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의 고통을 견디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더구나 환경이 좋지 않은 것을 극복하면서 반복적인 훈련을 하는 것은 더욱 어렵습니다. 나는 <신지애 선수의 스토리>를 접할 때마다, 역량(competency)의 중요성을 재확인합니다.

그녀는 미래를 볼 수 있는 눈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재의 고통과 외로움을 보지 않고 미래의 비전을 생생히 볼 수 있는 마음의 눈(forward looking)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녀는 성취지향적(achievement oriented)입니다. 남들이 자신에게 기대하는 것보다 더 높은 자신만의 기준을 가지고 있습니다.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습니다. 끝으로 그녀는 강한 자신감(self-confidence)를 가지고 있습니다. 좌절할만한 순간에도 좌절에서부터 곧바로 원래의 자리에 되돌아옵니다.

 

신지애 선수가 미국 뉴욕주 피츠퍼드의 로커스트힐골프장(72·6365야드)에서 열린 웨그먼스LPGA 최종 4라운드에서 1타를 줄이며 합계 17언더파 271타로 2위권을 무려 7타차로 따돌리며 우승했다는 소식은 그리 놀라운 것이 아닙니다. 빗속에서도 그녀는 전혀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금년 시즌에서 상금랭킹 1위 역시 대단한 것이 아닙니다. 앞으로 그녀는 우리를 더욱 놀라게 할 것입니다.

 

고통을 고통으로 생각하지 않는 훈련이 그녀를 그렇게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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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최동석 경영연구소

많은 사람들이 성공하려면 좋아하는 것을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 말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맞는 말은 분명 아닙니다. 김연아 선수가 스케이팅을 좋아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스케이팅을 좋아하는 사람은 부지기수로 많습니다. 재능이 있고 좋아하는 것을 열심히 하면 성공한다고 가르치는 사람도 있습니다. 좋아하고 재능이 있는 스케이팅 선수 또한 셀 수 없이 많습니다. 그래서 이런 충고도 틀린 말을 아니지만 맞는 말은 아닙니다. 그래서 그냥 지나가는 말로 들으면 됩니다.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김연아 선수는 그 동안 누구도 할 수 없었던 일을 해냈습니다. 중계방송을 보던 내 마음도 뜨거워졌습니다. 18세 소녀의 위업은 대단했습니다. 나는 피겨 스케이팅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 용어도 잘 모르고 아나운서와 해설자가 뭐라고 설명을 해도 그 말이 그 말 같아서 잘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스케이트를 뒤로 밀고 갈 때는 치마가 올라가 팬티가 다 드러난다는 점, 지극히 주관적인 판단인 아름다움을 점수로 채점한다는 점 때문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스포츠에 관한 나의 취향이 반영된 것이겠지요. 그래서 그런지는 모르지만, 피겨 스케이팅에 대해 정말 잘 모릅니다. 즐겨 보는 스포츠가 아니기 때문에 김연아 선수에 대한 자료나 기록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김연아가 대단한 일을 해낸 것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앞으로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김연아 선수의 오늘이 있기까지는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우여곡절이 없이는 어떤 일도 해낼 수 없습니다. 좌절이 없이는 희망이 없습니다. 실패가 없는 성공은 불가능합니다. 절망의 상황을 겪어보지 못하면 결코 소망의 의미를 알지 못합니다.

 

스케이팅을 처음 시작해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김연아는 좌절의 연속이었습니다. 사람들은 김연아가 이룩한 성취에만 집중합니다. 그 성취에 환호합니다. 대리만족을 얻는 것일까요?

 

연습하다 다친 부상으로 걸을 수도 없을 정도였다는 사실은 알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발목부상이 나으면 무릎부상으로 고생했습니다. 무릎부상이 어느 정도 치료되면 허리부상이 문제였습니다. 고관절을 재활훈련해야 했습니다. 작년에만 해도 시합에는 아예 진통제 주사를 맞으면서 출전했습니다. 중도에 포기하려고도 여러 차례 고민했습니다. 정말 그만두려고 했습니다. 연습하느라 친구를 제대로 사귈 수도 없었습니다. 이것은 박세리 선수나 신지애 선수와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고통이 김연아를 키웠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만약 이런 부상의 고통과 좌절이 없었다면 오늘의 김연아가 있을까요? 아마 불가능했을 겁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고통 당하는 것을 사람들은 싫어합니다. 장기적으로는 삶에 큰 도움이 되지만, 지금 당장의 어려움과 고난, 사람들의 이목과 시선을 회피합니다. ‘쪽팔림의 고통은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가장 견디기 어려운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쉬운 길을 찾습니다. 그러면서 희망을 얘기합니다. 내일은 잘 될 거라고 말합니다. 긍정적으로 사고하라고 충고합니다.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격려합니다.

 

내가 김연아 선수에게서 주목하는 것은 그가 이루어낸 성취가 아니라, 그 성취를 이루게 한 과정이 고난의 연속이었다는 사실입니다. 무엇이 그 고난을 이겨내게 했을까요? 성취하고 싶은 강렬한 욕망(desire)입니다. 이것을 나는 비전(vision)에 대한 열망이라고 부릅니다.

 

세계선수권대회가 끝난 후 인터뷰에서 꼭 우승을 하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아니 세상에, 선수가 우승하고 싶지 않은 경우도 있나요? 모든 선수들은 시합에서 이기고 싶어합니다. 그러나 모두 우승할 수 없는 노릇이고, 우승은 한 명에게만 주어집니다.

 

그러면, 누가 우승을 할까요? 간단합니다. 우승(비전)에 대한 열망이 고난을 회피하고 싶은 마음보다 크면 고통스런 연습을 반복할 수 있게 되고, 그것이 우승을 차지하게 만듭니다. 여기서 고난이란 훈련과정에서 오는 모든 고통과 두려움, 쪽팔림과 고독을 말합니다.

 

그냥 열심히 연습하면 되는 것이 아닙니다. 다음과 같은 공식이 있어야 합니다.

 

비전에 대한 열망 > 고난에 대한 두려움

 

비전에 대한 열망이 없는 사람에게 사탕발림으로 희망을 말하고, 적극적으로 사고하고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하게끔 하는 것은, 그 사람의 허파에다 매연가스를 주입하는 것처럼 위험한 일입니다. 고난을 회피하려는 희망, 좌절을 거부하는 긍정적 사고를 강조하는 것은 현실에서 도피시키는 마약과 같기 때문입니다. 희망을 가지고 있을 뿐 연습의 고통은 회피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희망을 갖게 하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긍정적 사고도 필요하고 열심히 노력하는 것도 절실합니다. 고통과 좌절을 극복할 수 있는 희망과 긍정을 말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것만 받아들이면, 속이 빈 껍데기 인생을 살게 됩니다.

 

그래서 나는 고난과 좌절, 고통과 절망을 이겨낼 정도의 미래비전에 대한 열망을 심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비전에 대한 열망이 아주 크면, 고난은 즐거움으로 바뀝니다. 그 다음부터는 연습에 몰입할 수 있게 되고 연습이 재미있어집니다. 훌륭한 선수와 보통의 선수를 가르는 분기점이 바로 이 지점입니다. 훈련이 재미있었다고 말하는 대가들의 얘기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 '좋아하는 것을 하면 성공한다'는 가르침이 얼마나 가증스런 것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훈련에 몰입하고 훈련이 재미있게 될 정도의 열망을 갖고 있느냐가 관건입니다.
이런 상태는 자신의 마음을 끊임없이 프로그래밍함으로써 가능합니다.

 

김연아는 바로 이런 마음의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이 김연아 선수의 이번 성취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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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최동석 경영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