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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1.06 신생 대학의 비즈니스 마인드_UTD와 Collegium V

텍사스대학교 댈러스 캠퍼스(University of Texas at Dallas, 통상 UTD라고 부름, http://www.utdallas.edu/)

 

UTD University of Texas계열의 다른 대학에 비해 그 역사가 짧다. Texas Instrument(TI) 설립자들(Cecil Green, Erik Jonsson and Eugene McDermot) 세 명이 자신의 회사 직원들을 Texas외부에서 채용하기보다는 지역인력을 채용하고 Texas주민들의 교육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대학원 과정의 교육기관을 1961년도에 처음 설립했다. 1969년 이 모든 시설을 Texas 주 정부에 기부함으로써 오늘날의 UTD가 태동했다. 그 동안 쭉 대학원 과정으로 운영하던 것이 1990년에 와서야 처음으로 학부 신입생을 받게 되었다.

< 미국의 대학들이 대부분 그렇지만, UTD 역시 황량한 땅에다 비교적 나무를 많이 심었다>

 

<UTD 자연과학대학과 공과대학 건물 중 일부>

 

그래서 비록 Texas Instrument(TI)의 종업원들을 교육훈련 시키기 위해 야간과정으로 시작된 대학원 수준의 연구시설이었지만, 공학, 수학, 과학, 경영 등 대학의 학부과정 교육을 위해 시설의 상당부분이 전환되면서 점차 학부생들이 늘어나게 되었다. 연구의 질적 수준을 높이기 위해도 많은 투자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이 대학의 이공계와 경영대학원의 순위는 미국대학 중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대학으로 알려져 있다.

<건물 내부 연구실>

 

<강의실 내부>

 

주립대학이지만 캠퍼스에서 스탠포드 대학교처럼 학교 같은 분위기를 느끼기는 어렵고 기업체 사무실이나 공장 같은 느낌이 든다. 최근에는 학교분위기를 일신하기 위해 주정부에서 많은 돈을 들여 중앙광장에 학교의 상징물을 건설하는 등 전통적인 대학의 모습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보였다.

 

<늘 수증기가 옆으로 뿜어져 나오는 캠퍼스 중앙 상징물>


Honors Program (Collegium V, University of Texas at Dallas, http://cv.utdallas.edu/)

 

특히 인상적인 것은, 대학캠퍼스 중앙상징물 바로 옆에 Honors Program을 위한 별도의 건물과 시설을 세웠다는 점이다. 대학 설립자 중의 한 사람인 Cecil Green의 이름 딴 Green Center에서 Honors Program을 운영하고 있다.

 

스탠포드 대학과는 달리 UTD에서는 Honors Program을 대학본부의 한 프로그램으로 관리하고 있으며 이것을 콜리지움 파이브(Collegium V)라고 부른다. 1997년에 처음 시작되었고, 전공도 다양해서 인문계, 사회계, 이공계 전공 학생들 약 400여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에 이공계가 250명이 넘는다.

 

<Collegium V 건물(Cecil Green Center)>

 

<Collegium V에 붙은 졸업반 학생들의 연구 포스터>

 

현재 Honors Program담당 교수들과 행정직원들이 사용하는 사무실은 물론, HP학생들의 학습과 모임을 위한 전용공간은 대회의실, 소회의실, 도서실, 영화감상실 등 기능별로 구분되어 같은 건물에 배치되어 있다. 학생전용 공간은 전공에 상관없이 HP학생들이 자치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Green Center에서 이루어진다.

 

Honors Program Collegium V Edward Harpham 교수(Political Science, Associate Provost, Director of Collegium V)가 지금까지 성공적으로 운영해 오고 있다. 우리 일행은 도착하자마자 HP 회의실(Honors Conference Room)에서 Andrew J. Blanchard 부총장(Executive Vice President & Provost), Harpham 교수, Rudolfo Guerrero 박사(Director, International Education)와 함께 HP학생 교류 가능성과 선발 및 교육과정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다.

 

<UTD 캠퍼스 I>

 

<UTD 캠퍼스 II>

 

UTD의 기본 입장은 단기 인턴십 과정이든 한 학기 이상의 장기과정이든 상관없이 매우 유연하게 학사일정을 처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겨울방학 중의 단기 인턴십에 관심이 많았다.

 

<Honors Meeting Room에서 회의 중, 왼쪽부터 Harpham 교수, Guerrero 박사,
김영아 교수, 이해원교수, Blanchard 부총장>

 

<최동석, 이해원 교수, Blanchard 부총장>

 

세계 각국의 학생들이 모여서 함께 생활하면서 다양한 경험과 학습뿐만 아니라 문화적 교류를 통해 글로벌 과학기술 리더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는 좋은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대학생 시절의 외국여행은 세계를 이해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여행을 통해 자신의 목표를 바꾸거나 삶의 지향성을 다시 잡는 경우를 종종 보기 때문이다.

 

<Honors Lounge>

 

회의가 끝난 후에는 Harpham 교수가 우리 일행을 HP시설을 둘러볼 수 있도록 안내해 주었다. 특히 대학의 설립자의 한 사람인 Cecil Green의 흉상 앞에서 머리를 만지면 좋은 대학원에 입학한다는 설이 학생들에게 퍼져 있어서 머리가 반질반질하게 닳았다. 어떤 학생은 두상을 가슴에 끌어안은 후에 예일대학교 의과대학에 합격했다는 일화를 소개해 주었다. 그러자 김영아 교수가 Green흉상의 머리를 쓰다듬는 포즈를 취해 주었다.

 

<세실 그린의 두상을 쓰다듬는 김영아 교수>

 

잘 알려진 것처럼 미국대학은 전통적으로 스포츠가 강하다. 농구, 야구, 미식축구 등… UTD는 어떤 스포츠로 유명하냐고 묻자 Harpham 교수가 약간 난감해 했다. 그러면서 미식축구와 같은 스포츠 팀을 구성하려면 천문학적인 돈이 들기 때문에 이사회에서도 많은 논의가 있었다고 한다. 대신 그 돈으로 학생들의 연구활동에 투자하기로 했단다. 하지만, 미국 대학 중에서 체스(chess)팀은 시합에서 여러 차례 1위를 기록했다고 한다. 최상의 실력을 자랑하는 증거물로 트로피를 전시해 두었다.

 

 

<체스팀의 우승 트로피와 상패들>

 

HP건물을 뒤로 하고, 학교캠퍼스 투어를 했다. 캠퍼스의 중앙에 상징물을 설계했는데, 안개를 뿜어내는 기둥이 있는 분수와 연못의 양쪽에 가로수를 심어 두었다. 이렇게 대학교라는 냄새가 나도록 점차 바뀌고 있다. 자연과학대학의 여러 전공건물들과 공과대학의 건물들도 둘러보았다.

 

 

<그 유명한 자선사업가 세실 그린>

 

저녁식사는 UTD에서 초대해 주었다. 전형적인 텍사스 스테이크 레스토랑이었는데, 넙적한 판에다 구운 스테이크가 아니라 마치 꼬깔꼰 같은 스테이크였다. 기가 막힐 정도의 맛이었다. 블랜차드 부총장, 하팜 교수, 살로몬(Myron Salamon) 교수(Dean, School of Natural Sciences and Mathematics)가 우리 일행을 저녁식사에 맞이해 주었다. 우리는 마치 오랜 친구처럼 즐거운 대화를 나누었다. 부총장의 이름은 블랑샤라는 프랑스이름인데, 선조가 미국으로 이주하는 바람에 미국에 정착했다고 한다. 내가 아는 블랑샤라는 이름은 Kenneth Blanchard가 경영컨설턴트이자 경영우화작가로 한국에는 많이 알려졌다고 했다. 자신은 전혀 모르는 사람이고 유명한 사람이라면 한번 찾아보겠다고 했다. 이해원 교수는 자신의 어린 시절에 고생했던 이야기에 이어서 비슷한 연배인 하팜 교수 또한 자신의 어린 시절을 이야기 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저녁식사를 마칠 수 있었다.

 

 

<자연과학대학 및 공과대학 건물들>

 

대학의 명성은 어디서 오는가?

 

NCHC 컨퍼런스 참석을 위해 캔자스시티로 떠나면서, 미국대학의 운영시스템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미국대학들은 교육을 하나의 비즈니스로 본다는 인상을 강하게 떨쳐버릴 수 없었다. 말하자면 교육기관들이 교수학습을 학생들에 대한 교육비즈니스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었다. 유명한 대학일수록 등록금이 비싸다. 입학하려는 수요가 그 만큼 많고, 공급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대학들은 살아남기 위해서 좋은 학생들을 유치해야 하고, 학교명성을 좋게 만들어서 더 유능한 학생들을 지원하게끔 하는 것이 대학운영의 중요한 목표 중의 하나이다.

 

연구와 교육에서 온다. 스탠포드의 학자들 중에 몇 명의 노벨상 수상자가 있는지를 커티스 프랭크 교수에게 물어봤지만 세어보지 않아 몇 명인지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캠퍼스에서 우연히 노벨상 수상자를 만날 수 있었던 것도 그 대학의 연구수준을 말해 주는 것이고, 그러한 높은 연구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게 된 것도 유능한 학생들이 뒷받침해 주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유능한 학생들이 사회에 진출하여 비즈니스에 성공하면 대학에 다시 기부한다. 대학은 졸업생들이 비즈니스에 성공하도록 돕는다. 실제로 스탠포드 공대 학장인 James Plummer 교수는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신생기업의 사외이사직을 여러 개 맡고 있기도 하다. 우리가 만났던 대학 당국자들은 한결같이 연구의 결과를 산업화 또는 상품화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었다. 그것이 곧 대학발전의 초석을 이루는 선순환의 고리를 창조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리라.

 

여기서 미국 대학운영의 기본구조를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미국 대학의 총장(president, 우리나라 대학의 경우에는 이사장과 총장의 직무 중간쯤 되는 직위)에게는 명확한 미션과 성과책임을 가지고 있다. 첫째는 돈을 끌어오는 것이고, 둘째는 장기비전을 명확히 하는 것이다. 총장 다음으로 중요한 직무가 바로 provost라는 자리인데, provost는 학내의 모든 교수학습의 양적 질적 책임을 지는 자리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로 말하자면 이 provost의 직위가 바로 총장에 해당된다. 그래서 provost chief academic and budgetary officer라고 부르기도 한다.

 

스탠포드 대학의 president provost가 실제로 각각 어떤 역할을 맡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이해에 도움이 될 것이다.

 

스탠포드의 제10 president John Hennessy의 책임은 세 가지이다.

 

     Raising money

     Making decisions about future land use

     Addressing the needs of a medical center

 

스탠포드의 제12 provost John Etchemendy chief academic and chief budgetary officer로서의 책임도 명확하다.

 

     Administering the academic program, including both instruction and research

     Coordination of the administrative and support functions of the University

 

너무나 명확하지 않은가? 대학발전을 위해서는 명확한 구조와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번 출장을 통해서 얻은 과외의 소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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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최동석 경영연구소