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0.11.07 영국여행 이야기(22)_런던에서 온 두번째 편지 (6)
  2. 2009.06.06 딸이 보낸 편지 (10)

정말 오랜만에 딸의 편지를 올립니다. 어떤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지 않겠어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죠. 하지만, 나는 먹고사느라 아이들이 자랄 때 제대로 챙기지 못했어요. 이건 정말이거든요. 이런 말을 어느 사석에서 한 적이 있는데, 어떤 분이 대뜸 아주 잘한 일이라는군요. 한국에서 아이들이 잘 되려면, 할아버지의 재력, 엄마의 정보력, 아빠의 무관심이 삼위일체를 이루어야 한답니다. 할아버지의 재력도 없고, 엄마의 정보력은 더구나 없는데다 아빠의 무관심 속에서 아이들이 방치된 채 컸다고 사실대로 고백했습니다. 그랬더니 나더러 진짜 짜증난다고 하더군요. 애들한테 아무것도 한 것이 없는데 스스로 자기들 인생을 헤쳐나간다고 하니까 말이죠.

초등학교 때부터 책가방 싸주고, 학원시간표 짜주고, 내신성적 관리해주는 환경이 우리나라의 교육풍토입니다. 이런 아이들이 만약 나중에 중요한 지위에 오르면 어떻게 될까요? 이렇게 사육되는 아이들이 과연 세상을 제대로 살아갈 수 있을까요?

딸의 여자친구는 싱가포르대학을 졸업하고 런던의 Clifford Chance라는 법률회사에서 변호사로 근무하는 중국계입니다. 친구가 특히 한국 노래와 드라마 좋아한답니다. 한국적인 것에 대한 각별한 애정이 있다고 합니다. 말하자면 중국어와 영어가 모국어인 친구입니다. 애가 회사에 휴가를 받아 달간 한국에서 보내고 싶다고 하는데, 딸은 애를 우리 집에서 함께 지낼 있도록 하면 어떻겠냐고 물어왔습니다. 나와 아들은 좋다고 했는데, 아내는 떨떠름해했습니다. 말도 통하지 않는 애를 며칠이면 몰라도 달씩이나 뒤치다꺼리를 해줘야 생각을 하니 불편했던 모양입니다.

그러나, 아내를 설득했죠. 우리 사는 모습 그대로 함께 살면 된다, 우리가 먹는 것에 숟가락 젓가락 하나 더 놓으면 된다, 라면 먹을 때 같이 먹고, 마트의 푸드코트에서 외식할 때 같이 먹으면 된다한 달간 먹여주고 재워주고 구경시켜 주면 주싱가포르 한국대사도 못하는 일을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말로아내는 못이기는 척하고 싱가포르 아이의 방문을 허락했죠. 그래서 엄마에게 고맙다고 어제 편지를 보내왔습니다.

일년 전쯤에 보내 온 편지는 로스쿨에 들어간다는 얘기였는데, 이제는 법률공부에 제법 재미를 들였나 봅니다. 점점 법률가처럼 생각하느라 조금은 조심스러워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Thanks Mom. Really appreciate your generosity! Let me revert back to you once I have confirmation from my friend how she wants to proceed.

Are you being serious of moving to Canada for 6 months? What a fantastic opportunity!

I just finished my tutorials and am in the computer lab at school! School was fun as I studied a bit yesterday. If you do not cover the material and turn up in tutorial, it is very difficult to follow what the tutor is talking about but if you do your work, then it is very pleasant! I am actually doing the bare minimum at the moment and getting the feel what Criminal Law, Equity and Trust, EU Law and Land law is about. The topics I am learning (apart from Criminal Law) are actually very relevant to my day to day life. There are a lot of terminologies used in EU Law & Equity and Trust that appear at work which is why it motivates me to study. Land Law comes into picture as I have been actively searching for a flat! Mom - I now know what the difference of freehold and leasehold is - which is a question that you have asked me last year!!! Criminal law is not relevant to my daily life (it would be a problem if is was!!) but from a perspective where I can protect my rights, I think it is very useful. Obviously, my research essay will lead me to dig deep in the area of Company Law in the UK - Directors Duty in particular. Yesterday, I was thinking (haven't conveyed to action yet!) about writing and publishing an article about Hedge Fund Industry from a legal perspective. European countries have been working together to create a UCITS (Undertakings for Collective Investment in Transferable Securities) platform (which is an investment vehicle to aim to allow collective investment schemes to operate freely throughout the EU on the basis of a single authorisation from one member state). As the regulation is updated regularly and this is something that is at the intersection between finance (fund linked products) and legal, I should attempt to do some research.

Recently I have realised that I am looking a lot of things around me from a legal perspective now when it comes to drafting documents, talking to friends etc... continuously worried about whether what I am saying is specific enough... I am becoming very analytic!!!

From next week at work, I will be incredibly busy. I need to go into work tomorrow to prepare a lot of drafts so that Legal can review them next week. Besides, Louise will be out of the office next week, which means that I have to cover her.

Later today, I will be watching a movie with Kiran about the founder of the Facebook... called Social Networking...which I think it will be interesting...

This movie better be good as this is my treat for the forthcoming horrible week!

 Hope you are all well and enjoying the weekend!!


그래서 이렇게 답변을 써 보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헤지펀드 산업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이에 대한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네가 이런 부분에 대해 연구하여 글을 써보려고 한다니 기특하구나. 너의 하는 일을 하나님이 축복하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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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최동석 경영연구소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으로, 그 후유증으로 내 마음은 다소 격정적으로 변해 있었습니다. 우리 사회에 대한 걱정이 커져서 그런지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서민들에 대한 부담을 늘리면서 오히려 부자들에게는 세금혜택을 주고 있고, 용산참사를 아직도 방치하고 있고, 추모객들의 행렬을 봉쇄하려 하고, 보수층을 대변한다는 학자는 무슨 말을 하는지 조차 모를 정도로 횡설수설하고 있고, 가난한 사람들이 죄인으로 둔갑하는 이 세상의 불의와 부패에 대해 저항(protest)해야 할 기독교인들은 대부분 교회 내에 모여서 가진 자들을 위한 찬송가와 복음성가를 부르면서 침묵하고 있습니다. 사정기관을 포함한 권력의 핵심부에는 수많은 기독교인들이 있지만, 그들의 신앙과 생활은 이원화되어 있어 자기들끼리만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 안타까운 현실에 직면하여 우울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내 마음을 알았는지, 딸이 이메일로 편지를 보내왔습니다. 딸의 편지를 읽으면서 마음은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딸은 지금 런던의 유럽계 투자은행에서 Business Analyst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번 금융위기에도 짤리지 않고 꿋꿋하게 붙어 있는 것을 보니 대견하기도 하지만, 투자은행의 장래는 그리 밝지 않아 젊은 나이에 다른 업계로 옮기는 것이 어떤지 생각해 보도록 조언하기도 했습니다. "돈 놓고 돈 먹는" 투자은행의 사업모델이 과연 정의로운 것인지를 심각하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딸이 그런 곳에서 일하고 있다는 것도 그렇게 마음이 놓이는 것은 이닙니다.

아무튼 딸 자식은, 키울 때도 귀엽고 애교가 있어서 나를 늘 즐겁게 했는데, 다 커서도 여전히 부모를 기쁘게 하는군요.

엄마 아빠

노무현 전대통령이 돌아가시고 나서 아빠의 마음이 그리 좋지 않을 것 같아서 편지를 써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이번에 열흘간 휴가를 내서 뉴욕에 다녀 왔어요. 작은 고모랑 친구들도 만나보고, 뉴욕오피스에도 들를 겸해서 휴가를 냈어요. 아빠는 뉴욕에 가면 겁난다고 하셨잖아요. 나도 4년전에 처음 갔을 때는 그랬는데, 이번 여행에서 보니까 괜찮더라구요.

노란 택시, 길거리의 쓰레기들, 현란한 형광판, <브로드웨이 쇼>, <코요테 어글리>에 나오는 흥미진진한 클럽들, 게이 커플들, 건물 벽에 그려진 현란한 그림들, 센트럴 파크에서의 소풍, <섹스앤더시티>에 나오는 뉴욕의 멋진 길거리들.... 뉴욕하면 떠오르는 것들을 직접 확인하면서 뉴욕 사람들과 어울렸어요. 그러면서 나도 잠시 뉴요커가 됐었던 여행이었어요.

 

4년 전에 동생과 함께 왔을 때와는 다른 느낌이었어요. 그 때는 그저 이곳이 신기하기만 느껴졌었는데 이번에 와서 여행했을 때는 나도 여기 사는 뉴요커 같은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사실 뉴욕이 그렇게 멋있는 도시는 아니지만, (쓰레기와 먼지와 무서운 건물들, 그리고 시끄러운 사람들 천지인 도시지만) 나름대로의 매력이 느껴지는 도시인 것 같아요. 런던과는 또 다른 매력이 느껴지는 도시예요. 런던이 여성적이라면 뉴욕은 좀 더 남성적인 느낌이 있어요.

 

런던은 아담하고 예쁜 집들, 특히 빅토리안 양식의 집들이 아기자기하게 꾸불꾸불한 거리를 따라 지어져 있다면, 뉴욕은 목이 아플 정도로 위를 쳐다봐야만 꼭대기 층이 겨우 보이는 건물들이 바둑판처럼 짜인 길가에 서 있어요.(아무리 쳐다봐도 꼭대기층이 보이지 않기도 함

런던의 길거리는 구불거려서 한 코너를 지난 다음에 뭐가 펼쳐질지 잘 몰라 새로운 길을 걷게 되면 약간 설레고, 기대되는 맛이 있는데, 뉴욕 맨하탄은 전체가 아주 시원하게 도로가 뚫려 있어서 길을 잃어도 헤맬 필요가 없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요.

 

런던에는 냄새 나는 검은 쓰레기 봉투를 길가에서 눈 씻고 찾아도 볼 수가 없는데 (검은 색 쓰레기봉투에 테러폭탄이 있을 수도 있어서 쓰레기봉투는 다 투명함), 맨하탄에는 쓰레기 국물이랑 검은 색 쓰레기 봉투가 전시장처럼 길가 중간에 버티고 있는 걸 보고 뉴욕은 더러운 도시라는 인식이 박혔었죠..

 

런던과 뉴욕은 또한 규모면에서도 다른 것 같아요. 센트럴 파크는 왜 그렇게 큰지, 센트럴 파크 한 가운데 서있노라면 아마도 무슨 숲 속에 와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런던은 그 크다는 Hyde Park도 한 바퀴 걸으려고 맘 먹으면 충분히 걸을 수 있는데...

 

레스토랑에서 서빙하는 양을 봐도 뉴욕은 평균적인 1인분 기준이 배고픈 성인 남자가 먹어야 할 양인 것 같아요. 음료수는 무슨 파인트잔 같은 데에 주질 않나, 사람들이 너무 무식할 정도로 투박하고, 낭비가 심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런던과 달리 여기 사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을 의식하지 않고 사는 것 같아요. 멀쩡하게 잘 생긴 남자 둘이 손잡고 팔짱 끼고 다니는 걸 목격한 게 한두 번이 아니고, 누가 뭘 입고 다니든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아요.  

 

나는 적응력이 빠른지라, 하루는 친구가 교회에서 받은 풍선다발을 들고 뉴욕 한복판을 아주 자신감 있게 배회하고 다녔어요. 미국이 유럽보다 이혼율이 높은 것도 아마 남 신경 안 쓰고,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하는 미국의 문화 때문이 아닌가 싶네요. 유럽은 그와 달리 이혼율이 낮은 대신에 암묵적으로 부인이나 남편 말고 자기가 좋아하는 파트너를 두는 경우도 많이 있잖아요. 암튼 문화의 차이를 영미권 안에서 발견하는 것도 재미 있는 일이네요.

 

또 다른 아주 명백한 차이는 발음이겠죠. 미국인 친구는 내가 영국식 영어를 하면 멋있다고 하는데, 가끔은 뉴요커들이 나를 못 알아듣는 다는 사실! 늘 영국에서 했듯이, 식사를 다하고 "Can I have the bill please?" 이랬다가 "Sorry, what?"이라는 대답을 종종 들었어요. 미국에서는 check이라고 해야 하는 걸 텍사스에 있을 때도 신기하게 여겼는데 다시 한번 웃고 지나갈 일이 생겼었지요

 

이렇게 남성미의 매력이 풀풀 풍기는 뉴욕이 여성들에게 인기가 있는 이유를 한가지 꼽자면, 아마도 쇼핑이 아닌가 싶네요. 뉴욕은 쇼핑의 천국. 우리 회사 사무실의 여자들이 뉴욕에 주말 끼고 갔다 오는 이유 중에 한가지가 쇼핑이예요. 나는 그다지 쇼핑을 많이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괜찮은 아이템들을 영국보다 훨씬 싸게 살 수 있어서 얼마나 좋아했는지 몰라요. (리바이스 청바지를 $38, Armani Exchange에서 벨트랑 티셔츠를 $25주고 샀다는 사실!) 이 맛에 뉴욕 오는 거야... 막 이러면서... ㅋㅋㅋ

 

뉴욕이라는 도시를 남자에 비유했는데 막상 뉴욕에는 남자가 없다는 사실! 내 친구들 얘기까지 종합해 보면 뉴욕에는 한국 남자들이 별로 없다였어요. 친구가 다니는 교회에 가보니까 직접 내 눈으로 확인했는데 진짜 그렇더라고요. 뉴욕에는 유명한 음대와 미대, 그리고 패션 디자인 학교가 많아서 그런지, 멋있는 여자애들은 넘쳐나는데, 남자들 중에서 괜찮은 사람들은 다 유부남이고... 괜찮은 남자가 뉴욕가면 대박 난다는 말도 이제는 조금 이해가 가네요

 

내가 런던에 있다는 걸 다행으로 여겨야 한다고 친구가 그러더라고요원래 남의 떡이 커 보이는 법이어서 그렇게 얘기 한 줄 알았더니, 정말 그런가 봐요.

 

내 뉴욕 여행 이야기가 재미있었나요? 친구들이 찍어준 사진도 보너스로 감상하세요.  엄마 아빠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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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최동석 경영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