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이야기

          마음이란 무엇인가(1)_마음에의 관심
          마음이란 무엇인가(2)_마음과 몸은 하나, 그 경험적 증거


업무상의 스트레스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 업적을 다그치는 상사인가? 아니면 인간관계를 제대로 맺지 못해서 오는 갈등인가? 내가 무능하기 때문인가? 조직문화가 나에게 부적합하기 때문인가? 나는 분명히 알고 싶었고 또한 알아야 했습니다.

 

그래서 정신분석학에서부터 행동주의 심리학까지 다시 훑어보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과 융의 분석심리학을 통해 인간의 무의식에 접근하는 방식이 확실해졌습니다. 그동안 내가 간과했던 것은 무의식이었습니다. 무의식적 마음이 인간의 심연에서 솟아오르고 있는데, 그것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억누르고 있었으니, 여러 신체적 증상으로 나타났던 것입니다.

 

내가 의식하지 못했던 마음의 심연에서 무엇이 솟아오르길래 그것을 억눌렀을까. 나 자신에 대한 솔직한 분석결과는 열등감, 불안 또는 두려움이었습니다. 내 열등감은 아주 어린 시절에 싹텄습니다. 밥 세끼를 제대로 먹을 수 없을 정도였으니 추운 겨울에 온전한 내복을 제대로 입을 수가 없었습니다. 교복은 이웃집 형들이 입던 빛 바랜 것을 얻어다 입었습니다. 양말은 물론 무르팍에는 덕지덕지 기운 내복으로 추위를 달래야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학교에서 갑자기 신체검사를 했습니다. 교복을 벗어야 할 일이 생겼습니다. 다른 애들은 다 벗었는데, 나는 도저히 용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625전쟁 이후에는 사실 어느 집이나 대부분 그랬습니다. 하지만 나는 너무 창피했습니다. 입장이 매우 난처해졌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무시하는 것 같았고, 그 상황을 극복할 수 없는 나의 처지에 절망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지금도 남들 앞에 서는 것이 두렵습니다. 마음을 진정하고 천천히 말을 시작해서 어느 정도 심장이 가라앉도록 해야 합니다.

 

어른이 된 후 한국은행에서도 다른 사람들에 비해 누덕누덕 기운 내복처럼 학벌이 처지는 것으로 느껴졌고, 그것을 만회하기 위해서는 동료들과는 다른 뭔가로 채워 넣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근무하면서도 호시탐탐 유학 갈 궁리를 했습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한국은행이 나에게 베푼 은혜였지만, 독일연수나 유학은 내 열등감의 발로였습니다.

 

나는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해내야 했고, 그것도 남들보다 더 빠른 시일 내에 성취해야 했습니다. 나는 주위 사람들을 의식했고, 무능하다는 소리를 듣는 것을 몹시 두려워했습니다. 뭔가를 성취하지 못했을 때 존재목적이나 가치를 상실하게 될까 봐 두려웠습니다. 그 상황을 상상하는 것은 나에게 공포스런 일이었습니다.

 

나는 어느 조직에서나 조직개혁작업을 맡았습니다. 독일에서 인사조직분야를 전공했기 때문에 사람들이 내가 그 일에 적합하다고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나는 직무상 사람들을 밀어붙여야 했습니다. 조직을 제대로 개혁해 가려면, 무능하게 보이는 임원이나 직원들은 어떻게 해서든지 유능하게 만들어야 했습니다. 이런 생각은 정도의 차이가 있었을 뿐, 내가 관리자가 된 이후에 한번도 바뀐 적이 없었습니다. 한국의 경영실태는 심각할 정도로 낙후되어 있었기 때문에 나의 눈에는 바꿔야 할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사회체제에 대한 울분 같은 것이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시스템을 모두 바꿔야 했습니다. 경영진의 경영태도와 리더십을 보다 합리적인 수준으로 바꾸도록 시스템적인 접근을 해야 했습니다. 그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었고, 단숨에 끝나는 일도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나는 밀어붙여야 했습니다.

 

시스템을 바꾸면, 아무리 합리적으로 한다 해도 반드시 불이익을 당하는 사람이 있게 마련입니다. 그래서 개혁에는 항상 반대하는 사람이 생기는 데 나는 그들을 충분히 이해해주지 못했습니다. 나의 방식은 거의 일방적이었습니다. 나는 일을 통해 스트레스를 스스로 만들어갔습니다. 여러 사람들과 겪는 갈등뿐만 아니라 왜곡된 사회현상과 비효율적인 시스템들을 볼 때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무거운 마음의 상태가 되었습니다. 그럴수록 나는 점점 더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무능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들과 사회에 대한 절망감과 분노, 그리고 원망과 같은 부정적 정서가 내 마음에 쌓여 갔습니다. 나는 어느 정도 그것을 의식하고 있었지만, 나에게 코칭이나 자문을 해주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런 상황은 어찌할 도리가 없었습니다.

 

이런 마음의 상태가 내 몸에 증상으로 나타났던 겁니다. 문제의 원인은 내 마음의 심연에 쌓여있던 열등감, 불안, 두려움이었는데, 그것을 사회와 시스템, 그리고 타인에게 투사했던 것입니다. 나는 사회를 고쳐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들과 싸웠습니다. 그때 써낸 책이 『똑똑한 자들의 멍청한 짓』입니다. 그렇게 치열하게 직장생활을 10여 년 해냈습니다. 하지만, 힘겨운 싸움의 끝에 얻은 것은 질병이었습니다. 그리고 나서야 내가 졌다고 손을 든 것입니다. 내 마음의 심연에 충족되지 않은 무의식적 결핍이 똬리를 틀고 있었음이 드러났습니다. 이제 내 지식은 체험을 통해 확고한 삶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만약 내가 나의 심연에서 솟아오르는 열등감과 불안, 그리고 두려움을 진작부터 이해했더라면 더 좋은 직무수행을 통해 많은 성과를 낼 수 있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내 마음에는 아무도 그리고 어떤 것도 스트레스가 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멍청하게도 스트레스를 나 스스로 만들어 내고 스스로 고통 받았을 뿐입니다. 무의식적 마음의 결핍은 의식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무시하거나 억누르기 쉽습니다. 이런 생태가 계속되면, 무기력해지거나 분노로 가득 차거나 우울해집니다. 마음은, 그것이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결핍된 상태가 충분히 충족되지 않으면 어떤 형태로든지 몸의 증상으로 나타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내가 여기서 하고 싶은 얘기는 이렇게 의식과 무의식은 하나로 뒤엉켜서 엄청난 힘을 발휘하고 있으며 몸과 마음도 이원화된 것이 아니라 하나(oneness)라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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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

          마음이란 무엇인가(1)_마음에의 관심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 길은 그리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나는 여러 문헌을 통해 몸과 마음이 하나로 통합되어 있음을 어렴풋이나마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나의 지식을 실무에 전혀 적용하지 못했습니다. 길버트 라일이 지적한 대로 사실을 아는 것(knowing that)과 방법을 아는 것(knowing how)의 차이에서 오는 불완전한 이해였기 때문이었습니다
.(길버트 라일(Gilbert Ryle), 이한우 옮김, 『마음의 개념』(The Concept of Mind), 문예출판사 1994, 34~39쪽 참조.) 그러나, 나는 결정적인 체험을 통해서 비로소 확신하게 되었고 실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여기서 나의 체험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나는 실무에서 일할 때 많은 스트레스를 견뎌야 했습니다. 아내가 나에게 늘 지적하듯이, 아마도 완벽을 지향하는 나의 이상주의적 기질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내 몸에 자연스럽게 병이 생겼습니다. 위산역류 증상이었습니다. 병원에 가서 처방한 약을 먹으면 조금 좋아져서 그냥 견딜만 했습니다. 만성적인 증세여서 평생 그런 대로 살아가면 되는가 보다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증상은 점점 심해졌고, 또 다른 증상도 생겨나서 실무를 하는 것이 불가능해졌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성대가 부어 강의를 한 시간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나중에는 강의는 고사하고 다른 사람과 대화하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야말로 정신력으로 하루하루를 버텨나갔습니다.

 

급기야는 병원에 입원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습니다. 지병들 때문이 아니라 이번에는 완전히 다른 증세가 나타났습니다. 가슴에 통증이 생겨 밤새도록 끙끙 앓다가 회사에 겨우 출근했습니다. 회사의 건강검진센터를 맡고 있는 담당의사를 불러 자초지정을 얘기했더니, 가슴을 보자고 했습니다. 그는 보자마자 대상포진인 것 같다고, 병원에 일주일 입원하면 낫는 병이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위로해 주었습니다. 그날로 입원수속을 밟았습니다. 병명은 왼쪽 가슴팍에 생긴 대상포진이었습니다. 생전 처음 들어보는 병명이었습니다. 통증이 하도 심해 갈비뼈가 부서져 내린 줄 알았습니다. 골프스윙을 잘못해서 갈비뼈에 금이 갔다는 말은 들어봤어도 특별한 사고가 없었는데도 갈비뼈가 부러진 것 같은 고통은 처음 겪었습니다. 통증이 심했지만 수술을 하는 병은 아니었습니다. 담당의사는 면역력이 떨어지면 몸에 있던 바이러스가 신경다발을 통해 준동하면서 발생하는 질병이라고 합니다.

 

일주일간의 입원을 통해 많은 것을 생각했습니다. 몸은 왜 아픈가? 나에게 오래 전부터 따라다니던 만성적인 질환은 또 뭔가? 그냥 참고 지내야 하는가? 건강해지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음식조절과 운동?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몸이 나 자신에게 뭔가 메시지를 주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퇴원 후에 다시 질병과 마음에 관한 책을 찾아 읽기 시작했습니다. 이 방면에 무수히 많은 문헌들이 쏟아져 나왔음을 알았습니다. 유학시절에 배운 사회심리학이나 조직심리학으로 풀 수 있는 간단한 문제들이 아니었습니다. 다음과 같은 문헌들은, 통증을 완화시키는 실용적인 처방에서부터 영적인 치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었는데, 마음과 몸의 새로운 세계에 눈을 뜰 수 있도록 나를 인도해 주었습니다.

 

마음으로 몸을 다스려라, 허버트 벤슨

과학 명상법, 허버트 벤슨

마음이 지닌 치유의 힘, 조안 보리센코

말하는 대로 이루어진다, 매튜 버드

마음챙김 명상과 자기치유, 존 카밧진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존 카밧진

영혼의 하드웨어인 뇌 치유하기, 다니엘 에이멘

마음을 과학한다, 카렌 샤노어

마음의 의학, 칼 사이몬톤

TMS통증치료혁명, 존 사노

통증혁명, 존 사노

마음의 기적, 디팩 초프라

 

이 밖에도 여러 문헌들을 읽으면서 나는 많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중에는 마음과 몸의 관계를 동양사상과 연계시키면서 신비주의적으로 해석하려는 것도 있었습니다. 나는 체질상 신비주의적인 해석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한의학의 신통한 처방이라는 것도 별로 신뢰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내가 얻은 깨달음은 인간이 무엇을 본다는 것은 동시에 무엇을 보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떤 사실이나 현상에 의미를 부여했다는 말은 그런 의미 이외의 다른 것에는 눈을 감았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일상은 항상 어느 하나만을 보면서, 그것이 세계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자신이 본 것과 경험한 것 범위 내에서 세계를 해석하게 됩니다. 우리는 세계의 가능성과 다양성에 자신의 마음을 열어 놓은 상태인 <깨어있는 마음>으로 세계와 대면하지 못합니다. 경험의 테두리에서 어느 하나로 굳어있는 마음으로 세계를 보게 됩니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내 마음은 세계를 깨어있는 마음으로 보지 못했고 내 얄팍한 의지로 세상을 통제하려 했기 때문에 결국은 내 몸에 여러 증상으로 나타났던 것입니다. 마음은 뇌를 지배하고, 뇌는 몸을 통제합니다.

 

그런 깨달음을 얻으면서 신변을 정리했습니다. 30년간의 직장생활을 마감하고 은퇴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말하자면, 2의 인생을 새롭게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내 마음에 확신이 서자 학생들과 일반인들에게 상담할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놀라운 기쁨을 누리기도 했습니다.

 

몸은 마음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 이론으로도 경험으로도 확실해졌습니다. 마음이 아프면 몸도 아프고, 몸이 아프면 마음도 아프다는 것입니다. 마음을 건강하게 훈련하면 할수록 몸도 건강하고 튼튼해집니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마음은 뇌와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뇌가 건강해야 마음도 건강해집니다. 뇌의 작용메커니즘을 잘 이해하는 것이 마음과 몸의 연관성을 파악하는데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는 학교에서 몸은 육체이고 마음은 정신이기 때문에, 그 둘은 서로 연관성이 있긴 하지만, 접근방식은 완전히 다르다고 배웠고 지금도 그렇게 가르치고 있습니다. 몸은 자연과학의 대상이고 정신은 인문과학의 대상이라고 말입니다. 그래서 몸과 정신의 이원론이 아주 자연스럽게 자리잡았습니다.

 

그러나, 나의 체험은 완전히 다른 것이었습니다. 실무에서 퇴임한 후 몇 달 만에 특별한 조치도 없었는데 몸은 완전할 정도로 회복되었습니다. 거의 십 수 년을 만성병이라고 생각하며 지니고 다니던 위산역류증세도 깨끗이 없어졌습니다. 앞서 언급한 대로 위산역류가 심해서 후두의 성대까지 영향을 주었기 때문에, 노래는 물론이려니와 강의를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나는 그래서 직원들과 노래방에 가는 것을 제일 싫어했습니다. 목이 금방 쉬기 때문에 말도 오래 할 수 없었습니다. 약을 먹으면 조금 좋아지지만, 그 때뿐이었습니다. 그 약의 성분상 평생을 두고 지속적으로 먹을 수 있는 것도 아니라서 일정기간 이상 복용할 수도 없었습니다. 성대에는 조그만 물혹(폴립)까지도 생겼습니다.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이 좋다고 해서, 잠잘 때 머리부위를 높이고, 식사도 저녁 6시 이전에 가볍게 먹는 방식으로 조절했습니다. 생활 자체에는 크게 지장이 없었지만 완쾌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던 것이 퇴임 후 몇 달이 지나자 나도 모르는 사이에 위산역류와 기타 소소한 증세들이 완전히 사라지고 요즘은 하루 종일 강의를 해도 목이 쉬지 않습니다. 이제서야 나는 몸과 마음이 완전히 하나로 작동한다는 것을 몸으로 이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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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최동석 경영연구소

마음이 조직설계의 전제가 되어야 한다는 얘기는 <조직이란 무엇인가>에서 이미 다루었습니다. 이번에는 마음에 대해 조금 더 살펴보고 경영에 필요한 마음 상태는 어떤 것인지 알아보겠습니다. 마음의 문제는 생각보다 복잡합니다. 마음은 오랫동안 철학자들의 관심사항이기도 했고, 최근에는 신경생리학자나 분자생물학자들이 특히 뇌과학(brain science)의 영역을 새롭게 열어서 마음의 문제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들보다 직접적으로 관련을 맺고 마음이 자신의 고유한 연구영역이라고 생각하는 분야는 역시 심리학입니다. 정신분석학에서부터 인지심리학에 이르기까지 심리학자들은 마음과 행동의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상행동에 대한 치료뿐만 아니라 정상행동의 강화에도 심대한 영향을 끼쳐 학교교육의 방향을 긍정적으로 바꾸어 놓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종교적인 영역에서도 마음의 문제를 깊이 다루고 있습니다. 기독교와 불교에서는 기도와 참선수행 등의 방식으로 마음을 다스리도록 가르칩니다.

 

내가 90년대 중반 한국은행에 근무할 때 서강대 철학과 강영안 교수로부터 주체의 죽음이라는 주제의 강의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강의내용을 정확히 기억할 수 없지만, 주체의 개념과 그 변천과정을 소개했었는데, 경영학이 풍기는 실증주의적이고도 실용적인 풍토 속에 있던 나에게는 충격적이었습니다. 나는 당시 사유의 깊이가 곧 인간의 본질을 규정한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 후로도 기회가 되는 대로 경영학의 본질, 그리고 그 학문의 대상인 인간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대한 사유의 노력을 계속해 왔습니다. 자연스럽게 마음의 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 시절 네덜란드 철학자 반 퍼슨(Cornelis Anthonie van Peursen, 1920~1996) 교수의 『몸 영혼 정신』을 읽었습니다.(C. A. 반 퍼슨(C. A. van Peursen), 손봉호 강영안 옮김, 『몸 영혼 정신』, 서광사 1985) 마음의 문제는 철학자들에게도 관심을 끄는 주제여서 오랜 논쟁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오늘날까지 계속되고 있는 유물론이나 유심론의 논쟁이 그것입니다. 그는 마음과 몸의 일체성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를 역사적으로 검토하고 뇌과학의 입장까지 논의하고 있습니다. 특히 플라톤에서 비트겐슈타인까지 마음과 몸에서 파생된 개념들을 철학자들이 어떤 방식으로 사유해왔는지를 간략히 정리하면서, 인간은 결국 정신과 육체의 일체성을 갖는다고 주장했습니다.

 

그 후에 나의 관심을 끄는 저작이 길버트 라일(Gilbert Ryle, 1900~1976)의 『마음의 개념』이었습니다.(길버트 라일(Gilbert Ryle), 이한우 옮김, 『마음의 개념』(The Concept of Mind), 문예출판사 1994 참조.) 데카르트로부터 유래하는 정신과 육체의 이원론을 통렬하게 비판한 철학자였습니다. 데카르트를 비판한 것까지는 좋았는데, 내가 보기에는 놀랍게도 철저한 유물론적 행동주의자와 같은 견해를 피력했습니다. 마음이라고 부르는 모든 정신작용은 언어의 잘못된 사용에서 비롯된 것이며, 그의 언어철학적 분석에 의하면 마음이라는 용어는 소위 범주적 오류(category mistake)를 내포하고 있어서 많은 혼란을 초래케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대학을 방문하는 사람이 대학건물, 도서관, 운동장, 박물관, 학과 사무실 등을 보고 대학이 어디 있느냐고 묻는 것은 어리석은 질문이라는 것입니다. 대학은 그런 시설물들이 아닙니다. 대학은 그런 건물들, 연구실, 학생, 교수 등의 상호관계에 의해 규정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질문은 대학을 그 구성부분인 여러 제도들과 동일한 범주에 귀속시키는 오류를 범한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래서 그는 추상적 개념인 마음이니 영혼이니 하는 따위에 의존하지 않고도, 예지적이고도 고차원적인 인간행동을 깔끔하게 설명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그의 비판적 시각을 따라가다 보면 논리의 정교함과 철학적 사유의 치밀함에 탄복합니다.

 

하지만 인류학자 그레고리 베잇슨(Gregory Bateson, 1904~1980)의 말대로 논리의 치밀함이야말로 인과관계의 빈약한 모델이 아닐까요.(그레고리 베잇슨(Gregory Bateson), 박지동 옮김, 『정신과 마음』(Mind and Nature), 까치 1990, 77~79쪽 참조.) 인간의 삶은 결코 논리적이지 않습니다. 논리를 넘는 비약과 혼돈의 와중에서 서로서로 관계를 맺고 지향성을 유지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나는 그런 현실이 오히려 삶에 아름다움과 풍요로움을 공급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그렇게 의미를 찾고 의미를 부여하며 삶을 영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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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

             조직이란 무엇인가(1)_조직의 일반적 정의
             조직이란 무엇인가(2)_제1세대 경영학
             조직이란 무엇인가(3)_제2세대 경영학
             조직이란 무엇인가(4)_조직의 목적은 고객창조인가
             조직이란 무엇인가(5)_제3세대 경영학(Wholism)
             조직이란 무엇인가(6)_연결되어 있음(connectedness)
             조직이란 무엇인가(7)_제3세대 조직설계와 마음


3세대 경영학에서는 조직을 인간의 마음에 기초하여 설계해야 합니다


인간의 마음에서 모든 것이 창조되기 때문입니다


1,2세대 경영학은 이윤최대화를 위한 당근과 채찍의 원리로 조직을 설계해 왔습니다


이런 방식은 조직구성원의 잠재력을 고갈시킬 뿐입니다.

 

『맹자』 공손추(公孫丑) ()편에 다음과 같은 예화가 나옵니다.

 

송나라 사람 중에 벼 싹이 자라지 못함을 안타깝게 여겨 뽑아놓은 자가 있었다. 그는 아무 것도 모르고 돌아와서 집안 사람들에게 말하기를, “오늘 나는 매우 피곤하다. 내가 벼 싹이 자라도록 도왔다고 하자, 그 아들이 달려가서 보았더니 벼 싹은 말라 있었다. 천하에 벼 싹이 자라도록 억지로 조장하지 않는 자가 적으니…”

 

이 예화가 무슨 얘기냐 하면, 어리석은 농부가 보기에는 벼가 더디 자라니

 

답답하게 느껴졌어요. 그래서 그 싹을 조금씩 뽑아 놓은 것이지요


빨리 자라도록 조장(助長)한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오히려 벼는 빨리 죽지요


조장(助長)은 한자의 뜻으로만 보면 도와서 자라게 한다는 의미니까 좋은 말이지요


하지만 대상의 잠재력과 역량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조장하는 것은 


오히려 죽이는 일입니다


그래서 오늘날까지 조장한다는 말은 부정적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오늘날 경영에서 당근과 채찍으로 성과를 내도록 몰아붙이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를 잘 알아야 합니다.

 

1,2세대 경영학은 사실 이런 조장(助長)의 기술을 가지고 경영하도록 


경영자들을 조장해 왔습니다


나는 경영학이 이런 조장의 기술을 포기하고 영혼의 능력을 보살피는


보다 차원 높은 방식을 지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조직설계의 기본전제를 받아들여야 합니다.

 

  인간은 성장하고 발전하기를 원한다.

  인간은 영혼의 능력을 일깨우면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한다.

  인간의 잠재력은 서로 다르다.

④  인간의 마음은 서로 연결되어 있기를 원한다.   


 

마음, 오감 그리고 실재

 

조직설계는 한마디로 구성원의 마음이 서로 연결되어 있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마음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습니다


그런데 마음이란 무엇인가로 질문해 들어가면 풀기가 쉽지 않습니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는 신라시대의 원효대사에 의해 주창된 사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문자 그대로 해석한다면, 일체의 것은 오로지 마음이 만들어 낸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가장 단순하게 생각해서 이 세상만사가 다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조금 깊이 생각해보면, 이 우주 만물을 가능케 하는 배후에는 마음()이라는 것이 


있다는 존재론의 입장으로 볼 수도 있고


사물이나 현상은 관찰하는 사람의 마음에 의해 결정된다는 인식론의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불교적 입장이 어떻든, 그리고 우리가 일체유심조를 어떻게 받아들이든 간에


일체유심조는 우리의 일상적 경험과도 일치합니다


내가 어렸을 때, 시골에서 땅거미가 어스름한 저녁 녘에 집으로 돌아가다가 


뭔가 물컹한 것을 밟았어요


순간 뱀이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고, 두려움에 휩싸였습니다


며칠 전에는 이웃 마을에서 어떤 청년이 밤길에 뱀에 물려 다리가 퉁퉁 붓고 


고통스러워서 병원에까지 실려갔다는 말을 들었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내 심장은 탱크엔진처럼 크게 요동쳤고 온 몸이 순식간에 두려움에 휩싸였습니다


근육은 놀라 도망쳐야 했습니다. 집에 다 와서까지도 두려움은 가시지 않았습니다


집에 돌아와서도 호흡은 여전히 헉헉거렸고 심장은 벌렁거렸습니다


그날 밤 뱀에 관한 꿈을 꾸기까지 했으니까요


그러나 다음날 아침에 밝은 눈으로 현장을 가보니


뱀이 아니라 썩은 새끼줄을 밟았던 겁니다


마음이 실재(reality)를 만들어 낸 것이죠


우리가 알고 있는 실재는 마음 속에 그려진 허상입니다.

 

중요한 시험을 앞둔 수험생은 불안과 초조 속에서 공부를 합니다


시험이 불안하게 한 것이 아니라 


시험을 대하는 마음이 불안과 초조를 만들어 냅니다


말하자면, 실재(reality)를 스스로 창조해내서 불안하고 초조하게 된 것입니다.

 


이것은 폴란드계 미국 수학자였던 알프레드 코르집스키(Alfred Korzybski, 1879~1950)


 『Science and Sanity』에서 지도는 영토가 아니다라고 말한 것과 같습니다


인간의 마음 속에 그린 심상(心象)은 실제의 영토가 아니라


자신이 실재(實在, reality)라고 만들어낸 지도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이런 사상은 쇼펜하우어(Arthur Schopenhauer, 1788~1860)가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에서 첫 문장을 세계는 나의 표상이다라고 쓴 것과 같습니다


서양사람들의 이런 생각은 신라시대의 일체유심조 사상과 관련이 깊습니다.

 


마음의 프로그램

 

우리는 세계의 외부현상을 감각을 통해 받아들여서 뇌 안에 홀로그램(hologram)과 


같은 지도를 만들어 냅니다


, 뇌에 내적 표상(internal representation)를 만들어 낸다는 말입니다


여기서 표상(表象)이라는 말의 의미를 잘 이해해야 합니다


과거의 경험을 뇌에 축적할 때


그 상황에 부합하는 오감(五感 : 시각, 청각, 촉각, 후각, 미각)의 정보와 에너지를 


하나의 표상(表象)으로 뇌세포에 저장해 두었다가 기억해 낼 때 


저장했던 반대방향으로 끄집어냅니다. 그래서 오감이 중요합니다


나는 이것을 V.A.K.O.G.라고 표시하기도 하는데


Visual, Auditory, Kinesthetic, Olfactory, Gustatory의 첫 글자를 조합한 것입니다


경험을 기억으로 저장할 때


뇌세포의 전기적 화학적 작용은 오감(V.A.K.O.G.)이 받아들인 정보에 의해 이루어집니다.


 

예를 들어, 썩은 새끼줄을 뱀으로 저장할 때


뱀의 팔뚝만한 몸집에다 혀를 날름거리고 있는 모습(시각), 


쉬익~하고 지나가는 소리(청각), 밟았을 때 물컹~하는 느낌(촉각), 


이웃 마을 청년이 뱀에 물려 고통 받는 모습(시각) 등이 뇌에 강렬하게 기억됩니다


나는 이러한 오감을 통해 들어오는 정보와 에너지를 저장해 두었다가 


밤에 꿈을 꿀 정도로 벌벌 떨었었죠


그런 정보는 철저하게 나 스스로 만들어낸 실재(reality)였습니다


확고부동한 실재였습니다


이튿날 그것이 내가 스스로 만들어낸 허상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혼자서 전혀 엉뚱한 지도(map)를 그려내고


그 지도에 의해 두려워했던 겁니다. 어렸을 때의 이 경험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이처럼 기억해낼 때는 오감으로 뇌세포들이 그 상황을 재현(represent)해 냅니다.

 


두뇌에 새겨진 이 지도는 마치 프로그램과 같습니다


마음의 프로그램(mind program)이지요


컴퓨터에서 프로그램이란 명령어들의 조합(set of instructions)을 말합니다


명령어 체계가 바뀌면 프로그램이 바뀌기 때문에 전혀 다른 지도를 그릴 수도 있겠습니다


이 프로그램이 세상을 보는 프레임(frame)을 결정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자신이 지금 어떤 프로그램을 쓰고 있는지


즉 어떤 지도를 가지고 현실을 파악하고 있는지를 잘 인식하지 못한다는 데 있습니다


마음의 어떤 명령어들이, 그리고 어떤 지도가 나를 괴롭히고 있는지를 잘 알 수만 있다면


우리는 현실에서 그렇게 고통을 받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내 경험에 의하면, 수많은 학생과 직장인들이 불안과 초조


건강을 해칠 정도의 심리적 긴장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그것이 큰 문제가 되고 있음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지요


자신도 잘 모르는 무의식적인 마음(unconscious mind)의 작용에 의해 행동이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된 것은 우리의 뇌에 그런 프로그램이 굳어져서(hardwired) 


그것이 아주 자연스럽게 되었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신체적 증상으로 나타나기까지는 세상살이가 


다 그런 것이라고 무시하고 지냅니다


그러다가 병적 증세가 깊어지면, 약물과 수술치료에 의지합니다


원인은 전혀 다른 데 있었는데도 말입니다.


 

따라서 조직을 설계할 때는 인간의 마음, 특히 인간의 무의식적인 마음을 반영해야 합니다


무의식적인 마음에서 엄청난 잠재력을 끌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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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

             조직이란 무엇인가(1)_조직의 일반적 정의
             조직이란 무엇인가(2)_제1세대 경영학
             조직이란 무엇인가(3)_제2세대 경영학
             조직이란 무엇인가(4)_조직의 목적은 고객창조인가
             조직이란 무엇인가(5)_제3세대 경영학(Wholism)
             조직이란 무엇인가(6)_연결되어 있음(connectedness)


어떻게 하면, 3세대의 조직설계가 가능할까요? 이것이 우리가 고민해야 할 과제입니다. 이 강좌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문제입니다.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경영을 위해서는 제3세대의 조직설계에 관한 기초적인 개념체계를 논의하고, 실무적으로 도움이 되는 해결책을 제시하려고 합니다.

 

앞서 영혼의 능력이란 바로 자신에게 내재된 정보와 에너지가 어떤 것인지를 찾아내는 능력이라고 했습니다. 이것은 인간의 마음에서 가장 깊은 심연으로부터 솟아납니다. 하지만 대부분 무의식(잠재의식)으로 덮여 있습니다. 이러한 영혼의 능력을 관리 가능한 방식으로 정리한 것이 역량개념입니다. 역량개념은 경영관리, 특히 인사부문에서 매우 중요한 이슈여서 나중에 별도의 강의를 계획하고 있습니다만, 여기서 간단히 주의할 점만 언급하려고 합니다.

 

역량(competence)개념은 기본적으로 개인의 잠재력을 부분적으로 쪼개서 분석해보는 것이 아니라 총체적으로 개인의 직무적합성을 판단할 수 있도록 고안된 개념입니다. 이러한 연구의 시초를 거슬러 올라가면 20세기 초반 독일 바이마르 공화국의 장교선발에서부터 나치 친위대를 뽑는 방식에 이르기까지 선발의 신뢰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활용되었습니다.(Christof Oberman, Assessment Center – Entwicklung, Durchführung, Trends, Gabler 2002, 23~24쪽 참조.)

 

그러나, 이 개념이 실무에 일반적으로 소개된 시기는 아주 최근의 일입니다. 특히 역량(competence)이라는 용어 자체는 심리학자 데이빗 맥클레란드(David McClelland, 1917~1998) 교수에 의해 70년대에 생성되었습니다.(David McClelland, Testing for Competence rather than for “Intelligence”, American Psychologist(1973), 28, 1~44쪽 참조.) 아직 학계와 실무계에서 뚜렷하게 드러난 이론은 없고 다양한 개념들만 산만하게 언급되고 있습니다. 다만 일부 산업계에서 역량개념을 이용한 선발을 통해 효과가 검증된 경우들이 보고되고 있을 뿐입니다.(라일 스펜서(Lyle M. Spencer) , 『핵심역량모델의 개발과 활용(Competence at Work), PSI컨설팅 1998 참조.)

 

일부 컨설팅회사나 컨설턴트들이 역량개념이 비즈니스가 되니까 너도나도 역량모형이니 역량평가니 하면서 야단법석을 떨고 있는데, 사실 기존의 개념들에다 역량이라는 이름만 붙여서 컨설팅하는 형식이기 때문에 인사실무자들은 뭔가 대단한 것이 있는 줄 알고 기대했다가 곧바로 실망합니다. 최근에는 역량모델과 역량평가를 각종 계량모델로 돌려서 만들어내는 방식을 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다가는 역량개념도 한때의 유행으로 끝날 공산이 큽니다.

 

역량개념을 그렇게 간단하게 생각해서는 곤란합니다. 이것은 정신분석학이나 분석심리학에서 인지심리학에 이르는 심리학과 뇌과학의 깊은 뿌리를 잘 이해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다시 강조하거니와, 역량은 건조하고 차가운 분석개념이 아니라 직무적합성 측면에서 한 인간의 영혼의 능력과 잠재력을 총체적으로 바라보는 관점입니다. 그래서 역량모델, 역량진단, 역량개발 등으로 시스템화 한 것이 바로 역량관리시스템(Competency Management System)입니다. 이것 역시 조직구성원들의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수단입니다.

 

조직의 경영이 역량관리시스템만으로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성과관리를 잘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조직의 안정적이고도 지속적인 성장은 성과에 달려있기 때문입니다. 성과책임을 규명하고, 그 성과를 진단하여 피드백(feedback)과 동시에 피드퍼워드(feedforward)해 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보상도 적절히 해야 합니다. 이것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규정화 해 놓은 것이 바로 성과관리시스템(Performance Management System)입니다.

 

성과관리시스템과 역량관리시스템의 설계는 뒤에서 자세히 다룰 예정이므로, 여기서는 조직은 조직구성원이 각자 영혼의 능력을 잘 발휘하여 잠재력을 발현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하고, 그 결과물인 성과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만 강조하고자 합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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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

             조직이란 무엇인가(1)_조직의 일반적 정의
             조직이란 무엇인가(2)_제1세대 경영학
             조직이란 무엇인가(3)_제2세대 경영학
             조직이란 무엇인가(4)_조직의 목적은 고객창조인가
             조직이란 무엇인가(5)_제3세대 경영학(Wholism)


인류가 발전시켜온 지적 합리성 너머에 비합리적 질서가 있다는 사실은 제3세대 경영학에 그대로 적용되어야 합니다. 이것을 조직이론에 연결시키면, 조직구성원들간에는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고, 또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나는 이것을 연결되어 있음의 원리(principle of connectedness)라고 말합니다. 인간은 서로 연결되어 있음으로 해서 평안과 행복을 느낍니다. 연결이 끊어지면 긴장과 불안이 엄습하게 됩니다. 이것이 우리가 일상에서 겪는 보편적 경험입니다. 자녀들이 부모나 스승으로부터 연결이 끊어져 있다고 느낄 때, 부하들이 상사나 동료들과 연결이 끊어져 있다고 느낄 때, 그들은 불안해집니다. 그리고 평소의 행동패턴을 바꿉니다.

 

오래 전부터 조기유학 붐이 일고 있는데, 조기유학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아서 걱정입니다. 조기유학은 아니지만, 나도 유학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유학에 실패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 유학생활에서 가장 힘든 것은 외국어 문제도, 돈 문제도 아닙니다. 외로움입니다. 연결되어 있음을 느끼지 못하고, 홀로 떨어져 있다고 느낄 때, 인간에게는 불안이 엄습합니다.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못된 유혹에 쉽게 넘어가게 됩니다. 자녀교육에 실패하는 부모의 대부분은 아이들을 자신의 욕구에 부합하도록 강제함으로써 아이들과의 연결상태를 끊어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조직을 설계할 때는 어떻게 하면 조직구성원들간에 서로 연결되어 있도록 할 것인지를 심각하게 고려해야 합니다. 연결되어 있음(connectedness)이란 조직구성원들을 항시 일에서 떠나지 못하도록 하는 휴대전화나 블랙베리(Blackberry)와 같은 물리적 연결상태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들간의 마음과 마음의 연결을 의미합니다. 정신과 정신, 영혼과 영혼의 연결입니다.

 

조직의 정의

 

이런 입장에서 조직을 다음과 같이 정의합니다.

 

조직은 조직구성원들간에 서로 연결되어 있어 그들에게 내재된 정보와 에너지를 최대한 끌어내어 발휘하도록 돕는 삶의 수단이다.

 

이제 제3세대의 경영학으로서의 조직이론을 새롭게 구축해야 할 이유는 명백해졌습니다. 아직 조직에 대한 이러한 정의를 생소하게 느낄 수도 있습니다. 1, 2세대의 경영학에서 보면 공동의 목표도 없고, 협동도 없는 조직체가 어떻게 가능한지 의아해 할 것입니다. 하지만, 조직운영의 현실을 보면, 오히려 이러한 정의가 더 현실감이 있습니다.

 

첫째, 구성원들끼리 서로 연결되어 있음의 느낌(feeling of connectedness)을 갖는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서로 관심을 갖게 되는 첫 출발이자 신뢰로 나가게 하는 바탕이 됩니다.

 

둘째, 구성원들에게 내재된 정보와 에너지를 최대한 끌어내도록 서로 돕는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서로 다른 정보와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구성원들이 그 정보와 에너지를 조화시켜서 조직의 성장과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합니다.

 

셋째, 조직이 구성원의 삶의 수단이라는 것입니다. 조직은 목적이 될 수 없고 단순한 수단에 불과하다는 것을 명확히 합니다. 삶의 풍요로운 수단이 될 수 없다면 그것은 조직이 아니라 또 다른 지배이데올로기가 될 뿐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정의를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직접적으로는 조직을 통해 인간의 잠재력이 창발적으로 구현된다는 점을 알게 해준다는 것입니다. 간접적으로는 조직의 목적은 결코 이윤추구에 있지 않다는 점을 깨닫게 해 줍니다. 대차대조표에 나타나는 이윤은 인간의 잠재력이 발현된 결과이지 이윤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경영한 결과가 아님을 분명히 한다는 점에서, 2세대 경영학과 완연히 구분됩니다. 그러므로 기업의 존재목적이 이윤추구에 있다는 가정은 매우 편협한 가르침이며, 인간의 삶을 오도하는 이데올로기입니다. 최근에는 이윤보다는 조직의 이해관계인들을 만족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견해가 있지만, 이것은 이윤추구를 전제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논점을 흐리는 효과밖에는 없습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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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

             조직이란 무엇인가(1)_조직의 일반적 정의
             조직이란 무엇인가(2)_제1세대 경영학
             조직이란 무엇인가(3)_제2세대 경영학
             조직이란 무엇인가(4)_조직의 목적은 고객창조인가



나는 조직에 관한 기본적인 사상이 대전환의 기운을 서서히 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말하자면, 3세대 경영학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새롭게 등장하는 제3세대 경영학에서는 조직과 경영관리를 홀로그램으로 인식해야 합니다. 그래서 나는 조직을 하나의 홀로그래픽 시스템(holographic system)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개념은 조직의 한 요소인 조직구성원 개개인에게 조직전체가 포함되어 있다는 점에서 제2세대 경영학의 관점과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조직이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직구성원 개개인이 곧 조직의 전체라는 말입니다. 조직은 구성원의 집합이기도 하지만, 조직의 요소인 구성원이 곧 조직이기도 합니다. 이런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홀로그램(hologram)의 원리와 양자물리학의 기초적 이해를 필요로 합니다.

 

홀로그램이란 고대그리스어 전체라는 뜻의 홀로스(holos)와 메시지라는 뜻의 그라마(gramma)가 합쳐진 말입니다. 1940년대 발견된 입체사진술을 홀로그래피(holography)라고 부른 데서 유래된 것인데, 홀로그램은 전체가 각각의 독립된 부분으로 나누어지지 않는 하나라는 의미입니다.(홀로그램과 홀로그래피의 원리에 대한 쉬운 설명은 마이클 탤보트(Michael Talbot), 이균형 옮김, 『홀로그램 우주(Holographic Universe), 정신세계사 1999을 참조하세요.)

 

물론 나눌 수는 있겠지만, 나누어진 부분 속에 또다시 전체가 포함되어 있는 구조를 말합니다. 전체론(wholism)이라고나 할까요? 이러한 견해는 물리학자 데이비드 봄(David Bohm, 1917~1992) 교수에 의해 제시되었고, 신경생리학에서는 칼 프리브람(Karl Pribram, 1919~) 교수에 의해 발전되었습니다. 이 얘기는 다음 강의에서 조금 더 할 예정입니다.

 

홀로그램 이론이 가지는 조직이론적 의미는 조직을 하나의 전체로 보았을 때, 조직구성원 개개인도 동시에 조직 전체를 내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여기에 사과 하나가 있다고 칩시다. 나는 이 사과의 한 부분을 칼로 도려냅니다. 사과는 전체이고, 도려낸 조각은 부분입니다. 그러나 홀로그램 이론에 의하면, 떨어져 나온 조각이 곧 사과 전체의 특성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전체는 부분으로 나누어지지만, 부분은 전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죠. 전체도 전체이고 부분도 전체인 상태를 말합니다. 그러니까, 조직구성원 개개인이 곧 자신이 속한 조직이라는 의미입니다.

 

상상이 잘 안 되는 사람을 위해, 예를 들어 드리겠습니다. 과학의 발달로 한 가닥의 머리카락만 있어도 경찰은 범죄자가 누구인지를 알아낼 수 있지요. 머리카락에 범인 전체의 정보가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조직구성원 한 사람 속에, 그 사람의 직위가 높든 낮든 상관없이, 조직 전체의 정보와 에너지가 담겨있다는 말입니다.

 

이렇게 조직구성원 개개인이 조직전체의 정보와 에너지를 담고 있다고 했을 때, 조직은 어떤 원리에 의해 그렇게 될 수 있을까요? 그것은 양자물리학적 개념을 이해하면 쉽게 풀립니다. 양자의 세계에서는 입자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두 개의 입자 중 하나를 떼어내어 무중력 상태의 우주 속으로 보내놓고, 하나를 변화시키면 다른 입자도 동시에 변화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은 두 개의 입자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서로 뭔가에 의해 연결되어 있지 않고는 그런 결과를 가져올 수 없지요. 그래서 이것을 동시성(synchronicity)의 원리라고 합니다. 이 우주는 이렇게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서로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 같아도 우리가 아직 알지 못하는 어떤 것에 의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말입니다.

 

스위스의 심리학자 칼 융(Carl Gustav Jung, 1875~1961)이 발전시킨 분석심리학에서는 동시성이 매우 중요한 개념입니다.(이에 대한 자세한 논의는 이부영, 『분석심리학』, 일조각 1998, 313~323쪽을 참조하세요. 개신교 목사의 아들로 태어난 칼 구스타프 융의 개인적 삶을 이해하는 것은 우리의 삶을 심각하게 돌아보게 합니다. 나는 융의 저작과 관련 문헌을 읽으면서 무의식적 마음이 인간의 행동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다시 한번 더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한 인간의 영혼의 깊이와 폭이 얼마나 깊고 넓을 수 있는지를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융의 자서전, 조성기 옮김, 『기억, , 사상』, 김영사 2007과 융의 전기인 디어드리 베어, 정영목 옮김, 『융』, 열린책들 2008, 그리고 게르하르트 베어, 한미희 옮김, 『카를 융 생애와 학문』, 까치 1998도 읽어 볼 가치가 있는 좋은 문헌입니다. 특히 융의 사상을 이해할 수 있는 문헌은 이부영 교수의 『분석심리학』뿐만 아니라 이 교수의 3부작인 『그림자』, 한길사 1999, 『아니마와 아니무스』, 한길사 2001, 『자기와 자기실현』, 한길사 2002이 있습니다.)

 

사건들이 서로 시간, 공간, 인과의 규칙을 따르지 않으면서도 우연이라고 말할 수 있는 어떤 일치를 나타낼 때 쓰는 용어입니다. 융은 이 동시성을 물질적 개념이나 형이상학이 아닌 인류의 보편적 경험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흔하지 않지만 우리는 이러한 비인과적 동시성(acausal synchronicity)을 자연계에서 가끔 발견합니다. 바닷속에서 수많은 물고기 떼가 동시에 방향을 틀면서도 서로서로 부딪치지 않는 것은 동시성으로밖에 설명할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아직 과학적으로 명확히 설명하지 못하는 텔레파시 현상이나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는 옛말은 동시성이 작동한 것입니다. 이렇듯, 이 세계에는 인간이 발전시켜 온 지적 합리성 너머에 비합리적 질서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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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

             조직이란 무엇인가(1)_조직의 일반적 정의
             조직이란 무엇인가(2)_제1세대 경영학


체스터 바나드 이후에 인간은 기계의 부속품처럼 행동하지 않는다는 사상이 서서히 나타나서 제2세대 경영학의 관점을 형성하기 시작합니다. 이것에 결정적인 공헌을 한 사람이 바로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 1909~2005)입니다. 그는 미국경영학에 또 하나의 큰 산맥을 만들었습니다. 1954년에 출간된 『경영의 실제』(The Practice of Management)라는 책은 조직을 하나의 유기체로 보아야 한다는 사상이 담겨있습니다. 물론 당시에 드러커 자신이 조직은 유기체여야 한다고 주장한 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의 사상은 목표와 자율의 의한 관리”(Management by Objectives and Self-Control)로 발전하여 오늘날까지 심대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오늘날 MbO라고 부르는 것이 바로 이때 나온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우리나라로 건너 오면서 목표관리라고 왜곡 번역되어, 목표를 정해주고 그 목표를 잘 관리하는 것이라고 이해하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정부에서도 목표관리를 한다고 해서 보니까, 국장과 과장의 목표를 사전에 정해서 그것을 가지고 나중에 평가하는 것을 목표관리, MbO라고 알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자율은 없고 오직 통제를 위한 수단으로만 사용되고 있었습니다. 기본 사상이 무엇인지에는 관심이 없고, 자신들이 편리한 방식으로 비틀어서 사용한 것입니다. 그래서 관료조직에서는 되는 일도 없고, 안 되는 일도 없습니다. 남들이 좋다는 것은 죄다 시늉을 내지만, 실상을 까보면 정말이지 되는 일은 하나도 없는 셈입니다.

 

한가지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나는 한국은행에서 20년을 근무했습니다. 그래서 매년 국정감사도 받고, 가끔 감사원 감사도 받습니다. 그리고 재무부에서는 보안점검이라는 것도 나옵니다. 그리고 정보부, 보안사 등의 인사들도 들락거립니다. 수십 명의 기자단이 수시로 출입합니다. 한국은행은 그들 때문이라도 매년 조직운영의 합리화를 위한 계획을 세워서 실천해야 합니다. 연간사업계획을 보면, 매년 거의 똑 같은 말들이 되풀이됩니다. 효과성 제고, 효율성 향상, 경쟁력 강화, 생산성 신장, 조직유연성 확보 등과 같은 말을 써 왔습니다. 체스터 바나드가 정의한 효과성과 효율성이 무슨 뜻인지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인지도 의심스럽지만, 만약 20년간 사업계획대로 되어 왔다면, 내가 한국은행을 떠날 때는 효율성과 생산성이 차고도 넘쳤어야 합니다. 하지만, 당시 내가 진단한 한국은행은 그 동안 추진해 왔던 사업계획과는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당시 한국은행은 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르는 조직이라는 세간의 평가가 있던 때였습니다.

 

내가 한은을 떠나기 전 마지막 3년간은, 지금은 고인이 되신 전철환 총재의 명을 받아 조직개혁 작업을 하느라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당시 전 총재는 사심 없이 한은을 위해 개혁하려고 했지만, 썩은 도끼자루를 새것으로 갈아 끼우는 것은 지난한 일이었습니다. 한은 사람들은 개인적으로 보면 다들 유능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당시 부총재보였던 이성태 총재뿐만 아니라 당시 총무국장이었던 이승일 부총재는 이코노미스트와 관리자로 성장한 분들이지만 조직문제에서도 탁월한 식견을 가지고 있었고 한은이 안고 있는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있는 분들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쩌다 그렇게 되었는지 그게 매우 이상했습니다.

 

당시 재무부를 포함한 중앙정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효율성이나 효과성과는 아주 거리가 멀었습니다. 그러다 1997년 말에 드디어 국가부도위기를 맞았습니다. 관료와 공공기관의 구성원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린 것입니다. 영혼의 능력을 상실했기 때문입니다. 내가 보기에는 자신이 하는 일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명확히 알지 못했습니다..

 

당시에 내가 아주 답답하게 느꼈던 것은, 개별적으로 보면 다들 유능한 사람인데 조직으로 뭉치면 그 유능성이 사라집니다. 그래서 내가 그 당시 한국은행 직원들에게 그런 고민을 강의했었는데, 그 내용을 묶어서 출판한 것이 『똑똑한 자들의 멍청한 짓 한국 관료조직의 개혁을 위한 진단과 처방』이란 책이었습니다. 똑똑한 사람들이 조직 속에 들어가면 흐리멍텅한 의사결정을 하는, 이 어처구니없는 현상을 설명해 보고 싶었습니다.

 

조직에는 구성원들의 정신을 빼놓는 뭔가의 제도적 장치들이 유령처럼 작동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나는 처음에 그것을 제도의 폭정 또는 제도적 폭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구조와 시스템, 그리고 프로세스를 바꾸는 데 전념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가 아니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제도적 장치의 합리성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넘어서는 제도운영의 공정성, 구성원들간의 신뢰, 비전을 향한 열정, 정신과 정신의 교감 등이 절대로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것은 제도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했습니다. 공정해야 투명해지고, 거꾸로 투명해야 공정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조직구성원들이 멍청한 짓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조직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조직의 효과성과 효율성을 제고하는 유일한 수단인데도 정부와 공공기관은 투명성은커녕 외환위기를 빌미로 자신들을 더욱 비대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런 예는 금융분야에서 일해본 사람만 알 수 있는 얘기니까, 온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예를 하나만 더 들어보겠습니다. 교육부를 보겠습니다. 교육관료들은 교육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수십 년간 끊임없이 노력을 해 왔습니다. 그러면 그럴수록 더욱 미궁에 빠지고 있습니다. 교육관료들이 정체성과 영혼의 능력을 잃었기 때문입니다. 어찌 보면 이들 역시 형편없는 교육제도를 만들어낸 가해자이면서 동시에 그 제도의 암묵적인 폭력에 쓰러진 피해자인지도 모릅니다. 이들도 개별적으로 보면, 대단히 유능한 사람들입니다. 안타깝게도 교육부라는 조직에 들어가서, 자기가 맡고 있는 직무의 존재목적을 잃어버렸을 뿐입니다.

 

내가 너무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구요? 그럴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드러커가 주장하는 제2세대 경영학의 기본사상만이라도 제대로 이해하고 실천했다면, 우리는 벌써 선진국이 되어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왜곡되지 않은 개념과 그 취지를 잘 이해하는 것이 그래서 중요합니다. MbO의 기본사상은 근로현장에 인간의 자율성을 확보해 주어야 높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목표를 부여해서 쪼면 된다는 사상이 절대로 아니었다는 말입니다. 목표관리제도라고 해서 목표를 기록하고 상사와 부하가 합의하면 되는 그런 조잡한 사상이 아니었습니다.

 

인간에게는 누구나 고유한 잠재력이 있고, 그 잠재력을 잘 발현할 수 있도록 스스로 통제해나가는 방식의 관리라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기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도 스스로 기획하고, 그 목표를 잘 달성했는지의 여부도 스스로 반성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만들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게 피터 드러커가 의도했던 MbO였습니다. 그래서 『경영의 실제』에서 보면 목표(Objective)라는 단어와 자기통제(Self-Control)라는 단어를 마치 한 단어처럼 사용했습니다. 자기통제가 가능할 때, 조직생활에서 오는 불안과 긴장으로부터, 조직이 부여하는 목표달성의 압박과 두려움으로부터 벗어나서 자신의 잠재력을 발산할 수 있다고 본 것입니다.

 

20세기 전반부에서는 테일러리즘에 의해 인간이 조직이라는 거대한 기계의 부품으로 생각되던 것을, 드러커의 사상에 의해서 인간이 자기 스스로 자율적인 존재로 대접받게 되었고 조직운영의 주체로 해방된 셈입니다. 이윤은 기업의 존재목적이 아니며, 기업의 생존조건일 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피터 드러커를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라고 부릅니다. 워렌 버핏과 마찬가지로 CEO들의 높은 연봉에 대해 도덕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용서할 수 없는 짓이라고 비난했고 종업원의 평균연봉의 20배를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만약 이런 관행이 고쳐지지 않으면 우리는 언젠가 그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월 스트리트의 투자은행들이 무너지는 것을 보면서 우리는 지금 그 대가를 치르고 있습니다.

 

20세기 후반부의 경영학은 제2세대 경영학으로서 조직을 하나의 유기체로 간주했습니다. 이런 사상을 나는 드러커리즘(Druckerism)이라고 부릅니다. 조직이 하나의 생명체처럼 외부환경의 정보와 에너지를 받아들여 조직의 성장과 발전을 위한 신진대사가 일어나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율적 존재로서의 조직구성원은 조직전체의 유기적 부분으로서 전체의 목적에 부합하도록 관리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조직의 지속성에 기여하는 인과관계를 중시했습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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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을 어떻게 인식할 것인가의 논란도 인간관에 대한 논란만큼이나 역사가 깊습니다. 그리고 인간관과 조직관은 상호 깊은 연관 속에서 발전해 왔습니다. 조직(organization)이라는 말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작인 『오르가논』(Organon)에서 나왔습니다. 『오르가논』은 도구나 수단을 뜻하는 말인데, 아리스토텔레스의 논리학 체계를 집대성한 책을 말합니다. 논리학이란 세계를 설명하는 도구이기 때문에 이름을 그렇게 붙였을 것입니다. 그래서 조직이 세상을 설명하는 도구나 수단으로서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조직은 학자마다 다르게 정의되어 왔지만, 여기서는 그 정의와 변천과정을 언급하진 않겠습니다. 시대마다 논자마다 서로 다른 인식 속에서도 조직에 대한 공통된 개념을 뽑고, 앞서 논의한 <인간에 대한 기본개념>을 보태서 표현해보면, 다음과 같이 정의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정의는 <여기>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조직이란 영혼의 능력을 가지고 있는 인간들이 공동의 목표를 위하여 모인 협동체다.

 

이 정의가 여러분의 마음에 듭니까? 정의는 사람이 만든 것입니다. 자연의 원리나 법칙이 아니라, 그렇게 하자고 정한 것입니다. 이 정의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습니다.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거나 현실을 제대로 이끌지 못한다면 말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이 정의가 맘에 들지 않습니다. 왜 그런지 이제 따라가 봅시다. 이 정의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집니다.

 

첫째, 인간은 영혼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

둘째,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있다는 점

셋째, 협동체라는 점

 

첫째 이슈는 이미 <인간이란 무엇인가> 시리즈에서 논의했고,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둘째와 셋째 이슈입니다.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있다는 것만 보더라도 우리는 금방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 것입니다. 현실에서 조직구성원이 과연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까? 여러분의 조직은 어떤가요? 모두들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그것을 향해 한 방향으로 정렬이 되어 있나요? …

 

내가 보기에는 전혀 그런 것 같지 않습니다. 내가 실무를 할 때 늘 고민했던 부분입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개인적 이익을 조직전체의 목표보다 더 우선시 합니다. 공동의 목표가 있긴 하지만, 그것은 멋들어진 벽걸이에 불과할 뿐입니다. 인사철마다 각종 비리와 학연과 지연으로 얼룩집니다. 그러니 힘있는 사람에게 잘 보여야 하고 줄을 잘 서야 합니다. 아첨의 기술이 발달하고 있습니다. 물론 때로는 공정한 인사가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이런 경우에도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 아니라 책임 있는 사람의 힘에 의해 공정한 시스템이 유지됐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조직을 협동체라고 정의했는데, 일반적으로는 자신의 이익이 조직의 이익보다 더 공고히 확보되는 경우에 한하여 서로 협동합니다. 부서간에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면서 전체를 위하여 자신이나 자신이 속한 부서가 양보하는 경우를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구성원간 또는 부서간의 갈등이 심화되어 조직 전체의 목표를 해치는 경우도 심심찮게 나타납니다. 협동체가 아니라 경쟁체라고 해야 할 정도입니다. 조직의 정의와 현실은 완전히 동떨어져 있습니다

 

조직의 정의가 빗나가는 이유

 

그런데도 우리는 어째서 조직을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모인 협동체라고 부를까요? 이것은 조직의 정의가 잘못 되었다기보다는 조직을 감싸고 있는 지배적 관념이 이데올로기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공동의 목표는 사적 목표로, 협동이 다툼과 투쟁으로 전도되는 것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지배적 관념이란 거시적으로는 약육강식의 자본주의적 가치관이고, 미시적으로는 기계론적 조직관으로 규정, 규칙, 지침, 절차 등으로 조직구성원을 몰아붙여야 한다는 생각을 말합니다. 현대 조직이론은 이러한 이데올로기적 현상에 대해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조직을 바라보는 관점 또한 인간관만큼이나 변해 왔고, 이데올로기화된 자본주의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조직은 더 이상 인간의 삶을 위한 수단이 아닙니다. 조직 그 자체가 하나의 목적으로 전환되었고, 인간은 그 목적을 위해 수단으로 취급됩니다. 여기서 조직이란 조직의 에너지를 좌우할 수 있는, 즉 권력을 가장 많이 가진 사람을 뜻합니다. 루이 14세가 짐이 곧 국가라고 말했을 때와 상황은 같습니다. 합리적 의사결정과정처럼 보이는 것도 사실은 절대권력을 가진 자의 개인적 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조직 내에는 절대권력을 향한 끊임없는 투쟁이 상존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권력을 쟁취하고, 조직 내에서 절대 권력을 확보하게 되면 절대왕정시대의 현대판이 구현됩니다.

 

CEO 한 사람이 종업원 평균연봉의 수백 배를 받는다는 게 인간의 상식으로 어떻게 가능한 것인지 상상이 안 됩니다. 천문학적인 고액연봉을 합리화하려는 몰지각한 학자와 컨설턴트들은 경영자에게 많은 보상을 했더니 주주가치가 올라갔다는 식의 주장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Ira T. Kay, 최고경영자의 몸값은 얼마인가(CEO Pay and Shareholder Value), 무한 2000 참조하세요).

 

하지만 워렌 버핏(Warren Buffett)의 논리, 즉 조직구성원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제도화되어 있거나 그럴 가능성이 큰 기업에만 투자한다는 지극히 상식적이고도 당연한 원칙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이에 대해서는 나의 글, 진정한 자본가 워렌 버핏()철학으로 일군 워렌 버핏의 자본주의(), Wealth Management, August-September 2006을 참조하거나 <진정한 자본가 워렌 버핏>과 <철학으로 일군 자본주의 워렌 버핏>으로 가면 읽을 수 있습니다). 절대권력의 폐해를 막을 수 있는 조직설계가 절대로 필요합니다. 그렇지만, 월 스트리트의 관행은 아무런 합리적 해명도 없이 끼리끼리 복잡한 수식을 들이대면서 못된 관행을 지속해 왔습니다. 월 스트리트가 된서리를 맞게 된 것은 너무도 간단한 상식을 무시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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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최동석 경영연구소

1.     이 책의 집필목적은 무엇인가


비교적 최근에 출간된 괄목할만한 저작들을 보면, 지난 세기와는 달리 21세기에는 경영관리의 기본적인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합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문헌들의 공통점은 돈(자본)을 중시하는 경영보다 인간을 중시함으로써 오히려 더 많은 경영성과를 거둘 수 있음을 증거하고 있습니다.

 

짐 콜린스, 『성공하는 기업들의 8가지 습관』과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라젠드라 시소디어, 『위대한 기업을 넘어 사랑받는 기업으로』,

제리 포라스, 『성공하는 사람들의 열정포트폴리오』,

제리 윈드, 『멘탈모델이 미래를 결정한다』,

리처드 해크만, 『성공적인 팀의 5가지 조건』,

다니엘 골먼, SQ사회지능』과 『감성의 리더십, 

로버트 퀸, 『리딩 체인지』,

리처드 보이애치스, 『공감리더십』,

제프리 페퍼, 『휴먼 이큐에이션』,

찰스 오레일리, 『숨겨진 힘-사람』

필 로젠츠바이크, 『헤일로 이펙트』

 

당근과 채찍으로 쥐어짜는 경영, 위계와 명령에 의한 경영, 승자독식의 경영, 측정과 통제에 의한 경영은 아무리 과학적이라는 수사를 붙인다 해도 그 실체를 드러내게 마련입니다. 이런 미국식 경영은 오늘날과 같이 고도로 발달한 자본주의적 상황에서도 그 한계에 다다랐음이 분명합니다. 대부분의 조직구성원들은 인간적인 삶의 원형을 상실하여 정신적 육체적 고통 속에 신음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경영해야 올바른 경영이 될 것인가? 경영이라는 원형(archetype)은 과연 있기나 한 것인가? 경영의 패러다임은 바꿀 수 있을까? 조직생활의 고통은 어디서 연유한 것일까? 더 많은 성과를 내면서도 인간적인 삶과 경영은 가능할까? 이런 질문들이 내가 이 책을 쓰게 된 계기입니다.

 

경영은 사람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거나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경영자체가 불가능해집니다. 마음은 개인의 변화뿐만 아니라 조직의 변화와 혁신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래서 이 책의 부제목을 마음을 사로잡는 경영은 가능한가로 붙였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경영현실은 그렇게 녹녹하지 않습니다. 그 동안 나의 개인적 실무경험과 학생들을 가르치고 상담해 온 경험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것들이 가장 큰 문제로 보입니다.

 

끊임없이 밀려오는 목표달성에 대한 압력과 무력감

인간관계에서 오는 오해와 갈등,

장래 커리어에 대한 불안,

크고 작은 질병에 대한 고통과 염려,

정체성에 대한 심리적 회의 등

 

이런 상황에서 조직구성원들이 제대로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경영자가 이런 현실에서 실행할 수 있는 전략은 두 가지일 것입니다. 첫째는 현실에 대해 눈을 질끈 감은 채, 더 열심히 하도록 몰아붙이는 것입니다. 이것이 대부분의 조직에서 벌어지는 현상입니다. 마른 행주도 짜면 물이 난다는 믿음으로 말입니다. 그래서 학자들이나 실무자들은 마른 행주 짜는 방법을 고안하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둘째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입니다. 마치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복잡하게 얽힌 프로그램을 보수하기보다는 스크래치로 새로 작업하는 것과 같습니다. 계산기에 숫자를 잘못 입력해서 헷갈릴 때 리셋버튼을 눌러 새로이 시작하듯이 말입니다.

 

마른 행주 쥐어 짜는 전략

 

우리가 처한 상황은 어떤가요? 대부분 첫 번째 전략을 쓰지요. 마른 행주를 더 세게 짜는 전략 말입니다. 이런 전략은 경영학에서 다양한 형태로 발전해 왔습니다. 그 중의 대표적인 것이 최근에 유행하고 있는 소위 균형 잡힌 성과관리카드(Balanced Scorecard, BSC)라는 기법이 있습니다. 기업의 성과지표를 재무와 비재무, 단기와 장기, 선행과 후행으로 나누어, 이들 간에 서로 균형적인 관점을 갖게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취지는 좋은 것처럼 보이는데, 기본적으로 모든 지표를 계량화해야 한다는 데 문제점이 있습니다. 계량화 된 것들 중에서 핵심적인 것을 골라 핵심성과지표(Key Performance Indicator, KPI)로 철저히 관리하는 방식입니다.

 

이 지표들을 기업의 전략으로 연결시켜서 거미줄처럼 빠져나갈 구멍이 없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얼핏 보기에는 경영자들에게 환상적일 것입니다. 조종석에 앉아 여러 계기판으로 항로를 관찰하면서 원하는 데로 날아가게 하는 조종사처럼, 경영자들도 BSC기법을 활용하여 그렇게 할 수 있다고 현혹시키고 있으니 말입니다. 이런 방식을 점점 정교하게 만들어서 조직의 모든 영역에 확장시켜가고 있습니다.

 

오늘날 기업에서는 성과지표들을 스코어링(scoring)해야 합니다. 측정하지 않으면 관리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조직에서 일어나는 일은 계량화되는 것도 있지만, 계량화되기 어려운 것들도 많습니다. 예를 들면, 경영자의 가치관과 역사의식, 종업원들의 비전에 대한 몰입과 전반적인 역량수준, 상사와 부하간의 신뢰, 조직구성원간의 단결심 등은 조직성과에 결정적인 변수들이지만 그렇게 쉽게 계량화되지 않습니다. 설사 계량화되었다 해도 그것이 의미하는 바를 이해하고 공감하기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이러한 논의는 앞으로 계속되겠지만, 오늘날의 경영현실에서 계량화가 가져다 주는 탈가치화의 폐해는 생각보다 심각합니다. 무엇이든지 측정하여 숫자로 나타나게 되면, 측정하는 잣대 이외의 모든 가치기준은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새로 시작하는 전략

 

이제 우리는 더 높은 생산성을 위해서라도 쥐어짜는 방식의 첫 번째 전략을 포기해야 합니다. 두 번째 전략, 즉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전략을 쓰기 위해 새로운 경영개념을 논의해야 할 시기입니다. 그래서 나는 경영을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경영이란 자신의 삶과 일뿐만 아니라 타인의 삶과 일에도 생명을 불어 넣는 예술이다.

 

조직에서 직면하는 모든 일에 생명을 불어 넣으려면, 인간의 마음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기에는 경영학의 여러 분과학은 물론이려니와, 철학, 심리학, 신경과학, 물리학, 시스템이론 등과 같은 인접학문의 여러 이론들이 접목되어 있으므로 이에 대한 약간의 기초지식이 필요하지만, 여기서 제공되는 원리와 기법들을 잘 배우고 익혀 지속적으로 훈련하면 마음을 사로잡는훌륭한 경영자로 거듭나는 기초를 닦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새로운 세계를 향하여 여행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2.     누가 이 책을 읽어야 하는가?

 

경영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

공기업 또는 사기업의 경영자 또는 관리자,

경영학 또는 인접학문을 공부하는 학생

 

3.    주요 내용은 무엇인가

 

인간이란 무엇인가

조직이란 무엇인가

마음이란 무엇인가

경영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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