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최동석 경영연구소

지난 이야기

          마음이란 무엇인가(1)_마음에의 관심
          마음이란 무엇인가(2)_마음과 몸은 하나, 그 경험적 증거


업무상의 스트레스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 업적을 다그치는 상사인가? 아니면 인간관계를 제대로 맺지 못해서 오는 갈등인가? 내가 무능하기 때문인가? 조직문화가 나에게 부적합하기 때문인가? 나는 분명히 알고 싶었고 또한 알아야 했습니다.

 

그래서 정신분석학에서부터 행동주의 심리학까지 다시 훑어보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과 융의 분석심리학을 통해 인간의 무의식에 접근하는 방식이 확실해졌습니다. 그동안 내가 간과했던 것은 무의식이었습니다. 무의식적 마음이 인간의 심연에서 솟아오르고 있는데, 그것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억누르고 있었으니, 여러 신체적 증상으로 나타났던 것입니다.

 

내가 의식하지 못했던 마음의 심연에서 무엇이 솟아오르길래 그것을 억눌렀을까. 나 자신에 대한 솔직한 분석결과는 열등감, 불안 또는 두려움이었습니다. 내 열등감은 아주 어린 시절에 싹텄습니다. 밥 세끼를 제대로 먹을 수 없을 정도였으니 추운 겨울에 온전한 내복을 제대로 입을 수가 없었습니다. 교복은 이웃집 형들이 입던 빛 바랜 것을 얻어다 입었습니다. 양말은 물론 무르팍에는 덕지덕지 기운 내복으로 추위를 달래야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학교에서 갑자기 신체검사를 했습니다. 교복을 벗어야 할 일이 생겼습니다. 다른 애들은 다 벗었는데, 나는 도저히 용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625전쟁 이후에는 사실 어느 집이나 대부분 그랬습니다. 하지만 나는 너무 창피했습니다. 입장이 매우 난처해졌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무시하는 것 같았고, 그 상황을 극복할 수 없는 나의 처지에 절망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지금도 남들 앞에 서는 것이 두렵습니다. 마음을 진정하고 천천히 말을 시작해서 어느 정도 심장이 가라앉도록 해야 합니다.

 

어른이 된 후 한국은행에서도 다른 사람들에 비해 누덕누덕 기운 내복처럼 학벌이 처지는 것으로 느껴졌고, 그것을 만회하기 위해서는 동료들과는 다른 뭔가로 채워 넣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근무하면서도 호시탐탐 유학 갈 궁리를 했습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한국은행이 나에게 베푼 은혜였지만, 독일연수나 유학은 내 열등감의 발로였습니다.

 

나는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해내야 했고, 그것도 남들보다 더 빠른 시일 내에 성취해야 했습니다. 나는 주위 사람들을 의식했고, 무능하다는 소리를 듣는 것을 몹시 두려워했습니다. 뭔가를 성취하지 못했을 때 존재목적이나 가치를 상실하게 될까 봐 두려웠습니다. 그 상황을 상상하는 것은 나에게 공포스런 일이었습니다.

 

나는 어느 조직에서나 조직개혁작업을 맡았습니다. 독일에서 인사조직분야를 전공했기 때문에 사람들이 내가 그 일에 적합하다고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나는 직무상 사람들을 밀어붙여야 했습니다. 조직을 제대로 개혁해 가려면, 무능하게 보이는 임원이나 직원들은 어떻게 해서든지 유능하게 만들어야 했습니다. 이런 생각은 정도의 차이가 있었을 뿐, 내가 관리자가 된 이후에 한번도 바뀐 적이 없었습니다. 한국의 경영실태는 심각할 정도로 낙후되어 있었기 때문에 나의 눈에는 바꿔야 할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사회체제에 대한 울분 같은 것이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시스템을 모두 바꿔야 했습니다. 경영진의 경영태도와 리더십을 보다 합리적인 수준으로 바꾸도록 시스템적인 접근을 해야 했습니다. 그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었고, 단숨에 끝나는 일도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나는 밀어붙여야 했습니다.

 

시스템을 바꾸면, 아무리 합리적으로 한다 해도 반드시 불이익을 당하는 사람이 있게 마련입니다. 그래서 개혁에는 항상 반대하는 사람이 생기는 데 나는 그들을 충분히 이해해주지 못했습니다. 나의 방식은 거의 일방적이었습니다. 나는 일을 통해 스트레스를 스스로 만들어갔습니다. 여러 사람들과 겪는 갈등뿐만 아니라 왜곡된 사회현상과 비효율적인 시스템들을 볼 때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무거운 마음의 상태가 되었습니다. 그럴수록 나는 점점 더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무능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들과 사회에 대한 절망감과 분노, 그리고 원망과 같은 부정적 정서가 내 마음에 쌓여 갔습니다. 나는 어느 정도 그것을 의식하고 있었지만, 나에게 코칭이나 자문을 해주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런 상황은 어찌할 도리가 없었습니다.

 

이런 마음의 상태가 내 몸에 증상으로 나타났던 겁니다. 문제의 원인은 내 마음의 심연에 쌓여있던 열등감, 불안, 두려움이었는데, 그것을 사회와 시스템, 그리고 타인에게 투사했던 것입니다. 나는 사회를 고쳐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들과 싸웠습니다. 그때 써낸 책이 『똑똑한 자들의 멍청한 짓』입니다. 그렇게 치열하게 직장생활을 10여 년 해냈습니다. 하지만, 힘겨운 싸움의 끝에 얻은 것은 질병이었습니다. 그리고 나서야 내가 졌다고 손을 든 것입니다. 내 마음의 심연에 충족되지 않은 무의식적 결핍이 똬리를 틀고 있었음이 드러났습니다. 이제 내 지식은 체험을 통해 확고한 삶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만약 내가 나의 심연에서 솟아오르는 열등감과 불안, 그리고 두려움을 진작부터 이해했더라면 더 좋은 직무수행을 통해 많은 성과를 낼 수 있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내 마음에는 아무도 그리고 어떤 것도 스트레스가 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멍청하게도 스트레스를 나 스스로 만들어 내고 스스로 고통 받았을 뿐입니다. 무의식적 마음의 결핍은 의식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무시하거나 억누르기 쉽습니다. 이런 생태가 계속되면, 무기력해지거나 분노로 가득 차거나 우울해집니다. 마음은, 그것이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결핍된 상태가 충분히 충족되지 않으면 어떤 형태로든지 몸의 증상으로 나타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내가 여기서 하고 싶은 얘기는 이렇게 의식과 무의식은 하나로 뒤엉켜서 엄청난 힘을 발휘하고 있으며 몸과 마음도 이원화된 것이 아니라 하나(oneness)라는 점입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최동석 경영연구소

지난 이야기

          마음이란 무엇인가(1)_마음에의 관심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 길은 그리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나는 여러 문헌을 통해 몸과 마음이 하나로 통합되어 있음을 어렴풋이나마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나의 지식을 실무에 전혀 적용하지 못했습니다. 길버트 라일이 지적한 대로 사실을 아는 것(knowing that)과 방법을 아는 것(knowing how)의 차이에서 오는 불완전한 이해였기 때문이었습니다
.(길버트 라일(Gilbert Ryle), 이한우 옮김, 『마음의 개념』(The Concept of Mind), 문예출판사 1994, 34~39쪽 참조.) 그러나, 나는 결정적인 체험을 통해서 비로소 확신하게 되었고 실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여기서 나의 체험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나는 실무에서 일할 때 많은 스트레스를 견뎌야 했습니다. 아내가 나에게 늘 지적하듯이, 아마도 완벽을 지향하는 나의 이상주의적 기질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내 몸에 자연스럽게 병이 생겼습니다. 위산역류 증상이었습니다. 병원에 가서 처방한 약을 먹으면 조금 좋아져서 그냥 견딜만 했습니다. 만성적인 증세여서 평생 그런 대로 살아가면 되는가 보다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증상은 점점 심해졌고, 또 다른 증상도 생겨나서 실무를 하는 것이 불가능해졌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성대가 부어 강의를 한 시간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나중에는 강의는 고사하고 다른 사람과 대화하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야말로 정신력으로 하루하루를 버텨나갔습니다.

 

급기야는 병원에 입원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습니다. 지병들 때문이 아니라 이번에는 완전히 다른 증세가 나타났습니다. 가슴에 통증이 생겨 밤새도록 끙끙 앓다가 회사에 겨우 출근했습니다. 회사의 건강검진센터를 맡고 있는 담당의사를 불러 자초지정을 얘기했더니, 가슴을 보자고 했습니다. 그는 보자마자 대상포진인 것 같다고, 병원에 일주일 입원하면 낫는 병이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위로해 주었습니다. 그날로 입원수속을 밟았습니다. 병명은 왼쪽 가슴팍에 생긴 대상포진이었습니다. 생전 처음 들어보는 병명이었습니다. 통증이 하도 심해 갈비뼈가 부서져 내린 줄 알았습니다. 골프스윙을 잘못해서 갈비뼈에 금이 갔다는 말은 들어봤어도 특별한 사고가 없었는데도 갈비뼈가 부러진 것 같은 고통은 처음 겪었습니다. 통증이 심했지만 수술을 하는 병은 아니었습니다. 담당의사는 면역력이 떨어지면 몸에 있던 바이러스가 신경다발을 통해 준동하면서 발생하는 질병이라고 합니다.

 

일주일간의 입원을 통해 많은 것을 생각했습니다. 몸은 왜 아픈가? 나에게 오래 전부터 따라다니던 만성적인 질환은 또 뭔가? 그냥 참고 지내야 하는가? 건강해지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음식조절과 운동?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몸이 나 자신에게 뭔가 메시지를 주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퇴원 후에 다시 질병과 마음에 관한 책을 찾아 읽기 시작했습니다. 이 방면에 무수히 많은 문헌들이 쏟아져 나왔음을 알았습니다. 유학시절에 배운 사회심리학이나 조직심리학으로 풀 수 있는 간단한 문제들이 아니었습니다. 다음과 같은 문헌들은, 통증을 완화시키는 실용적인 처방에서부터 영적인 치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었는데, 마음과 몸의 새로운 세계에 눈을 뜰 수 있도록 나를 인도해 주었습니다.

 

마음으로 몸을 다스려라, 허버트 벤슨

과학 명상법, 허버트 벤슨

마음이 지닌 치유의 힘, 조안 보리센코

말하는 대로 이루어진다, 매튜 버드

마음챙김 명상과 자기치유, 존 카밧진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존 카밧진

영혼의 하드웨어인 뇌 치유하기, 다니엘 에이멘

마음을 과학한다, 카렌 샤노어

마음의 의학, 칼 사이몬톤

TMS통증치료혁명, 존 사노

통증혁명, 존 사노

마음의 기적, 디팩 초프라

 

이 밖에도 여러 문헌들을 읽으면서 나는 많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중에는 마음과 몸의 관계를 동양사상과 연계시키면서 신비주의적으로 해석하려는 것도 있었습니다. 나는 체질상 신비주의적인 해석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한의학의 신통한 처방이라는 것도 별로 신뢰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내가 얻은 깨달음은 인간이 무엇을 본다는 것은 동시에 무엇을 보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떤 사실이나 현상에 의미를 부여했다는 말은 그런 의미 이외의 다른 것에는 눈을 감았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일상은 항상 어느 하나만을 보면서, 그것이 세계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자신이 본 것과 경험한 것 범위 내에서 세계를 해석하게 됩니다. 우리는 세계의 가능성과 다양성에 자신의 마음을 열어 놓은 상태인 <깨어있는 마음>으로 세계와 대면하지 못합니다. 경험의 테두리에서 어느 하나로 굳어있는 마음으로 세계를 보게 됩니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내 마음은 세계를 깨어있는 마음으로 보지 못했고 내 얄팍한 의지로 세상을 통제하려 했기 때문에 결국은 내 몸에 여러 증상으로 나타났던 것입니다. 마음은 뇌를 지배하고, 뇌는 몸을 통제합니다.

 

그런 깨달음을 얻으면서 신변을 정리했습니다. 30년간의 직장생활을 마감하고 은퇴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말하자면, 2의 인생을 새롭게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내 마음에 확신이 서자 학생들과 일반인들에게 상담할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놀라운 기쁨을 누리기도 했습니다.

 

몸은 마음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 이론으로도 경험으로도 확실해졌습니다. 마음이 아프면 몸도 아프고, 몸이 아프면 마음도 아프다는 것입니다. 마음을 건강하게 훈련하면 할수록 몸도 건강하고 튼튼해집니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마음은 뇌와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뇌가 건강해야 마음도 건강해집니다. 뇌의 작용메커니즘을 잘 이해하는 것이 마음과 몸의 연관성을 파악하는데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는 학교에서 몸은 육체이고 마음은 정신이기 때문에, 그 둘은 서로 연관성이 있긴 하지만, 접근방식은 완전히 다르다고 배웠고 지금도 그렇게 가르치고 있습니다. 몸은 자연과학의 대상이고 정신은 인문과학의 대상이라고 말입니다. 그래서 몸과 정신의 이원론이 아주 자연스럽게 자리잡았습니다.

 

그러나, 나의 체험은 완전히 다른 것이었습니다. 실무에서 퇴임한 후 몇 달 만에 특별한 조치도 없었는데 몸은 완전할 정도로 회복되었습니다. 거의 십 수 년을 만성병이라고 생각하며 지니고 다니던 위산역류증세도 깨끗이 없어졌습니다. 앞서 언급한 대로 위산역류가 심해서 후두의 성대까지 영향을 주었기 때문에, 노래는 물론이려니와 강의를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나는 그래서 직원들과 노래방에 가는 것을 제일 싫어했습니다. 목이 금방 쉬기 때문에 말도 오래 할 수 없었습니다. 약을 먹으면 조금 좋아지지만, 그 때뿐이었습니다. 그 약의 성분상 평생을 두고 지속적으로 먹을 수 있는 것도 아니라서 일정기간 이상 복용할 수도 없었습니다. 성대에는 조그만 물혹(폴립)까지도 생겼습니다.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이 좋다고 해서, 잠잘 때 머리부위를 높이고, 식사도 저녁 6시 이전에 가볍게 먹는 방식으로 조절했습니다. 생활 자체에는 크게 지장이 없었지만 완쾌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던 것이 퇴임 후 몇 달이 지나자 나도 모르는 사이에 위산역류와 기타 소소한 증세들이 완전히 사라지고 요즘은 하루 종일 강의를 해도 목이 쉬지 않습니다. 이제서야 나는 몸과 마음이 완전히 하나로 작동한다는 것을 몸으로 이해했습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최동석 경영연구소

마음이 조직설계의 전제가 되어야 한다는 얘기는 <조직이란 무엇인가>에서 이미 다루었습니다. 이번에는 마음에 대해 조금 더 살펴보고 경영에 필요한 마음 상태는 어떤 것인지 알아보겠습니다. 마음의 문제는 생각보다 복잡합니다. 마음은 오랫동안 철학자들의 관심사항이기도 했고, 최근에는 신경생리학자나 분자생물학자들이 특히 뇌과학(brain science)의 영역을 새롭게 열어서 마음의 문제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들보다 직접적으로 관련을 맺고 마음이 자신의 고유한 연구영역이라고 생각하는 분야는 역시 심리학입니다. 정신분석학에서부터 인지심리학에 이르기까지 심리학자들은 마음과 행동의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상행동에 대한 치료뿐만 아니라 정상행동의 강화에도 심대한 영향을 끼쳐 학교교육의 방향을 긍정적으로 바꾸어 놓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종교적인 영역에서도 마음의 문제를 깊이 다루고 있습니다. 기독교와 불교에서는 기도와 참선수행 등의 방식으로 마음을 다스리도록 가르칩니다.

 

내가 90년대 중반 한국은행에 근무할 때 서강대 철학과 강영안 교수로부터 주체의 죽음이라는 주제의 강의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강의내용을 정확히 기억할 수 없지만, 주체의 개념과 그 변천과정을 소개했었는데, 경영학이 풍기는 실증주의적이고도 실용적인 풍토 속에 있던 나에게는 충격적이었습니다. 나는 당시 사유의 깊이가 곧 인간의 본질을 규정한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 후로도 기회가 되는 대로 경영학의 본질, 그리고 그 학문의 대상인 인간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대한 사유의 노력을 계속해 왔습니다. 자연스럽게 마음의 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 시절 네덜란드 철학자 반 퍼슨(Cornelis Anthonie van Peursen, 1920~1996) 교수의 『몸 영혼 정신』을 읽었습니다.(C. A. 반 퍼슨(C. A. van Peursen), 손봉호 강영안 옮김, 『몸 영혼 정신』, 서광사 1985) 마음의 문제는 철학자들에게도 관심을 끄는 주제여서 오랜 논쟁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오늘날까지 계속되고 있는 유물론이나 유심론의 논쟁이 그것입니다. 그는 마음과 몸의 일체성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를 역사적으로 검토하고 뇌과학의 입장까지 논의하고 있습니다. 특히 플라톤에서 비트겐슈타인까지 마음과 몸에서 파생된 개념들을 철학자들이 어떤 방식으로 사유해왔는지를 간략히 정리하면서, 인간은 결국 정신과 육체의 일체성을 갖는다고 주장했습니다.

 

그 후에 나의 관심을 끄는 저작이 길버트 라일(Gilbert Ryle, 1900~1976)의 『마음의 개념』이었습니다.(길버트 라일(Gilbert Ryle), 이한우 옮김, 『마음의 개념』(The Concept of Mind), 문예출판사 1994 참조.) 데카르트로부터 유래하는 정신과 육체의 이원론을 통렬하게 비판한 철학자였습니다. 데카르트를 비판한 것까지는 좋았는데, 내가 보기에는 놀랍게도 철저한 유물론적 행동주의자와 같은 견해를 피력했습니다. 마음이라고 부르는 모든 정신작용은 언어의 잘못된 사용에서 비롯된 것이며, 그의 언어철학적 분석에 의하면 마음이라는 용어는 소위 범주적 오류(category mistake)를 내포하고 있어서 많은 혼란을 초래케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대학을 방문하는 사람이 대학건물, 도서관, 운동장, 박물관, 학과 사무실 등을 보고 대학이 어디 있느냐고 묻는 것은 어리석은 질문이라는 것입니다. 대학은 그런 시설물들이 아닙니다. 대학은 그런 건물들, 연구실, 학생, 교수 등의 상호관계에 의해 규정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질문은 대학을 그 구성부분인 여러 제도들과 동일한 범주에 귀속시키는 오류를 범한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래서 그는 추상적 개념인 마음이니 영혼이니 하는 따위에 의존하지 않고도, 예지적이고도 고차원적인 인간행동을 깔끔하게 설명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그의 비판적 시각을 따라가다 보면 논리의 정교함과 철학적 사유의 치밀함에 탄복합니다.

 

하지만 인류학자 그레고리 베잇슨(Gregory Bateson, 1904~1980)의 말대로 논리의 치밀함이야말로 인과관계의 빈약한 모델이 아닐까요.(그레고리 베잇슨(Gregory Bateson), 박지동 옮김, 『정신과 마음』(Mind and Nature), 까치 1990, 77~79쪽 참조.) 인간의 삶은 결코 논리적이지 않습니다. 논리를 넘는 비약과 혼돈의 와중에서 서로서로 관계를 맺고 지향성을 유지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나는 그런 현실이 오히려 삶에 아름다움과 풍요로움을 공급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그렇게 의미를 찾고 의미를 부여하며 삶을 영위합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최동석 경영연구소

지난 이야기

             조직이란 무엇인가(1)_조직의 일반적 정의
             조직이란 무엇인가(2)_제1세대 경영학
             조직이란 무엇인가(3)_제2세대 경영학
             조직이란 무엇인가(4)_조직의 목적은 고객창조인가
             조직이란 무엇인가(5)_제3세대 경영학(Wholism)
             조직이란 무엇인가(6)_연결되어 있음(connectedness)
             조직이란 무엇인가(7)_제3세대 조직설계와 마음


3세대 경영학에서는 조직을 인간의 마음에 기초하여 설계해야 합니다


인간의 마음에서 모든 것이 창조되기 때문입니다


1,2세대 경영학은 이윤최대화를 위한 당근과 채찍의 원리로 조직을 설계해 왔습니다


이런 방식은 조직구성원의 잠재력을 고갈시킬 뿐입니다.

 

『맹자』 공손추(公孫丑) ()편에 다음과 같은 예화가 나옵니다.

 

송나라 사람 중에 벼 싹이 자라지 못함을 안타깝게 여겨 뽑아놓은 자가 있었다. 그는 아무 것도 모르고 돌아와서 집안 사람들에게 말하기를, “오늘 나는 매우 피곤하다. 내가 벼 싹이 자라도록 도왔다고 하자, 그 아들이 달려가서 보았더니 벼 싹은 말라 있었다. 천하에 벼 싹이 자라도록 억지로 조장하지 않는 자가 적으니…”

 

이 예화가 무슨 얘기냐 하면, 어리석은 농부가 보기에는 벼가 더디 자라니

 

답답하게 느껴졌어요. 그래서 그 싹을 조금씩 뽑아 놓은 것이지요


빨리 자라도록 조장(助長)한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오히려 벼는 빨리 죽지요


조장(助長)은 한자의 뜻으로만 보면 도와서 자라게 한다는 의미니까 좋은 말이지요


하지만 대상의 잠재력과 역량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조장하는 것은 


오히려 죽이는 일입니다


그래서 오늘날까지 조장한다는 말은 부정적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오늘날 경영에서 당근과 채찍으로 성과를 내도록 몰아붙이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를 잘 알아야 합니다.

 

1,2세대 경영학은 사실 이런 조장(助長)의 기술을 가지고 경영하도록 


경영자들을 조장해 왔습니다


나는 경영학이 이런 조장의 기술을 포기하고 영혼의 능력을 보살피는


보다 차원 높은 방식을 지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조직설계의 기본전제를 받아들여야 합니다.

 

  인간은 성장하고 발전하기를 원한다.

  인간은 영혼의 능력을 일깨우면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한다.

  인간의 잠재력은 서로 다르다.

④  인간의 마음은 서로 연결되어 있기를 원한다.   


 

마음, 오감 그리고 실재

 

조직설계는 한마디로 구성원의 마음이 서로 연결되어 있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마음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습니다


그런데 마음이란 무엇인가로 질문해 들어가면 풀기가 쉽지 않습니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는 신라시대의 원효대사에 의해 주창된 사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문자 그대로 해석한다면, 일체의 것은 오로지 마음이 만들어 낸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가장 단순하게 생각해서 이 세상만사가 다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조금 깊이 생각해보면, 이 우주 만물을 가능케 하는 배후에는 마음()이라는 것이 


있다는 존재론의 입장으로 볼 수도 있고


사물이나 현상은 관찰하는 사람의 마음에 의해 결정된다는 인식론의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불교적 입장이 어떻든, 그리고 우리가 일체유심조를 어떻게 받아들이든 간에


일체유심조는 우리의 일상적 경험과도 일치합니다


내가 어렸을 때, 시골에서 땅거미가 어스름한 저녁 녘에 집으로 돌아가다가 


뭔가 물컹한 것을 밟았어요


순간 뱀이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고, 두려움에 휩싸였습니다


며칠 전에는 이웃 마을에서 어떤 청년이 밤길에 뱀에 물려 다리가 퉁퉁 붓고 


고통스러워서 병원에까지 실려갔다는 말을 들었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내 심장은 탱크엔진처럼 크게 요동쳤고 온 몸이 순식간에 두려움에 휩싸였습니다


근육은 놀라 도망쳐야 했습니다. 집에 다 와서까지도 두려움은 가시지 않았습니다


집에 돌아와서도 호흡은 여전히 헉헉거렸고 심장은 벌렁거렸습니다


그날 밤 뱀에 관한 꿈을 꾸기까지 했으니까요


그러나 다음날 아침에 밝은 눈으로 현장을 가보니


뱀이 아니라 썩은 새끼줄을 밟았던 겁니다


마음이 실재(reality)를 만들어 낸 것이죠


우리가 알고 있는 실재는 마음 속에 그려진 허상입니다.

 

중요한 시험을 앞둔 수험생은 불안과 초조 속에서 공부를 합니다


시험이 불안하게 한 것이 아니라 


시험을 대하는 마음이 불안과 초조를 만들어 냅니다


말하자면, 실재(reality)를 스스로 창조해내서 불안하고 초조하게 된 것입니다.

 


이것은 폴란드계 미국 수학자였던 알프레드 코르집스키(Alfred Korzybski, 1879~1950)


 『Science and Sanity』에서 지도는 영토가 아니다라고 말한 것과 같습니다


인간의 마음 속에 그린 심상(心象)은 실제의 영토가 아니라


자신이 실재(實在, reality)라고 만들어낸 지도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이런 사상은 쇼펜하우어(Arthur Schopenhauer, 1788~1860)가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에서 첫 문장을 세계는 나의 표상이다라고 쓴 것과 같습니다


서양사람들의 이런 생각은 신라시대의 일체유심조 사상과 관련이 깊습니다.

 


마음의 프로그램

 

우리는 세계의 외부현상을 감각을 통해 받아들여서 뇌 안에 홀로그램(hologram)과 


같은 지도를 만들어 냅니다


, 뇌에 내적 표상(internal representation)를 만들어 낸다는 말입니다


여기서 표상(表象)이라는 말의 의미를 잘 이해해야 합니다


과거의 경험을 뇌에 축적할 때


그 상황에 부합하는 오감(五感 : 시각, 청각, 촉각, 후각, 미각)의 정보와 에너지를 


하나의 표상(表象)으로 뇌세포에 저장해 두었다가 기억해 낼 때 


저장했던 반대방향으로 끄집어냅니다. 그래서 오감이 중요합니다


나는 이것을 V.A.K.O.G.라고 표시하기도 하는데


Visual, Auditory, Kinesthetic, Olfactory, Gustatory의 첫 글자를 조합한 것입니다


경험을 기억으로 저장할 때


뇌세포의 전기적 화학적 작용은 오감(V.A.K.O.G.)이 받아들인 정보에 의해 이루어집니다.


 

예를 들어, 썩은 새끼줄을 뱀으로 저장할 때


뱀의 팔뚝만한 몸집에다 혀를 날름거리고 있는 모습(시각), 


쉬익~하고 지나가는 소리(청각), 밟았을 때 물컹~하는 느낌(촉각), 


이웃 마을 청년이 뱀에 물려 고통 받는 모습(시각) 등이 뇌에 강렬하게 기억됩니다


나는 이러한 오감을 통해 들어오는 정보와 에너지를 저장해 두었다가 


밤에 꿈을 꿀 정도로 벌벌 떨었었죠


그런 정보는 철저하게 나 스스로 만들어낸 실재(reality)였습니다


확고부동한 실재였습니다


이튿날 그것이 내가 스스로 만들어낸 허상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혼자서 전혀 엉뚱한 지도(map)를 그려내고


그 지도에 의해 두려워했던 겁니다. 어렸을 때의 이 경험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이처럼 기억해낼 때는 오감으로 뇌세포들이 그 상황을 재현(represent)해 냅니다.

 


두뇌에 새겨진 이 지도는 마치 프로그램과 같습니다


마음의 프로그램(mind program)이지요


컴퓨터에서 프로그램이란 명령어들의 조합(set of instructions)을 말합니다


명령어 체계가 바뀌면 프로그램이 바뀌기 때문에 전혀 다른 지도를 그릴 수도 있겠습니다


이 프로그램이 세상을 보는 프레임(frame)을 결정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자신이 지금 어떤 프로그램을 쓰고 있는지


즉 어떤 지도를 가지고 현실을 파악하고 있는지를 잘 인식하지 못한다는 데 있습니다


마음의 어떤 명령어들이, 그리고 어떤 지도가 나를 괴롭히고 있는지를 잘 알 수만 있다면


우리는 현실에서 그렇게 고통을 받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내 경험에 의하면, 수많은 학생과 직장인들이 불안과 초조


건강을 해칠 정도의 심리적 긴장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그것이 큰 문제가 되고 있음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지요


자신도 잘 모르는 무의식적인 마음(unconscious mind)의 작용에 의해 행동이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된 것은 우리의 뇌에 그런 프로그램이 굳어져서(hardwired) 


그것이 아주 자연스럽게 되었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신체적 증상으로 나타나기까지는 세상살이가 


다 그런 것이라고 무시하고 지냅니다


그러다가 병적 증세가 깊어지면, 약물과 수술치료에 의지합니다


원인은 전혀 다른 데 있었는데도 말입니다.


 

따라서 조직을 설계할 때는 인간의 마음, 특히 인간의 무의식적인 마음을 반영해야 합니다


무의식적인 마음에서 엄청난 잠재력을 끌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끝)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최동석 경영연구소

지난 이야기

             조직이란 무엇인가(1)_조직의 일반적 정의
             조직이란 무엇인가(2)_제1세대 경영학
             조직이란 무엇인가(3)_제2세대 경영학
             조직이란 무엇인가(4)_조직의 목적은 고객창조인가
             조직이란 무엇인가(5)_제3세대 경영학(Wholism)
             조직이란 무엇인가(6)_연결되어 있음(connectedness)


어떻게 하면, 3세대의 조직설계가 가능할까요? 이것이 우리가 고민해야 할 과제입니다. 이 강좌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문제입니다.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경영을 위해서는 제3세대의 조직설계에 관한 기초적인 개념체계를 논의하고, 실무적으로 도움이 되는 해결책을 제시하려고 합니다.

 

앞서 영혼의 능력이란 바로 자신에게 내재된 정보와 에너지가 어떤 것인지를 찾아내는 능력이라고 했습니다. 이것은 인간의 마음에서 가장 깊은 심연으로부터 솟아납니다. 하지만 대부분 무의식(잠재의식)으로 덮여 있습니다. 이러한 영혼의 능력을 관리 가능한 방식으로 정리한 것이 역량개념입니다. 역량개념은 경영관리, 특히 인사부문에서 매우 중요한 이슈여서 나중에 별도의 강의를 계획하고 있습니다만, 여기서 간단히 주의할 점만 언급하려고 합니다.

 

역량(competence)개념은 기본적으로 개인의 잠재력을 부분적으로 쪼개서 분석해보는 것이 아니라 총체적으로 개인의 직무적합성을 판단할 수 있도록 고안된 개념입니다. 이러한 연구의 시초를 거슬러 올라가면 20세기 초반 독일 바이마르 공화국의 장교선발에서부터 나치 친위대를 뽑는 방식에 이르기까지 선발의 신뢰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활용되었습니다.(Christof Oberman, Assessment Center – Entwicklung, Durchführung, Trends, Gabler 2002, 23~24쪽 참조.)

 

그러나, 이 개념이 실무에 일반적으로 소개된 시기는 아주 최근의 일입니다. 특히 역량(competence)이라는 용어 자체는 심리학자 데이빗 맥클레란드(David McClelland, 1917~1998) 교수에 의해 70년대에 생성되었습니다.(David McClelland, Testing for Competence rather than for “Intelligence”, American Psychologist(1973), 28, 1~44쪽 참조.) 아직 학계와 실무계에서 뚜렷하게 드러난 이론은 없고 다양한 개념들만 산만하게 언급되고 있습니다. 다만 일부 산업계에서 역량개념을 이용한 선발을 통해 효과가 검증된 경우들이 보고되고 있을 뿐입니다.(라일 스펜서(Lyle M. Spencer) , 『핵심역량모델의 개발과 활용(Competence at Work), PSI컨설팅 1998 참조.)

 

일부 컨설팅회사나 컨설턴트들이 역량개념이 비즈니스가 되니까 너도나도 역량모형이니 역량평가니 하면서 야단법석을 떨고 있는데, 사실 기존의 개념들에다 역량이라는 이름만 붙여서 컨설팅하는 형식이기 때문에 인사실무자들은 뭔가 대단한 것이 있는 줄 알고 기대했다가 곧바로 실망합니다. 최근에는 역량모델과 역량평가를 각종 계량모델로 돌려서 만들어내는 방식을 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다가는 역량개념도 한때의 유행으로 끝날 공산이 큽니다.

 

역량개념을 그렇게 간단하게 생각해서는 곤란합니다. 이것은 정신분석학이나 분석심리학에서 인지심리학에 이르는 심리학과 뇌과학의 깊은 뿌리를 잘 이해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다시 강조하거니와, 역량은 건조하고 차가운 분석개념이 아니라 직무적합성 측면에서 한 인간의 영혼의 능력과 잠재력을 총체적으로 바라보는 관점입니다. 그래서 역량모델, 역량진단, 역량개발 등으로 시스템화 한 것이 바로 역량관리시스템(Competency Management System)입니다. 이것 역시 조직구성원들의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수단입니다.

 

조직의 경영이 역량관리시스템만으로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성과관리를 잘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조직의 안정적이고도 지속적인 성장은 성과에 달려있기 때문입니다. 성과책임을 규명하고, 그 성과를 진단하여 피드백(feedback)과 동시에 피드퍼워드(feedforward)해 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보상도 적절히 해야 합니다. 이것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규정화 해 놓은 것이 바로 성과관리시스템(Performance Management System)입니다.

 

성과관리시스템과 역량관리시스템의 설계는 뒤에서 자세히 다룰 예정이므로, 여기서는 조직은 조직구성원이 각자 영혼의 능력을 잘 발휘하여 잠재력을 발현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하고, 그 결과물인 성과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만 강조하고자 합니다.(끝)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최동석 경영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