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008.8.16)은 카나리 워프(Canary Wharf)가 있는 도크랜즈(Docklands)를 산책하면서 한 바퀴 돌기로 했습니다. 도크랜즈는 템즈강이 런던의 동쪽지역을 휘감아 돌아 바다로 빠져나가는 지역으로 습지대라서 거의 방치되다시피 한 곳이었습니다. 런던 중심인 시티지역이 비좁아서, 도크랜즈를 새롭게 개발하여 금융기관을 대거 이전시켰습니다. 80년대 말 개발계획 당시만해도 성공여부가 불투명했지만, 2006년에 개발이 완료되어 지금은 매우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런던 동부지역의 습지대였던 도크랜즈를 수변도시화하여 개발했습니다. 템즈강이 도크랜즈를 서쪽에서 한바퀴 휘감아 밀레니엄 돔을 거쳐 동해(유럽인들은 북해로 부름)로 빠져나갑니다

물론 도크랜즈의 개발이 시작될 때는 매우 회의적인 전망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개발을 시작한 회사가 도산했고, 90년대에는 원주민들이 고층빌딩에 대한 거부감으로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에 개발계획의 성사여부가 불투명했습니다.

1995
년에 국제적인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모든 난관을 극복하고, 오늘날과 같은 위용을 만들어냈다고 합니다. 나는 지역개발이나 건축문제에는 전혀 아는 바가 없어서 높은 빌딩이 더 효율적인 것인지는 잘 모릅니다. 현재 HSBC, Citigroup, Morgan Stanley, Barclays, Credit Suisse 등과 같은 유수 금융기관과 금융감독청, 세계최대법률회사인 Clifford Chance, 언론사 톰슨 로이터와 데일리 미러 등이 입주해 있습니다요즘은 금융위기로 카나리 워프의 활기가 예전 같지 않지만, 대략 10만 명의 전문인력이 이곳에서 일하고 있다고 합니다.

템즈강 건너편 서쪽의 스테이브 힐 생태공원에서 바라본 카나리 워프 전경(Source: Wikipedia)

나는 건물을 경쟁적으로 높이 짓는 것은 재고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바벨탑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문명과 문화는 건물의 높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관계에서의 신뢰와 배려, 사랑과 애정 같은 마음의 크기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교통수단을 이용하지 않고 걸어서 도크랜즈를 돌아보기로 했습니다. 서울시에서 한강을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돌려주기로 한 것은 아주 잘한 일입니다. 건물을 너무 높이 짓지 않으면서도 인간중심적인 도시가 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런던의 시행착오를 잘 살펴서 시민중심의 서울, 시민중심의 한강이 되도록 만들었으면 합니다.

런던 동부 신흥개발지역인 도크랜즈의 분위기를 사진으로 감상하겠습니다.

도크랜즈 남쪽에서 북쪽으로 카나리 워프를 바라보고...

도클랜즈 중심부

도크랜즈 중심부에서 모녀가 타이타닉호인줄 착각하고...

도클랜즈 남쪽에서 카나리 워프를 바라보고...

도크랜즈에 있는 전형적인 연립주택들

연립주택가에 있는 요트계류장

연립주택 사이의 숲길

도크랜즈는 지금도 건설중...

걷다 보면 다리가 아파오고...

도크랜즈 서쪽으로 흐르는 템즈강

도크랜즈 서쪽의 연립주택

도크랜즈 서쪽에 있는 템즈강가에서 바라본 카나리 워프

도크랜즈 서쪽 템즈강

도크랜즈 서쪽의 템즈강가에 세워진 연립주택들

강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머리카락에 스치고...

바람이 세게 분다. 템즈강에 잇대어 지은 연립주택들 앞에서

카나리 워프 서쪽의 주택들

서쪽에서 바라본 카나리 워프

카나리 워프(north dock)

카나리 워프(north d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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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최동석 경영연구소


딸이 사는 아파트의 발코니에서


영국으로 날아온 여독이 풀리지 않아서 그런지 움직이고 싶지 않았습니다. 졸리기도 하고... 아파트 발코니에 앉아 쉬면서 지나가는 사람들과 정박한 요트를 보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러다가 졸리면 자고... 그럴려고 휴가온 것 아닌가?

시차를 극복하는 지름길은 자꾸 움직이는 거라고 하면서 딸이 나를 일으켜 세웠습니다. 




우리는 작년에 가보지 못했던 그리니치 왕립천문대를 가보기로 했습니다. 천문대라고 해봐야 지금은 박물관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지구의 경도와 시간의 기준점을 제공하는 곳이니 런던에 온 김에 한번쯤 들러보기로 했습니다.

카나리 워프에서 다소 멀기는 하지만 걸어갈 수도 있고,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걷기로 했습니다. 부슬부슬 내리는 비를 맞으며 우산을 썼다 접었다를 반복하면서 템즈강의 강북산책로를 따라 상류로 올라갔습니다. 강가를 걸으면서 템즈강의 풍부한 수량을 부러워하기도 했습니다.

강건너 정면 오른쪽이 왕립해군병원이고 멀리 언덕 위에 조그맣게 보이는 두 개의 탑 건물이 왕립천문대

강 건너편에는 17세기에 지어진 왕립해군병원과 우리의 산책목적지인 왕립천문대가 보였습니다. 이 두 건물은 전설적인 건축가인 크리스토퍼 렌(Christopher Wren, 1632~1723)이 설계했습니다. 렌은 런던 시내의 세인트 폴 대성당을 설계한 인물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강가를 걸어가면서 그 동안 못했던 얘기를 했습니다. 딸이 취업했던 1년 전에는 지금보다는 조금 나았지만, 취업하기 어렵기는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딸이 대학에서 공부하던 얘기, 취업전쟁에서 살아남은 얘기, 그리고 사무실에서 일하던 얘기를 흥미진진하게 들었습니다.

 

대학 졸업반이 되면서 친구들이 다들 취업되었다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불안했다고 합니다. 원하는 직장에 들어가지 못하면 어떻게 하나, 중국유학생들은 잘도 취직되는데 한국인 유학생 선배들을 볼 때 한국 국적으로 영국에서 취업은 그리 만만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2년 전 어느 날, 딸이 한국으로 전화해서 나에게 조언을 구했을 때, 취업에 관한 기본원칙과 전략을 세우도록 충고해 주었습니다. 기본원칙은 네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해라였습니다. 너무나 평범한 얘기지만 내가 해줄 수 있는 전부였습니다. 딸은 금융 또는 재무분야에서 일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나는 전략을 다음과 같이 세우도록 조언했습니다. 이것 또한 너무나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소위 3단계 방어선을 치는 것이었습니다.

 

첫째, 금융산업의 꽃인 투자은행에 지원한다.

둘째, 투자은행에 취직이 안 되면, 상업은행이나 다른 산업에서 재무관련 업무에 지원한다.

셋째, 그것도 안 되면, 귀국해서 한국의 금융산업에 지원한다.

 

입사지원서를 유럽계와 미국계 투자은행뿐만 아니라 몇몇 타산업에도 보냈다고 합니다. 최종적으로 인터뷰를 하도록 연락이 온 곳은 유럽계와 미국계 투자은행 각각 한 곳과 블룸버그였다고 합니다. 유럽계는 미국계와는 달리 조금 더 인간적인 면이 있고 조건도 더 좋았기 때문에 유럽계 투자은행을 선택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인터뷰까지 잡혀 있던 미국계 투자은행은 최근 파생상품으로 파산한 은행이었습니다.

 

카나리 워프에 있는 Credit Suisse London Office


유럽계 투자은행의 채용과정은 서류심사를 거쳐 인터뷰를 합니다. 인터뷰는 동료인터뷰와 상사인터뷰, 최종적으로 디렉터인터뷰가 있었다고 합니다. 인터뷰시간을 다 합치면 6시간 정도는 됐다고 합니다. 여기까지는 형식상으로 우리나라의 선발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와 결정적으로 다른 특이한 점은, 배경조사라고 할 수 있는 Background Screening이라는 과정을 거친다는 것입니다. 지난 6년간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그리고 그 과정을 확인할 수 있는 연락처를 써내야 합니다. 그러면 그것을 전문회사에 의뢰하여 내용확인과 평판조사를 합니다. 학력과 경력, 인턴과정에서의 성실성 등을 일일이 조사합니다. 말하자면 공식적인 뒷조사를 하는 셈입니다.

 

우리나라의 인재선발시스템은 신정아씨의 동국대 교수 채용에서 보았듯이 낙후된 정도가 아닙니다.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아직도 허위학력과 경력들이 아무런 검증절차를 거치지 않고 통과되고 있으니 말입니다. 국회의원으로 당선되고 나서도 허위학력과 경력으로 처벌을 받는 나라이기에 부끄럽기 짝이 없습니다. 정당에서 공천하면서 어떤 절차를 거치는지 모르겠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관행입니다. 유럽계 투자은행이 대졸신입사원을 뽑는데도 그런 엄격한 절차를 거치고 있었는데 말입니다.

 

신뢰는 언어에 있지 않고 시스템에 있는지도 모릅니다. 인간의 언어는 항상 생략되고, 왜곡되고 일반화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인간의 언어는 타인을 속입니다. 나는 신뢰할 만한 사람이라고 가장합니다. 나를 믿으라고 강요하기도 합니다. 나는 유능한 사람이라고 포장합니다. 심지어 나는 아름다운 마음씨를 가졌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그런 면에서 인간의 언어는 사악합니다. 이 언어의 사악함을 중화시킬 수 있는 것이 바로 시스템입니다.

 

내가 이 글을 쓰고 있는 동안에 TV뉴스에서는 전직 대통령의 친형 노건평씨가 구속되었다고 합니다. 그들은 언어를 믿고 거래를 했을 것입니다. 역대 대통령의 친인척들이 구속되는 치욕을 아직도 끊어내지 못하는 이유는 아마도 언어의 사악함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들은 언어의 힘을 믿고 그 위력에 의지하여 음성적인 거래를 했을 것입니다. 시스템으로 언어의 사악함을 예방하지 못하고, 꼭 사후에 정치적 보복처럼 보이는 방식으로 처리합니다. 시스템으로 제어할 수 있는 길을 우리는 과연 언제쯤 찾을 수 있을까요?(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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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의 아파트 발코니에서... Boardwalk Place, Canary Wharf

삶은 여행입니다. 공간적 여행이기도 하지만, 시간여행이기도 합니다. 딸이 벌써 훌쩍 커버렸습니다. 멀리 떨어져 사니까 더 보고싶어집니다. 잘 지내고 있는지 늘 걱정이 됩니다. 또 딸을 보러 갔습니다. 오랜만에 다시 만났습니다. 딸이 사는 아파트 발코니에서 런던의 여름을 한가로이 즐기고 돌아 왔습니다.

어른들이 나이들면 시간이 빨리 간다고 하더니, 정말 그렇습니다. 아이들이 초등학교 다닐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결혼할 나이가 되었으니까 말입니다.


작년에도 여름휴가를 영국에서 보냈는데, 올해도 7월 30일부터 8월27일까지 영국을 여행했습니다. 나는 애초에 열흘이나 아니면 길어도 2주간 정도 피서를 겸해서 영국에 다녀올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나, 아내는 늘 여행을 좋아해서 이번에는 내가 양보했습니다. 그래서 조금은 길게 여행과 피서를 겸해서 다녀왔습니다. 일수로 따지면 29일간 근 한 달을 영국에서 보냈습니다. 물론 그 중에서 8일간은 동구라파를 여행했으니까 20여일을 영국에 있었던 셈입니다. 이번 여행을 시간 나는 대로 시리즈로 정리할 예정입니다.

런던은 여름날씨가 생각보다 덥지 않습니다. 선선하기 때문에 피서하면서 역사를 배우기에는 아주 좋은 여행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계사, 특히 유럽의 역사에 대해서는 많은 것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여행하면서 하나하나 배워가는 것은 나에게 과외의 소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국은 생각했던 것보다 개방적인 나라였습니다. 나는 독일에서 유학했던 경험 때문에 영국에 대한 이미지는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독일사람들은 영국인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나 역시 그런 영향을 받았겠지요.  기름때 묻은 작업복을 입고 장인정신으로 일하는 독일인의 모습보다는 지팡이 든 신사복 차림의 영국인들에게 친숙하기는 그렇게 쉽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작년과 금년의 여행을 통해 영국과 영국인에 대한
이미지가 많이 좋아졌습니다. 물론 딸아이가 살고 있는 나라라는 것 때문에 더 인상이 좋아졌는지도 모르지요. 딸은 영국 대학을 졸업했습니다. 애비가 경영학을 공부한 데 영향을 받았는지 파이낸스와 매니지먼트를 전공하고 지금은 런던의 유럽계 투자은행에서 business analyst로 일하고 있습니다.

 

나는 그 동안 치열했던 내 삶의 환경 때문에 아들과 딸의 교육에 크게 신경 쓰지 못했습니다. 어느 부모나 늘 그러하겠지만, 아이들에게 충분히 지원해 주지 못한 것에 늘 아쉬움이 남습니다. 다른 사람보다 공부하는 기간이 더 길었던 탓에 아이들은 스스로 자신의 길을 선택했어야 했습니다. 부모의 도움이 없이 스스로 진로를 선택하고 그 선택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 지는 적극적인 삶의 자세를 어려서부터 배웠는지도 모릅니다. 지나놓고 보니까, 결과적으로 그렇게 되었지만 교육적으로 그런 정책이 더 좋았을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내가 돌보지도 않았는데 어느덧 아이들은 다 성장했고, 이제 자신들만의 인생의 갈 길로 당당히 들어섰습니다.

 

일류대학을 보내기 위해 아이들에게 책가방까지 싸주고 하루 일정표까지 일일이 챙기는 부모가 점점 늘고 있는 상황을, 그리고 아이들의 대학등록금은 물론이고 결혼자금까지 마련해주는 것이 일반화되어 가는 세태를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적어도 독일 사회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우리나라에서는 당연한 듯 일반화되어 있습니다.

과연 부모로서 우리 아이들에게 더 많이 지원했더라면 더 크게 성장했을까? 부모가 아이들에게 얼마만큼 지원해 주어야 아이들이 당당한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지원해 주었을 때 그들의 성장에 진정으로 도움이 될까? 비행기 칸에서 이런저런 잡념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행기 창문을 열었더니 런던시내가 선명히 보였습니다

어느덧 창 밖으로 런던 시내가 들어오더니 런던아이(London Eye)가 나타났습니다. 왼쪽 아랫쪽에 보이는 휠이 런던아이입니다. 영국항공(British Airways)이 새천년을 기념하여 건축한 것으로 자전거 바퀴모양으로 만든 세계에서 가장 높은 135미터의 순수 관람용 건축물이라고 합니다. 런던탑(Tower of London)과 타워브릿지(Tower Bridge), 빅벤(Big Ben) 등과 함께 이제는 런던의 상징물이 되었다고 합니다.

 

지하철을 타고 히드로에서 런던 시내로...

히드로 공항에 딸아이가 마중을 나왔습니다. 우리는 지하철을 타고 딸이 사는 런던의 카나리 워프(Canary Wharf)로 갔습니다. 런던의 지하철은 아주 비좁고 공기도 좋지 않습니다. 100년도 훨씬 이전에 건설해서 그런지는 모르지만, 요금에 비해 쾌적함은 서울 지하철과 비교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 운행방식은 매우 합리적인 것처럼 보였습니다. 나와 같은 이방인이 지하철 노선을 갈아탈 때도 거의 실수하지 않도록 표시가 잘 되어 있습
니다. 서울 지하철에서도 가끔 잘못 타는 바람에 당황한 적이 많은 나로서는 신기하게 느껴졌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해서 또 다시 영국여행을 시작했습니다. 

 

전형적인 카나리 워프의 주거지 모습. 멀리 밀레니엄 돔이 보입니다

지하철에서 내려 집으로 가는 길은 벌써 어스름했습니다. 여기가 전형적인 카나리 워프(Canary Wharf)입니다. 요트 계류장을 곳곳에 만들어서 물과 시민이 함께 어울리도록 건설되었습니다.

런던의 중심지인 시티지역이 너무 좁아서, 버려진 땅처럼 여겨지던 런던 동부의 템즈 강가에 있던 카나리 워프(Canary Wharf) 지역을 재개발했습니다. 카나리 워프는 템즈강이 런던의 동부지역을 말발굽처럼 꼬부라져서 흘러가는 바로 그 지점의 강북지역을 말합니다. 이 지역은 런던 중심지와 경전철로 직접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구(舊)금융중심지인 시티지역에 있는 증권거래소, 영란은행(Bank of England), 로이즈보험사(Lloyd's), 유비에스(UBS), 도이치은행(Deutsche Bank), 스코틀랜드왕립은행(Royal Bank of Scotland) 등과는 15~20분 거리에 있습니다. 

런던에 관한 책은 꽤 많습니다. 내가 읽은 책 중에서 가장 압권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런던 - 숨어 있는 보석을 찾아서』(전원경, 리수 2008)입니다. 카나리 워프는 이상하게 이 책에도 소개되어 있지 않습니다.

 

카나리 워프(Canary Wharf)는 런던이, 아니 영국이 21세기를 맞이하면서 가장 야심 차게 시작한 지역 개발프로젝트입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기대 이상의 성공을 거두었다고 평가합니다. 이렇게 새로 개발된 런던의 금융중심지가 카나리 워프(Canary Wharf)입니다. 영국의 금융감독청(Financial Services Authority)과 에치에스비시(HSBC), 뱅크오브어메리카(Bank of America), 바클레이즈 캐피탈(Barclays Capital), 시티뱅크(Citigroup), 모건 스탠리(Morgan Stanly), 크레딧 스위스(Credit Suisse), 로이터(Reuters) 등 세계적인 금융기관과 언론사가 자리를 잡았습니다. 지금은 명실 상부한 금융중심지가 되었습니다. 부동산을 개발하려면 이렇게 해야 될 것 같습니다. 단순한 땅파기가 아니라 미래에 대한 꿈이었습니다.

금융중심지로 변한 카나리 워프의 모습

런던은 템즈강의 혜택을 톡톡히 보고 있는 도시입니다.

수변도시 런던(Waterfront City London)! 

카나리 워프(Canary Wharf)의 건축물들은 사진에서 보듯이 마치 베네치아로 느껴질 만큼 물 위에 건설되었습니다. 빨간 경전철이 물 위를 지나가고 있습니다. 좌측에 라운드로 보이는 건물이 바클레이즈 캐피탈과 모건 스탠리입니다. 시티그룹은 가운데 높은 건물입니다. 멀리 한가운데 솟아있는 것이 클리포드 챈스(Clifford Chance)라는 법률회사 건물입니다. 오른쪽 높이 보이는 건물이 리만 브라더스(Lehman Brothers)입니다. 얼마 전에 파생상품을 잘못 다뤄 파산했는데, 당시 많은 기자들이 리만 직원들과 인터뷰하려고 카나리 워프에 몰려드는 바람에 그 일대가 난장이 되기도 했답니다.

고든 브라운 총리

영국의 노동당 정부가 1997년 들어선 이후 지금의 고든 브라운(James Gordon Brown, 1951~) 총리가 재무장관시절 런던시장과 함께 금융특화지역으로 카나리 워프(Canary Wharf)를 개발했다고 합니다. 당시 영국에는 관광 이외에는 변변한 산업이 없었습니다. 고든 브라운 재무장관이 금융허브로서의 꿈, 상상력, 그리고 비전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는 황무지였던 땅을 유럽의 금융중심지로 탈바꿈시켰습니다. 영국은 이제 무력이 아니라 금융으로 제국의 부활을 꿈꾸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한 사람의 꿈, 상상력, 그리고 비전이 사회를 이렇게 엄청나게 바꿀 수도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었습니다. 실제로 외화주식 거래, 외환거래, 장외파생상품 거래량은 이미 뉴욕의 월 스트리트를 넘어선지 오래입니다. 그래서 세계의 돈은 런던에서 돈다’는 말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우리 세대에도 이렇게 꿈꾸는 지도자가 나올 수 있을까요? 글쎄요. 우리 세대는 솔직히 상상력의 결핍이 가장 큰 문제인 것 같습니다. 다들 열심히 땅 파면 돈이 되는 줄 알고 있으니 말입니다.

런던은 역사와 문화, 그리고 물이 함께 하는 아름다운 수변도시입니다. 한강을 잘 치수하면서 서울을 수변도시로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전문가들이 지혜를 모으면 얼마든지 가능하리라 생각합니다. 한강물을 끌어다 흘려보내는 방식 말고, 한강물 자체를 시민들이 바로 옆에서 즐길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습니다. 런던처럼 말이죠.

전형적인 카나리 워프의 주거지 모습

저녁 어스름한 시간이라 사진이 어둡게 보입니다. 사무실로부터 걸어서 10분 거리에 딸이 사는 아파트가 있습니다. 왼쪽의 6,7층짜리 아파트인데, 템즈 강에서 물을 끌어와 요트가 정박할 수 있는 계류장이 보입니다. 물가라서 그런지 항상 시원한 바람이 붑니다.

딸의 아파트 발코니에서 보이는 전경

아파트의 발코니로 나오면 템즈강 건너편에 있는 밀레니엄 돔이 보입니다. 이 돔은 밀레니엄을 기념하기 위해 런던의 명물이 되도록 야심적으로 만들었는데, 결국은 런던의 흉물이 되었다는군요. 그 이유는 나도 잘 모르겠습니다. 문외한인 내 눈에는 멋있어 보이는데. ……

밀레니엄 돔

템즈강 건너편에서 바라본 밀레니엄 돔이 그로테스크한가요?  런던의 잿빛 하늘아래 뒤집힌 대형접시에서 솟아오른 크레인은 뭘 의미하는 걸까요?(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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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최동석 경영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