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09.06.17 거창고등학교 직업선택 10계명 (13)
  2. 2008.12.12 한국은행, 참 잘했어요!
  3. 2008.10.21 집필한 책들 (2)

처음 이 계명을 듣고 마음에 깊은 감동이 있었습니다. 한국은행에 있을 때였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한국은행 직원은 과연 이런 직업에 속하는지를 보았는데, 정반대였습니다. 명예도 있고, 존경도 받고, 급여도 많고, 아내도 좋아하는 곳이었으니까요. 그 대신 승진기회는 적은 곳이었습니다.

 

내가 있는 곳에서라도 이 계명을 지켜보려고 앞다투어 모여드는 곳으로 가지 않았습니다. 한가운데가 아니라 가장자리로 갔습니다. 단두대는 아니지만 자원해서 장래성 없는 자리로 갔습니다. 내가 원하는 곳이 아니라 나를 필요로 하는 자리에 있었습니다.

 

이제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여기에 꽤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않으면 유지되기 어렵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하나씩 배워가는 것이 재미있고 신기하기도 하지만, 황당한 경험도 합니다. 물론 나와 입장이 달라서 불편한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내 사유는 비주류의 길을 가고 있습니다. 황무지를 개척하는 기분입니다. 그러나 이 블로그를 구독하는 분들도 꽤 있고, 고맙게도 배움과 깨우침을 얻는다는 분들도 가끔 있습니다. 나로서는 과외의 기쁨입니다. 거창고등학교의 직업선택 10계명을 내 남은 삶의 계명으로 지킬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주옥같은 계명입니다. 여러분도 한번쯤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거창고등학교 직업선택 10계명

1. 월급이 적은 쪽을 택하라.

2.
내가 원하는 곳이 아니라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을 택하라
.

3.
승진의 기회가 거의 없는 곳을 택하라
.

4.
모든 조건이 갖추어진 곳을 피하고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황무지를 택하라
.

5.
앞을 다투어 모여드는 곳을 절대 가지 마라. 아무도 가지 않는 곳을 가라
.

6.
장래성이 없다고 생각되는 곳으로 가라
.

7.
사회적 존경을 바랄 수 없는 곳으로 가라
.

8.
한가운데가 아니라 가장자리로 가라
.

9.
부모나 아내가 결사반대를 하는 곳이면 틀림없다. 의심치 말고 가라
.

10.
왕관이 아니라 단두대가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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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최동석 경영연구소

나는 한국은행에서 20년을 일했습니다. 한은을 떠나기 전 3년 간은 이코노미스트가 아닌 경영학자로서 조직개혁작업을 했었습니다. 지금도 한은의 역할과 그 중요성이 추호도 흔들려서는 안 된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권력을 가진 정치가들은 당장의 대중적 인기에 영합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자본가들은 어떻게 해서든지 자본비용을 낮추려고 하기 때문에, 그리고 정부관료들은 통화정책으로 자신들의 힘을 과시하려고 하기 때문에, 중앙은행을 손아귀에 넣고 싶어 안달을 합니다.

 


나는 한은에서 일하는 동안 수없이 그런 시도를 봐왔습니다. 한국은행은 사실상 외부의 그런 시도에 저항할 아무런 방어무기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한국은행법에서 정한 이외의 어떠한 권한과 권력도 가지고 있지 않다는 말입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그들은 이코노미스트 집단으로서의 전문성과 국민적 신뢰 이외의 어떤 수단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런 한은이 어제(2008.12.11) 기준금리를 연 4%에서 3%로 낮췄습니다. 1%포인트 인하는 사상 최대폭이고, 기준금리는 사상 최저수준이라고 합니다. ‘이성태 한은 총재는 우리 경제가 상당 기간 아주 낮은 성장률을 보이고, 고용도 크게 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에 과감한 조치를 취했다고 언론은 보도했습니다.

10
년 전 외환위기 시절 한은 조직개혁작업을 할 때, 나는 당시 이성태 부총재보를 모시고 일한 적이 있었는데, 내 경험에 의하면 그 분은 개인적으로도 존경할만한 분입니다. 한은 후배들도 다들 그렇게 생각할 것입니다. 이번 조치는 정말 잘 한 일입니다.

 

내가 만난 존경할만한 중소기업 경영자들은 엄살을 부리고 있는 게 아니었습니다. 정말 어렵습니다. 그들은 10년 전 외환위기와 비견할 수 없을 정도라고 합니다. 내가 보기에도 그렇습니다. 이런 상황이 몇 달만 더 지속되어도 살아 남을 기업이 몇이나 될까 걱정스러웠습니다. 물론 내가 만난 경영자라야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극히 적은 부분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이 겪는 고통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지금의 위기가 세계경제와 밀접히 연동되어 있는 한국경제로서는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 하더라도, 지금의 기업현실은 미래의 물가불안 때문에 그냥 참으라고 하기에는 너무 잔인한 상황입니다. 지금까지 한은은 인플레이션을 우려하여 금리 내리는 것을 주저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후일을 염려할 단계가 아닌 듯 합니다.

통화정책을 집행할 대상과 장(
)이 사라지면 한은은 아무 역할도 할 수 없습니다. 지금은 심각한 실행불가능성(impracticability)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금융기관들과 기업들이 추풍낙엽처럼 쓰러져 나가던 외환위기 때 한은이 거의 속수무책이었던 경험을 보더라도 그렇습니다.

 

환자를 일단 살려놓은 후라야 재활치료가 가능하지, 죽은 후에는 소용이 없습니다. 우선 기업과 금융기관들을 살려 놓아야 합니다. 그래서 더 과감한 정책이 필요할지도 모릅니다. 그들이 살아 난 다음에 서서히 그 동안의 방만한 경영행태에 대해 버르장머리를 고쳐놓도록 정책적 수단을 발동해도 좋을 것입니다.

 

아무튼, 한국은행의 1%포인트 금리인하는 참 잘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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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최동석 경영연구소

집필한 책들


오래 전에 쓴 책으로 이미 절판되어 구할 수 없는 책들입니다. 굳이 구해서 읽을 필요는 없습니다. 

 

똑똑한 자들의 멍청한 짓 - 한국 관료조직의 개혁을 위한 진단과 처방(비봉출판사 1998)

 

당시로서는 만용에 가까운 짓이었다. 독일에서 귀국한 후에 한국은행 직원들을 대상으로 주로 인사조직분야를 가르쳤다. 그 때는 우리 사회에 대해 분노하고 있었다. 90년대 한국의 자화상은 높은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이룬 자만심에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내 눈에는 부조리한 것이 한둘이 아니었다. 특히 똑똑한 관료조직이 하는 일을 보면 정말 멍청했다. 외환위기는 그래서 온 것이었다. 그래서 내 심장을 도려내는 심정으로 직원들을 가르쳤는데, 그 강의 원고를 묶어서 출판했다. 그래서 책의 부제가 "한국 관료조직의 개혁을 위한 진단과 처방"이었다. 비봉출판사의 박기봉 사장이 원고를 읽더니 자신이 출판하겠다고 흔쾌히 허락해 주었다. 그래도 책이 꽤 팔려서 출판사에 폐를 끼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다시 읽어보니까 부끄러운 짓을 했다. 그땐 뭘 믿고 그렇게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는지 모르겠다.

 

경영관리의 위기(비봉출판사 2001)

 

나의 첫 번째 책이 어느 정도 팔렸는지 비봉출판사의 박기봉 사장이 두 번째 책을 내자고 했다. 물론 강의 원고도 있었고, 일간지에 싣던 칼럼도 있어서 책 한 권의 분량이 되긴 했지만, 당시 나는 한국은행에서 조직개혁작업을 맡고 있었기 때문에 도저히 원고를 가다듬을 틈이 없었다. 그러나 출판사의 강권도 있고 해서 못이기는 체 하고, 강연원고와 칼럼들을 보냈다. 그래서 두 번째 책이 나왔다. 내용 하나 하나는 괜찮은데, 전체적인 프레임웍이 내 마음에 들진 않았다. 그래서 언젠가 다시 구상해서 써야겠다고 생각해왔다. 다행히 앞에 쓴 책들인 모두 절판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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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독자 여러분이 꼭 읽었으면 하는 책을 소개합니다.

 

 다시 쓰는 경영학(21세기북스 2013)

 

경영자들의 정신적 토대를 확고히 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 비효율과 저생산성을 극복하기 위해 쓴 책이다. 인간을 자원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경영이론들은 더 이상 통용될 수도 없고 통용되어서도 안 된다. 인간은 실존하는, 즉 존재를 위한 존재라는 사실을 인정할 때만 비로소 조직의 생산성이 높아진다. 거의 모든 과학적인 연구결과들이 이것을 지지하고 있고 우리의 일상적인 경험에서도 그러할진대, 경영관행은 이것을 무시한 채 인적자원(human resource)의 관점에서만 논의되고 있다. 잘못된 관행이며, 경영에 관한 근본적인 패러다임전환이 요구된다.

 

 

똑똑한 사람들의 멍청한 짓(21세기북스 2014)

 

2014년 봄 "시스템으로 치유하라"는 주제로 책을 쓰고 있는데, 출판사에서 연락이 왔다. 16년 전에 썼던 "똑똑한 자들의 멍청한 짓 - 한국 관료조직의 개혁을 위한 진단과 처방"을 다시 고쳐서 출판하자는 것이었다. 2014.04.16. 고위층의 멍청한 짓으로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기 때문에 그 원인을 시스템적으로 개혁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자는 것이었다. 의미 있는 제안이었다. 부랴부랴 예전의 원고를 개고하여 출판했다. 출판사 덕분에 스페이스노아와 벙커원에서 강연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많은 분들의 응원메시지를 보내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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